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 최대 도시인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가 정부 주도의 강력한 산업 육성과 민간 투자 확대를 바탕으로 스타트업 생태계를 빠르게 키우고 있다. 핀테크와 전자상거래를 중심으로 성장한 시장은 최근 인공지능(AI), 물류, 에듀테크까지 영역을 넓히며 중앙아시아 혁신 거점으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성장의 중심에는 정부가 설립한 'IT 파크 우즈베키스탄(IT Park Uzbekistan)'이 있다. 현재 3500개 이상의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으며, 90개국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다. AI·머신러닝(ML), 핀테크, 에듀테크, 그린테크, 게임 개발 분야를 중심으로 약 3000만 달러 규모의 벤처펀드도 운영 중이다.
스타트업 생태계도 빠르게 확대됐다. 현재 우즈베키스탄에는 1000개 이상의 스타트업과 22개의 벤처펀드가 활동하고 있으며, 전체 운용 자본은 2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5년 한 해 동안 현지 스타트업들이 유치한 투자금은 3억800만 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44% 증가한 규모다. 2026년 1분기 기준 전체 스타트업 생태계 가치는 약 43억 달러에 도달했다.
대표 기업은 핀테크 플랫폼 '우줌(Uzum)'이다. 2022년 출범한 우줌은 2026년 초 기준 기업가치 23억 달러를 기록하며 중앙아시아 최초 수준의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했다.
◇ 2040년까지 세제 혜택…정부가 스타트업 육성 전면 지원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스타트업 육성을 국가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IT 파크 입주 기업에는 2040년까지 법인세와 부가가치세(VAT), 관세 면제 혜택이 제공된다.
5천만 달러 규모의 디지털 스타트업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공동 투자 매칭, 액셀러레이팅 비용 지원, 규제 샌드박스 등을 포함해 창업 초기 기업의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2025년에는 대통령령을 통해 '엔터프라이즈 우즈베키스탄(Enterprise Uzbekistan)'도 출범했다.
글로벌 기술기업을 위한 별도 법률 체계를 마련하고 독립 상사법원을 설치해 해외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창업 활성화를 위한 경진대회도 확대되고 있다. 500만 달러 규모의 대통령 기술상(President Tech Award)에는 1만3000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수상 기업들은 이후 1000만 달러 이상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AI 분야를 대상으로 하는 President AI Award(100만 달러)와 글로벌 스타트업 경진대회 'Land of Startups'도 새롭게 운영되고 있다. Land of Startups는 총상금 500만 달러 규모로 진행된다.
◇ 글로벌 액셀러레이터와 해외 VC도 타슈켄트 집결
국제 투자기관들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플러그앤플레이(Plug and Play)는 3년 연속 타슈켄트에서 독립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DOMiNO Ventures는 2025년 중앙아시아 최초의 국제 민간 벤처캐피털 사무소를 개설했다.
중앙유라시아 혁신허브 연합을 통해 1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세계 주요 혁신 행사에 참가했으며,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확보한 투자와 사업 성과는 1억 달러를 넘어섰다.
2025년에는 30개 이상의 우즈베키스탄 스타트업이 해외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을 마쳤다. 전년 대비 930% 증가한 수치다. 현재 해외 시장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스타트업도 100개를 넘어섰다.
◇ 생태계 성장률 494%…아직 규모는 성장 단계
생태계 성장 속도는 매우 가파르다. 2023년 하반기부터 2025년까지 생태계 성장률은 494%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과 지역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벤처투자는 4억1200만 달러였다. 초기 투자 규모는 1억2400만 달러, 시리즈A 중앙값은 5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활동 중인 유니콘은 우줌 1개다.
엑시트는 2021~2025년 총 9건이 발생했다. 평균 엑시트 기간은 6.3년으로 글로벌 평균보다 짧았다. 반면 전체 생태계 규모는 아직 글로벌 주요 스타트업 허브와는 상당한 격차가 있다.
생태계 가치와 투자 규모, AI 스타트업 규모 모두 세계 주요 혁신도시에 비해서는 초기 성장 단계에 머물러 있다. 빠른 성장률이 이어지고 있지만 앞으로 투자 저변 확대와 기업 규모 성장 여부가 시장 경쟁력을 결정할 변수로 꼽힌다.
◇ 핀테크와 전자상거래가 성장 견인
현재 가장 활발한 투자 분야는 핀테크와 전자상거래다. 정부는 '전자상거래 전략 2023~2027'과 '디지털 우즈베키스탄 2030' 정책을 통해 세제 절차를 간소화하고 디지털 결제를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KPMG는 우즈베키스탄 전자상거래 시장이 2027년 22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결제 시장도 2025년부터 2029년까지 31% 성장해 거래 규모가 287억60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우줌은 2025년 9500만 달러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하며 아시아 주요 핀테크 투자 사례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 전자상거래 스타트업 BirBir도 같은 해 1000만 달러 규모의 매출을 달성했다.
◇ AI 인프라 구축도 본격화
AI는 우즈베키스탄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분야다. 국가 AI 전략은 2030년까지 AI 기반 서비스 매출 15억 달러 달성과 정부 AI 준비도 지수 세계 50위권 진입을 목표로 제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DataVolt와 50억 달러 규모 협력을 통해 최대 500MW급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엔비디아와 협력한 국가 슈퍼컴퓨터 클러스터 구축도 추진되고 있다. AI 스타트업 Datatruck, Tass Vision, Corun.ai, Humanola는 국제 투자자로부터 총 1700만 달러 이상의 투자를 확보했다.
◇ 에듀테크도 인재 양성 기반 확대
에듀테크 역시 전략 산업 가운데 하나다. 우즈베키스탄 디지털기술부는 Coursera와 협력해 전국 1만 개 이상의 학교에 디지털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현재까지 150만 명 이상이 교육에 등록했고 약 100만 명이 과정을 수료했다. 여성 참여 비율은 전체의 절반 수준이다.
'100만 우즈베크 코더' 프로젝트와 IT센터, IT Park University, School 21 등 인재 양성 프로그램도 확대됐다. IT 전문 인력은 2019년 6만2000명에서 2025년 20만 명 이상으로 증가하면서 창업 생태계 성장의 기반 역할을 하고 있다.
◇ 성장 속도와 지속 가능성이 다음 과제
타슈켄트는 정부 정책과 세제 혜택, 글로벌 투자 유치 전략을 결합해 중앙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생태계 가운데 하나로 평가받는다.
다만 생태계의 절대 규모는 아직 글로벌 주요 혁신 도시와 차이가 존재한다. 앞으로 대규모 투자 유치가 지속될지, 유니콘 기업을 추가로 배출할 수 있을지, AI와 핀테크 중심 산업이 실질적인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다음 성장 단계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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