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감독관의 '불량 행정' 제보를 받는 센터가 9일부터 한 달 간 운영된다. 노동감독관이 대법원 판례나 고용노동부 지침 등과 다른 자의적 판단에 따라 사건을 조사하는 일을 바로잡자는 취지다. 이를 기획한 단체들은 또 감독기구 개설, 감사제도 정비 등 노동감독관 견제를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 분과위원회, 정의당 비상구 등은 이날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앞으로 1개월 간 '불량 노동행정 제보센터'를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밝혔다.
단체들은 불량 노동행정 사례로 △대법원 판례 기준에 못 미치는 근로자성 판단 △개정 전 지침에 기초한 사건 조사 △당사자 간 모순된 진술에 대한 검토 없는 사건 종결 △사건 연장 통지 없는 조사 지연 등을 들었다.
노노모에서 활동하는 하은성 노무사는 "노동부가 발표한 원칙이 일선에 내려가면 적용되지 않는 일이 많다. 노동감독관의 자의적 판단에 따른 '불량 노동행정'이 반복되고 있다"며 사건 처리가 "노동감독관 잘 만나냐"에 달려 있는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불량 노동행정에 국민신문고로 민원을 제기해도, 민원 대상인 노동감독관이 담당자로 배정돼 '셀프조사'가 이뤄지기 때문에 전혀 실효성이 없다"며 "주요 민원의 경우 상급 노동청이 감사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이 오는 12월 8일부터 시해된다. 이 법이 시행되면 검찰 수사권이 폐지되고, 현장조사·서류 제출·심문 등 수사를 중앙노동감독관이 전담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렇다면, 엉터리 노동감독 결과와 진정사건 처리 결과는 누가 지휘하고 감독하나"라며 "노동감독관의 불량 노동행정을 제대로 감독할 기구를 만들고, 검사의 보완수사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회견에서는 고용노동부가 진행한 '가짜 3.3 위장고용' 72개 사업장 근로감독에 대한 세부 분석 결과도 발표됐다. '가짜 3.3 위장고용'은 사업주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하는 노동자를 3.3% 사업소득세를 내는 개인 사업자로 위장 등록하는 위법행위를 뜻한다.
특히 가짜 3.3 위장고용이 가짜 5인 미만 사업장과 친화적이라는 점이 강조됐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해고 제한, 가산수당, 노동시간 등에 대한 근로기준법 일부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다.
오민규 노동문제연구소 해방 연구실장은 "72개 사업장 감독결과를 분석하면, 4대보험상으로는 5인 미만 사업장인데, 개인사업자로 등록되는 가짜 3.3 위장고용 인원을 더하니 노동자 수가 5인 이상인 사례가 44개 사업장(61%)에 달한다"고 밝혔다.
이어 "가짜 3.3 위장고용을 근로자성 인정과 관련한 문제로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5인 미만 사업장 위장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며 이에 초점을 맞춘 업종별 맞춤형 근로감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가짜 3.3 위장고용이라는 불법·탈법 행위의 유인책을 뿌리 뽑기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회견 뒤 참가자들은 '불량 노동행정' 관련 질의서와 가짜 3.3 위장고용 등에 대한 집단진정을 노동부에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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