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섭 더봄] ‘소금 뿌린 듯’ 잡초 밭에 피어난 하얀 메밀꽃 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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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섭 더봄] ‘소금 뿌린 듯’ 잡초 밭에 피어난 하얀 메밀꽃 기적

여성경제신문 2026-07-10 10:00:00 신고

풀밭의 화려한 변신 우리가 해냈다. /박종섭
풀밭의 화려한 변신 우리가 해냈다. /박종섭

풀밭의 화려한 변신 우리가 해냈다

시골 마을에 꽃이 활짝 피었다. 이효석의 단편소설 <메밀꽃 필 무렵> 이 생각난다. 꽃이 소금 알갱이처럼 빛을 발한다. 마치 소금을 뿌려 놓은 듯하다. 밤에 보면 더욱 그렇다. 꽃을 피워놓고 보니 우리 스스로 대견해 단체 사진을 찍었다. 밭을 일구고 씨앗을 뿌려 꽃을 피우기까지 모든 과정이 우리가 만든 작품이다.

동네 한가운데 메밀밭을 가꾼 데는 사연이 있다. 어느 날 갑자기 뜻하지 않게 농사를 짓게 되었다. 그동안 동네 지인이 농사를 지었는데 사고를 당하여 더 이상 농사지을 사람이 없었다. 처갓집 장인이 돌아가시고 두 딸이 상속받은 텃밭이었다. 농지는 농사를 짓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 다른 용도로 바꾸기도 어렵고 허가받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다. 한 해를 놀려보니 밭은 잡초로 산이 되었다.

잡풀로 산이 되어 버린 밭 /박종섭
잡풀로 산이 되어 버린 밭 /박종섭

온 가족이 종일 풀뽑고 경작준비

두 딸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땅을 놀릴 수는 없고 경작해야 하는데 수도권에서 충청도까지 오가기는 버거운 일이었다. 우선 풀을 잡는 것이 과제였다. 어디서 날아왔는지 풀은 밭을 완전 점령했다. 아이들까지 동원되어 온 가족이 마른 풀을 뽑아내고 비닐을 걷어치웠다.

다시 풀이 자라기 전 무엇인가를 해야 했다. 여러 가지 고민 끝에 번식력이 빠르고 강한 메밀을 심기로 했다. 풀이 나기 전 미리 심어 풀씨를 잡아야 한다. 먼저 해묵은 마른 풀을 뽑아내야 한다. 그래야 경운기 등 작업기를 이용하여 경작할 수 있도록 땅을 고르는 로터리 작업을 할 수 있다.

온종일 풀을 뽑고 정리하고 나니 온몸이 말이 아니었다. 평소 이렇게 고된 작업을 안 해 봐서 그런지 온몸이 쑤셨다. 농사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할 수 없이 집 근처 사우나에서 찜질을 하며 몸을 풀었다.

말끔하게  가꾸어진 밭에 씨를 뿌리고. /박종섭
말끔하게  가꾸어진 밭에 씨를 뿌리고. /박종섭
뿌린 씨앗은 파랗게 싹을 피워 올렸다. /박종섭
뿌린 씨앗은 파랗게 싹을 피워 올렸다. /박종섭

말끔하게 다듬어진 밭에 푸른 생명이 솟아나고

기계로 일군 991㎡(300평) 밭에 씨를 뿌리고 갈퀴로 흙을 긁어 덮었다. 다행히 비가 조금 와줘서 싹이 트는 데 도움이 되었다. 20일 지나 뿌린 씨앗이 얼마나 나왔을지 궁금해졌다. 풀 뽑고 씨 뿌린 모두가 궁금해했다.

먼저 가본 사람이 모바일 메신저로 사진을 찍어 보내왔다. 생각보다 많은 싹이 나왔지만 빈틈도 많아 과연 풀을 잡을 수 있을지 가늠이 안 되었다. 어찌 되었든 다른 잡풀이 나오기 전 우리가 뿌린 메밀 싹이 먼저 올라와 다행이었다.

말 그대로 메밀 싹이 왕성하게 자라주는 것이 신기했다. 여럿이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다. 경험도 없는 우리가 직접 씨를 뿌려 이렇게 큰 밭을 경작해 냈으니, 우리에겐 첫 작품이나 다름없다. 씨앗 하나하나는 흙에 묻히자 감추어두었던 것처럼 푸른 생명을 피워 올렸다.

보석처럼 빛나는 메밀꽃이 한 밭 가득 피었다. /박종섭
보석처럼 빛나는 메밀꽃이 한 밭 가득 피었다. /박종섭

활짝핀 메밀 꽃, 꽃도 보고 농지법 규제도 피하고

다시 씨앗을 뿌린 지 45일이 지났다. 꽃이 활짝 피었다는 소식이 들려와 꽃을 보러 출발했다. 승용차로 1시간 30분을 달려 메밀밭에 도착하니 온 밭 가득 메밀꽃이 피어 반갑게 우리를 맞았다. 우리 덕분에 세상에 태어나 햇빛을 보았다고 환영하는 듯 하늘거렸다.

메밀꽃이 가득한 밭에 잡초는 거의 자리 잡을 틈도 보이지 않는 것 같다. 가끔 메밀꽃 축제가 열리면 평창 이효석 마을로 메밀꽃을 보러 떠났었는데 그럴 일이 없어졌다. 우리가 씨 뿌려 키운 메밀밭이 동네 한가운데 있어 누구든 오가며 메밀꽃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메밀꽃을 가꾸어 농지법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대한민국 농지법은 농지를 경작하지 않거나 방치하는 경우 규제를 받게 된다고 명시한다. 즉 직불금에 불이익을 받거나 행정처분에 의한 처벌을 받는다. 농지를 농지 전용이 아닌 주차장·창고·건축물로 쓰거나 투기성으로 장기 보유를 못 한다.

이렇게 잡초로 뒤덮여 무성했던 텃밭이 마술을 부린 듯 보석처럼 하얗게 빛나는 메밀꽃 밭이 되었다.

로터리 작업= 경운기나 트랙터 뒤에 회전하는 회전날(로터베이터)을 장착하여 흙을 잘게 부수고 땅을 평평하게 고르는 농작업이다. 잡초를 제거하고 씨앗이 잘 발아할 수 있는 토양 환경을 만드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다.

여성경제신문 박종섭 은퇴생활 칼럼니스트
jsp1070@hanmail.net

박종섭 작가

금융권 실무와 대학 사회복지 강의를 거쳐 정년퇴직 후 국민연금공단 노후준비 민간전문강사로 활동했다. 교육 현장과 군부대, 기업 등에서 인성교육에 힘써 ‘대한민국 인성교육 대학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슬기로운 은퇴설계 지혜로운 재무설계> , <가슴 떨릴 때 go! 제주 한 달 살기> , <행복노트> 등이 있으며, 현재 은퇴설계 전문강사이자 칼럼니스트로서 후회 없는 제2의 인생을 제안하고 있다.

*여성경제신문 기사는 기자 혹은 외부 필자가 작성 후 AI를 이용해 교정교열하고 문장을 다듬었음을 밝힙니다. 기사에 포함된 이미지 중 AI로 생성한 이미지는 사진 캡션에 밝혀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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