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지 않는 외환시장…은행권, ‘운영 역량’ 시험대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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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지 않는 외환시장…은행권, ‘운영 역량’ 시험대 올랐다

직썰 2026-07-10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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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 위변조대응센터에서 직원들이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썰 / 손성은 기자] 원·달러 외환시장이 지난 6일 주말을 제외한 24시간 거래 체제로 전환되자 은행권에겐 새로운 기회이면서도 과제를 남기고 있다. 해외 투자자의 접근이 수월해지면서 외환사업 확대와 비이자수익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반면 24시간 시장에 맞는 운영 체계 구축과 유동성 관리, 리스크 대응도 요구된다. 은행권은 외환사업 확대 운영 체제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하루 1000억달러 외환시장…비이자이익 확대 기회 열리나

24시간 외환시장은 단순한 거래시간 연장이 아니다. 외환시장 운영 방식을 글로벌 기준에 맞춰 개편하는 제도 변화다. 지난해 원·달러 거래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데 이어 주말을 제외한 연속 거래 체계를 구축하면서 해외 투자자와 금융기관도 국내 장 마감 이후 원화 거래 환경이 마련됐다.

24시간 시장의 기반이 되는 거래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외국환은행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는 1026억5000만달러로 전 분기보다 21.3%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 가운데 원·달러 현물환 거래는 하루 평균 332억8000만달러에 달한다. 거래 규모가 커질수록 시장조성자인 은행의 역할도 중요해지고 있다.

외환사업은 환전 업무를 넘어 기업 수출입 결제와 환헤지, 외환 파생상품, 인터뱅크 거래, 시장조성 등 대표 비이자이익 사업이다. 기업금융과 자본시장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사업으로도 꼽힌다. 거래시간 확대에 따라 고객 주문 처리와 외환 포지션 관리, 호가 제공이 24시간 체제로 운영된다.

은행권도 장기적인 외환사업 확대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해외 금융기관의 원화 거래는 기업 외환거래와 인터뱅크 거래, 외환 파생상품 등 관련 비즈니스까지 동반 성장을 기대케 한다.

◇운영 체계 고도화 불가피…시스템 전반 재정비 중

24시간 외환시장은 은행에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주는 동시에 운영 체계 전반의 고도화를 요구하는 변화이다. 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전까지는 인력 운영과 전산 시스템, 리스크 관리 체계를 안정적으로 갖춰야 한다. 은행들이 사업 확대를 기대하면서도 운영 역량 강화에 우선순위를 두는 배경이다.

가장 큰 변화는 인력 운영이다.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와 고용지표 발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 지정학적 변수 등 글로벌 금융시장 주요 이벤트 대부분이 국내 야간 시간대 발생한다. 해외 시장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원·달러 환율에 반영되는 만큼 은행들도 시간대별 대응 체계와 인력 보강이 필수다.

전산 운영 환경도 달라졌다. 장 마감 이후 확보하던 시스템 점검과 유지보수 시간은 크게 줄어든 반면 환율 고시와 주문 체결, 포지션 관리는 사실상 상시 운영 체제로 바뀌었다. 시스템 장애는 고객 거래는 물론 시장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안정성과 복원력 확보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은행권은 비용 부담을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고 있다. 다만 추가 인력 검토와 운영 체계 정비, 전산 시스템 고도화에 나서는 움직임은 24시간 시장에 맞춰 외환사업 운영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안정적인 운영 체계를 갖춰야 장기적으로 외환사업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24시간 거래 환경에 맞춰 내부 전산 시스템을 개선하고 안정적인 거래 환경을 유지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시장 변화에 맞춰 운영 체계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동성이 최대 변수…은행 경쟁력 가를 첫 시험대

24시간 시장이 열렸다고 해서 거래량이 곧바로 늘어나지는 않는다. 거래시간 확대와 시장 활성화는 별개의 문제다. 특히 국내 새벽 시간대에는 거래 참여자가 상대적으로 적어 유동성이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원·달러 거래시간을 새벽 2시까지 연장한 이후 해외 거래시간대 현물환 거래는 전체의 약 20%를 차지했고 대부분 런던 오전 시간에 집중됐다.

은행권은 24시간 거래 시행 초기 최대 변수로 유동성을 꼽는다. 거래 기반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으면 환율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어 당분간은 거래량 확대보다 시장 안정과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 시중은행 다른 관계자는 “시행 초기에는 유동성 부족에 따른 환율 변동성이 가장 우려된다”며 “시장이 안정화되면 거래도 점차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은행권은 24시간 외환시장을 단순한 거래시간 연장이 아니라 외환사업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릴 기회로 보고 있다. 다만 현실적인 성과로 연결하기 위한 안정적 시장 운영과 유동성 확보가 선행돼야 한다.

24시간 외환시장 시대 은행의 경쟁력은 거래시간 자체보다 얼마나 안정적인 운영 체계와 유동성 관리 역량을 갖추느냐에 달려 있다. 외환사업 확대와 비이자이익 기반 강화도 결국 운영 역량이 뒷받침될 때 가능한 만큼, 24시간 시장 체계는 은행권의 새 경쟁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시중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24시간 외환시장은 원화 거래를 활성화하고 국내 외환시장의 경쟁력을 높이는 계기이자 은행에 비이자 부문 수익성 강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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