[STN뉴스] 정아람 기자┃고우석(미네소타 트윈스)이 마침내 메이저리그 마운드에 섰다. 험난했던 마이너리그를 청산하고 역대 30번째 코리안 메이저리거라는 이정표를 세우며 꿈의 무대에 데뷔했다.
고우석은 10일(한국시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 타깃필드에서 열린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의 홈 경기에서 팀이 2-4로 뒤지던 9회초, 코디 펀더버크에 이어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데뷔 첫 타자는 대니얼 슈니먼. 고우석은 초구로 150.6km(93.6마일)의 직구를 던지며 공격적으로 임했다. 볼 카운트 싸움 끝에 4구째 주무기인 스플리터를 구사해 1루수 땅볼로 첫 아웃카운트를 깔끔하게 잡아냈다.
그러나 후속 타자 패트릭 베일리와의 승부는 아쉬움이 남았다. 고우석은 1볼에서 2구째 몸쪽 슬라이더를 던졌으나, 베일리가 이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했다. 빅리그 첫 실점이었다.
첫 피홈런이라는 쓰라린 신고식을 치렀지만, 고우석은 흔들리지 않았다. 다음 타자 스티븐 콴을 상대로 10구까지 가는 풀카운트 혈투를 벌였다. 끈질긴 승부 끝에 고우석은 결정구로 스플리터를 선택해 헛스윙 삼진을 솎아냈다. 자신감이 붙은 고우석은 마지막 타자 트래비스 바자나를 2구 만에 직구로 1루수 땅볼 유도하며 이닝을 매듭지었다. 비록 팀은 2-5로 패했지만, 고우석은 최고 시속 154km(96마일)의 빠른 공을 앞세워 빅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증명했다.
마이너리그의 긴 터널은 고우석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KBO리그 LG 트윈스의 마무리로 활약하던 고우석은 2024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2+1년, 최대 940만 달러(약 141억 7천만 원)에 계약하며 미국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빅리그의 벽은 높았다. 트레이드를 거쳐 마이애미 말린스로 이적했으나 곧장 방출 대기(DFA) 신분이 됐고, 이후 마이너리그를 전전해야 했다.
2025년에는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방출과 재계약을 반복하는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국 복귀까지 고민했던 그였지만, 올해 트리플A 톨리도 머드헨스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거두며 반등했다. 결국 이달 초 현금 트레이드를 통해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었고, 지난 8일 26인 로스터에 전격 합류하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마운드를 밟게 됐다.
현지 반응도 긍정적이다. 미네소타 지역 매체 '트윈스 데일리'는 팀의 불안한 불펜 사정을 짚으며, "고우석이 뛰어난 제구와 변화구 조합을 앞세워 빠르게 필승조로 도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고우석의 KBO 마무리 경험과 최근의 마이너리그 성적을 볼 때, 빅리그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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