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즉시 철폐·라면 5년 내 철폐
자유화율 90% 이상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울란바타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 비즈니스 포럼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 있다. /뉴시스
[포인트경제] 대한민국과 몽골이 유통물류망 확충과 핵심광물 공급망 확보에 이어 포괄적 무역 자유화 단계로 진입한다.
산업통상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한-몽골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고 10일 밝혔다. 상품 시장개방과 원산지 기준 등 핵심 의제에 합의하면서 사실상 모든 협상이 종지부를 찍었으며, 일부 기술적 쟁점만 실무 협의를 통해 매듭짓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협정은 두 나라 사이의 주요 수출품 관세를 없애는 것을 넘어 공급망, 유통, 인프라, 금융, 의료 등 다방면에서 경제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된 포괄적 통상협정이다. 지난 2023년 12월 첫 협상을 시작한 이후 네 차례 공식 협상을 이어왔으나 시장개방 수위를 둘러싼 견해차 등으로 약 1년 7개월 동안 협상이 멈춰 서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협상을 완결 지어야 한다는 공감대 속에서 한국 협상단이 지난달과 이달 연속으로 몽골을 방문해 협정문 대부분에 합의했다. 막판 상품시장 개방을 두고 이견이 남았으나, 정상회담 전날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엥흐바야르 자담바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이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상품 양허 협상을 진행한 끝에 최종 개방안에 합의하며 정상 방문 당일 원칙적 타결 선언을 이끌어냈다.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 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 게르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과 룹산도르진 볼로르체체그 여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품목·수입액 90% 이상 문 열었다…일본 이어 몽골의 두 번째 FTA
이번 타결은 2016년 발효된 일본-몽골 경제연대협정(EPA) 이후 몽골이 체결하는 두 번째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두 나라는 품목 수와 수입액 기준으로 각각 90%가 넘는 높은 수준의 개방을 이뤄냈다. 한국은 품목 수 96.3%와 수입액 94.5%를, 몽골은 품목 수 94.4%와 수입액 90.9%의 자유화율을 달성해 빗장을 풀었다.
가장 큰 성과로는 구리와 몰리브덴, 희토류 등 몽골이 보유한 핵심광물 공급망 가속화가 꼽힌다. 이번 협정으로 우리나라가 이들 광물에 매기던 2%에서 5% 수준의 수입관세를 협정 발효 즉시 전면 철폐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기업들이 첨단 산업에 필요한 핵심 원자재를 보다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는 튼튼한 제도적 기반이 다져졌다. 아울러 협정문 내에 에너지·광물 협력 근거를 명문화하여 지난해 12월 문을 연 몽골 현지 희소금속협력센터 등과의 공조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열린 한-몽골 공동언론발표에서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화장품 즉시 철폐·라면 5년 내 철폐…K-소비재 날개 달았다
현재 몽골에는 CU 603개소, GS25 299개소, 이마트 6개소 등 국내 대형 유통 기업들이 대거 진출해 있으며 주 48회 직항 노선이 운영될 만큼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하다. 이번 관세 철폐로 현지 K-소비재의 가격 경쟁력이 대폭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주력 수출품인 화장품 관세는 즉시 없어지며 라면과 조미김은 5년 안에 단계적으로 철폐된다. 대몽골 화장품 수출액이 2023년 3100만달러, 2024년 3700만달러, 지난해 4500만달러로 해마다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온 만큼 수출 확대 여건이 더욱 좋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해서는 제조 과정에서 일부 역외산 재료를 쓰더라도 한국산 원산지를 인정해 주는 유연한 기준을 적용하기로 합의해 수출길을 넓혔다. 다만 농축수산물은 국내 시장의 민감성을 감안해 엄격한 기준으로 묶어 보호 장치를 뒀다.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9일(현지 시간) 울란바타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몽 비즈니스 포럼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인프라·금융·의료 영토 확장…남양유업·카뱅 등 동반 진출 탄력
양국은 화물차, 건설중장비, 의약품 등 인프라 관련 품목의 관세도 즉시 또는 5년 내 철폐하기로 했다. 중고차 역시 5년 단기 철폐 품목에 포함됐다. 2020년과 비교해 지난해 기준으로 화물차 수출은 1800만달러에서 2200만달러로, 건설중장비는 1000만달러에서 2900만달러로, 의약품은 1500만달러에서 2800만달러로 크게 늘어난 만큼 향후 우리 기업들의 현지 인프라 사업 참여와 실질적 성과 창출이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이 같은 제도적 훈풍에 힘입어 민간 기업 간 실질적인 비즈니스 계약도 봇물을 이뤘다. 남양유업은 몽골 막시무스 유통과 맞손을 잡고 향후 3년간 약 100억원 규모의 국산 식품 수출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몽골 대기업인 MCS 홀딩스와 현지 디지털 은행인 M뱅크에 대한 지분투자 협력 계약을 맺었으며, 한화투자증권은 징기스칸 국부펀드와 광물자원 및 인프라 사업 투자 협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여한구 산업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번 CEPA 타결이 상품 교역 확대를 넘어 산업, 공급망, 서비스 등 경제협력 전반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하는 핵심 초석이 될 것"이라며 "양국 경제 관계의 도약과 실질적인 성과 도출을 위해 매진하겠다"고 전했다. 산업통상부는 남은 기술적 논의를 빠르게 마무리지은 뒤 정식 서명과 발효를 위한 후속 절차를 밟는 한편, 국내 기업들을 위한 업계 설명회와 가이드라인 제공을 선제적으로 준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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