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만 들은 욕설은 모욕죄 아니다…대법 "공연성 인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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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만 들은 욕설은 모욕죄 아니다…대법 "공연성 인정 어려워"

경기일보 2026-07-10 08:34: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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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대법원 전경. 연합뉴스

 

지인의 아들에게 욕설을 했다가 모욕죄로 기소된 피고인이 대법원에서 무죄 취지 판단을 받았다. 피해자의 부친과 피고인의 부모만 욕설을 들은 상황에서는 모욕죄 성립 요건인 '공연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모욕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는 2023년 5월 충남 서산에서 토지 경계 문제로 지인과 말다툼을 벌이던 중 지인의 아들 B군에게 "넌 뭐 하는 XX야", "네가 저 XX 자식이냐" 등의 욕설을 한 혐의로 약식기소됐다.

 

이후 약식명령에 불복한 A씨는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1심은 사건 당시 인근 주민 2명이 현장을 지켜봤다는 피해자 진술 등을 근거로 공연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벌금 100만원을 선고, 반면 2심은 인근 주민들이 현장에 있었다는 점은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다만 당시 욕설을 들은 피고인의 부모와 피해자의 부친을 근거로 공연성이 인정된다며 유죄를 유지했고, 형량만 벌금 50만원으로 감경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개별적인 소수에게 한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이유로 공연성을 인정하려면 단순히 전파 가능성이 있다는 추상적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검사가 이를 엄격하게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의 부모 입장에서 보더라도 피고인이 피해자 측과 다투는 과정에서 한 욕설을 그대로 주변에 전파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발언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될 가능성을 인식하거나 용인했다고 단정하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결국 피해자의 부친과 피고인의 부모 외에 욕설을 들은 사람이 있었다고 인정할 만한 신빙성 있는 증거가 부족하다며 공연성을 인정한 원심에 법리 오해가 있다고 보고 사건을 무죄 취지로 대전지법에 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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