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썰 / 임나래 기자] 장기간 침체를 겪은 광주 부동산시장에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호재가 유입됐다. 정부가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대상지로 확정하면서 분양시장 기대심리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약 800조원 규모 투자가 실제 기업 입주와 고용 창출로 연결되면 광주 주택시장도 반등 국면에 진입할 전망이다.
다만 시장 전반에는 여전히 관망세가 짙다. 군공항 이전 절차와 주민 협의, 기반시설 조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관련 법 개정과 인프라 구축 속도가 광주 부동산 경기 회복의 향방을 가를 매개체로 봤다.
◇800조 반도체 유치에 광주 분양전망지수 ‘껑충’
하락세를 이어가던 광주 주택시장에 대형 개발 호재가 부각됐다. 정부가 지난 6일 ‘메가프로젝트 민관합동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광주 군공항 부지를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대상지로 최종 확정하면서다. 약 800조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프로젝트인 만큼 경기 용인이나 화성 동탄처럼 반도체 산업 유치를 기반으로 주택시장이 회복될 잠재력이 크다.
현재 광주 주택시장은 약세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5월 광주 주택매매가격지수는 전월 대비 0.61% 하락하며 올해 1월 이후 내림세를 지속했다. 미분양 물량 부담도 상존한다. 국토교통부 통계 기준 지난 5월 말 미분양 주택은 전남 2798가구, 광주 1259가구로 집계됐다.
그러나 개발 계획 발표 이후 시장 심리는 반전했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7월 광주 아파트 분양시장전망지수는 88.2로 전월(55.6) 대비 32.6포인트 상승했다. 전국 시·도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 폭이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대형 호재가 집중된 광주·전남 지역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분양시장 기대심리가 크게 개선됐다”고 분석했다.
◇‘전남광주특별광역시’ 출범…인구 유출 제동 걸까
지난 1일 광주와 전남은 통합 행정체제인 ‘전남광주특별광역시’로 공식 출범했다. 수도권 집중 현상과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하고자 행정·산업·재정을 통합한 결과다. 이에 따라 향후 4년간 20조원 규모 재정 지원을 확보했다. 행정 통합에 반도체 클러스터 호재가 더해지면서 지역 산업과 주택시장에 미칠 시너지 효과도 주목받는다.
그동안 두 지역의 취약점으로 지적된 요인은 인구 유출이다. 국가데이터처의 2026년 5월 국내인구이동통계에 따르면 전남은 357명, 광주는 139명의 순유출을 기록했다. 두 지역 모두 지난 4월에 이어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흐름을 보였다.
반도체 생산기지 조성은 이러한 인구 흐름을 바꿀 변수로 꼽힌다. 대기업과 협력업체가 입주하면 수도권 등 외부 지역에서 근로자와 가구 유입이 활발해지기 때문이다.
박진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광주·전남은 그동안 지역 내부 이동에 그쳤을 뿐, 수도권과 충청권으로 인구가 지속 유출되던 지역”이라며 “광주 군공항 부지에 반도체 클러스터가 들어서면 외부 인구와 기업을 유인하는 거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토지거래허가 검토 속 매수세는 관망…“군공항 이전 속도가 관건”
개발 기대감이 고조되자 국토교통부는 가격 과열을 방지하기 위해 광주 군공항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장 중개업계는 아직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전남광주 서구 화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일부 단지를 중심으로 호가가 오르고 웃돈이 붙었지만, 문의가 급증하거나 거래가 본격화된 것은 아니다”며 “사업 변수가 남아 있어 매수자들은 일단 상황을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 역시 “지역 대장 아파트와 역세권 위주로 호가가 상승했으나 사업 초기 단계여서 실제 거래량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군 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른 후속 절차도 주요 과제다. 광주 민간공항을 무안국제공항으로 이전한 뒤 기존 부지 개발을 시작해야 하는 구조여서다. 이 과정에서 무안 지역 주민과의 합의는 물론 관계기관 간 이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정부가 조속히 해결책을 마련한다면 지역 경기 전반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건설업을 중심으로 온기가 돌고, 향후 소비 진작을 통해 광주 전체 경제와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초기에는 서울 등에서 이주한 근로자들이 주말부부 형태로 거주할 수 있으나, 정주 여건이 갖춰지면 지역 내 소비가 다각화되어 경기 활성화에 기여할 공산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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