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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원 바른세상병원 척추센터 원장] 50대 직장인 김 씨는 평소 허리디스크로 치료를 받고 있지만, 유독 비가 오는 날이면 허리 통증이 심해진다고 느꼈다. 아침부터 허리가 묵직하고 다리까지 저린 느낌이 심해지면서 외출조차 망설여질 때가 있었다. 가족들은 ‘기분 탓 아니냐’고 이야기했지만, 김 씨는 비가 오거나 날씨가 흐린 날이면 유독 통증이 심해진다고 느낀다.
실제로 진료실을 찾는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등 만성 척추질환 환자 가운데에는 비가 오는 날이나 흐린 날 통증이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비 오는 날 허리 통증이 심해지는 것은 단순 심리적 영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기압과 습도 변화, 활동량 감소 등 여러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통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비가 오기 전에는 대기압이 평소보다 낮아지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기압 변화는 근육과 인대, 신경 주변 조직의 압력 변화에 영향을 미쳐 통증을 더욱 민감하게 느끼게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처럼 신경이 이미 자극을 받고 있는 환자는 이러한 환경 변화에 더욱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다.
높은 습도 역시 허리 건강에 영향을 준다. 습한 환경에서는 근육이 쉽게 긴장하고 관절과 인대가 뻣뻣해지면서 움직임이 둔해질 수 있다. 여기에 실내에서 에어컨을 오래 사용하는 경우 허리 주변이 차가운 공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돼 근육 경직이 심해져 기존 허리 통증이 더욱 두드러질 수 있다.
비가 오는 날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허리 통증을 악화시키는 원인 중 하나다. 외출을 미루거나 집에서 장시간 소파나 침대에 오래 머물게 되면 허리를 지지하는 근육의 사용이 줄어들고,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은 오히려 커질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같은 자세를 유지하면 추간판(디스크)에 가해지는 압력이 증가하고 허리 주변 근육도 쉽게 피로해져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
이처럼 날씨 변화는 허리 통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기보다 기존 허리 질환의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비 오는 날마다 허리가 아프다면 단순히 날씨 때문이라고 넘기기보다 척추 건강 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필요하다.
비 오는 날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몸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냉방 온도를 지나치게 낮추지 말고 얇은 겉옷이나 담요를 활용해 허리 주변 근육이 차가운 공기에 지속적으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또한 실내에만 있더라도 30분에 한 번 정도는 일어나 가볍게 걷거나 허리와 골반 스트레칭을 시행하면 근육 긴장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허리 통증과 함께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 근력 저하가 동반되거나 통증이 점점 심해진다면 단순한 근육통이 아니라 허리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정확한 진단을 통해 척추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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