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경기도 여성 노동시장이 뚜렷한 구조적 전환점에 서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경기도일자리재단 일자리연구센터가 최근 발간한 '경기도 노동시장 현황 분석' 연구보고서는 여성 인구는 늘어나는데도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줄어드는 이례적 현상을 짚으며, 기존의 '취업자 수 확대' 중심 정책만으로는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점을 시사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기준 경기도 여성 인구는 683만 명으로 2016년 632만 명보다 8.1% 늘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전체 여성 인구 중 15~64세 생산연령인구 비중은 73.1%에서 69.5%로 3.6%포인트 낮아졌다. 인구 자체는 늘어도 일할 수 있는 연령대의 비중은 줄어드는 이 현상은, 여성 인구 증가라는 표면적 수치만으로는 노동시장 상황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미혼 여성과 고학력 여성의 급증이다. 미혼 여성은 2016년 130만 명에서 2025년 157만 명으로 20.5% 늘어 전국 증가율 10.1%의 두 배에 달했고, 4년제 대학 졸업 여성은 42.7%, 석사와 박사 여성은 각각 49.9%, 67.8% 증가했다. 반면 영유아 가구는 30.5% 줄고 1자녀 중심으로 가구 구조가 재편됐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생애주기 이벤트가 늦어지거나 줄어드는 대신, 교육 수준은 높아지는 방향으로 여성의 삶의 궤적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여성 일자리 정책이 더 이상 '경력단절 이후 재취업'이라는 단선적 모델만으로는 설계될 수 없다는 점을 시사한다. 고학력 미혼 여성의 증가는 이들이 노동시장에 머무는 기간과 방식이 이전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 때문에 취업 '진입'보다 '지속근로'와 '경력형성'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연구진의 제안에 힘이 실린다.
산업별 편중 현상도 정책 전환의 필요성을 뒷받침한다. 2025년 기준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여성 취업자 비율은 82.4%에 달했고, 교육 서비스업(70.2%), 숙박·음식점업(61.9%), 금융·보험업(50.9%) 등도 여성 비중이 높았다. 특정 업종에 여성 취업이 집중된 구조는 산업 변화나 경기 변동에 따른 충격을 여성 노동시장이 더 크게 받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지역별 편차 역시 획일적 정책의 한계를 보여준다. 경기 남부는 제조업(32만3,184명)과 도매 및 소매업(29만6,847명) 등 다양한 산업에서 여성 취업이 이뤄지는 반면, 경기 북부는 도매 및 소매업(11만8,711명), 교육서비스업(9만4,244명), 숙박 및 음식점업(8만8,280명) 등 상대적으로 제한된 업종에 여성 취업이 몰려 있다. 같은 경기도 안에서도 남부와 북부의 산업 기반이 다른 만큼, 동일한 잣대의 일자리 정책을 적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임다희 경기도일자리재단 연구위원이 "생산연령 여성 감소와 고령화, 산업 구조 변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만큼 여성의 지속적인 경제활동과 경력 형성을 지원하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그는 이어 "지역 특성과 생애주기를 반영한 맞춤형 여성 일자리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결국 이번 보고서가 던지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여성 인구 증가라는 숫자에 안주해서는 안 되며, 생산연령인구 감소, 고학력·미혼 여성 증가, 산업별·지역별 편중이라는 복합적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비전공자와 경력단절여성이 참여할 수 있는 수준별 훈련체계, 온라인 교육 확대 등 접근성 개선 방안이 함께 제시된 것도 이 같은 문제의식의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보고서는 경기도일자리재단 누리집 '정책연구'에서 확인할 수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일자리연구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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