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모바일 퍼즐 시장을 지배해 온 '3대장'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앱마켓 분석업체 AppMagic(센서타워 계열사)이 8일 발행한 리포트에 따르면, 매치3(Match-3)·머지(Merge)·블래스트(Blast)로 대표되던 전통 강자들이 매출과 다운로드 양쪽에서 빠르게 점유율을 내주고 있다.
현재 시점만 보면 옛 강자들의 위세는 여전하다. 매치3와 머지 두 장르만으로 퍼즐 시장 인앱결제(IAP) 매출의 약 75%를 차지하고, 여기에 블래스트를 더하면 80%를 넘어선다.
문제는 추세다. 이 세 장르를 합친 IAP 매출 점유율은 지난 10년간 95%에서 80%로 떨어졌다. 머지의 폭발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나온 하락세라는 점이 뼈아프다. 3대장 중 실제로 점유율을 키우고 있는 건 머지뿐이며, 매치3와 블래스트는 계속 밀리고 있다.
다운로드 지표는 더 극적이다. 10년 전 이 세 장르는 퍼즐 설치량의 75% 이상을 차지했지만, 지금은 25% 아래로 주저앉았다. 단순히 매출 점유율을 잃은 게 아니라 '유저 기반' 자체가 무너지고 있다는 뜻이다.
빈자리를 채우는 건 화려한 신규 메커니즘을 앞세운 대형 신작이 아니었다. 매출은 하이브리드캐주얼 퍼즐인 정렬(Sort)·블록(Block)·나사(Screw) 세 장르로 흘러가고 있다.
정렬(Sort) — 가장 뜨거운 다크호스
정렬은 지난 몇 년간 하이브리드캐주얼 퍼즐 시장의 총아였다. 오랫동안 '물 정렬(Water Sort)' 게임 하나에 의존하던 소규모 장르였으나, 2023년 '블록잼 3D(Block Jam 3D)'가 2차원 보드와 제한된 독(dock) 구조를 결합해 본격 IAP가 가능함을 증명했다.
2024년 '헥사 소트(Hexa Sort)'는 육각형 보드·자동 정렬·스폰 루프로 장르를 역동적으로 바꿔 그해 최강자가 됐다. 이어 '매직 소트(Magic Sort)'는 물 정렬 코어를 프리미엄 캐주얼 퍼즐로 재포장해 순수 IAP 모델의 가능성을 열었다. 2026년 초 '픽셀 플로우(Pixel Flow)'가 등장하며 정렬은 블래스트를 제치고 IAP 매출 기준 퍼즐 3위 장르로 올라섰다. 광고 수익까지 감안하면 이미 그 이전에 이 문턱을 넘어선 상태였다.
리포트는 정렬의 강점으로 "새 메커니즘이 기존 것을 잠식하지 않고 각자 다른 유저층을 끌어온다"는 점을 꼽으며, 소수 지배작으로 시장이 응축되는 머지와 대비된다고 짚었다.
블록(Block) — 테트리스라는 이름값
블록은 이번에 다룬 장르 중 가장 오래됐다. 테트리스를 하이브리드캐주얼 퍼즐로 옮긴 구조로, 이미 확보된 익숙함이 최대 강점이다. '블록 블래스트(Block Blast)'는 이 친숙함을 무기로 순수 광고 수익만으로 성과를 냈고, '컬러 블록 잼(Color Block Jam)'은 고득점 생존이 아닌 '설계된 정적 보드 풀기'로 프레임을 바꿔 IAP의 토대를 마련했다.
이후 '카 잼(Car Jam)', '게코 아웃(Gecko Out)' 등이 테마와 장애물·부스터를 얹으며 다운로드당 매출을 끌어올렸다. IAP 중심 게임과 광고(IAA) 중심 게임이 병존하는 이중 구조가 블록을 지표 이상으로 가치 있게 만든다.
나사(Screw) — 가장 어린 장르의 가능성과 한계
나사는 가장 젊은 장르로, 약 2년 반 만에 무시 못 할 성과를 냈다. 2023년 말 '스크류 잼(Screw Jam)'이 청사진을 제시했고, '스크류덤(Screwdom)'이 3D 오브젝트로 레벨의 80% 이상을 감춰 '계획·실행'을 '플레이를 통한 발견'으로 바꿔놨다. 다만 '울 크레이즈(Wool Craze)' 같은 실뭉치 리스킨은 게임성·수익화 혁신 없이 부진했다. 리포트는 스크류덤 카피만 반복되면 몇 년 내 니치로 밀릴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도, 블록잼 3D가 정렬에 그랬듯 가독성을 해치지 않고 역동성을 주입한다면 블록의 경쟁자로 클 여지가 있다고 봤다.
핵심은 '하이브리드 모델'
리포트는 이번 변화가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매치3와 머지가 당분간 정상을 지키겠지만 격차는 해마다 얇아지고, 신흥 장르들은 IAP와 광고를 병행하는 하이브리드캐주얼이라 IAP 차트만으로는 실체를 다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성공한 하이브리드캐주얼 퍼즐에서 IAP·광고 5:5, 혹은 6:4 비중은 드물지 않다. 즉 "IAP 지표는 문자 그대로 절반의 이야기"라는 설명이다.
이 리포트는 로테이트랩(Rotatelab) 최고제품책임자(CPO)이자 퍼즐팀 제품 자문인 아흐메트잔 데미렐(Ahmetcan Demirel)과 협업해 작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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