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국 조선소에서 군함을 직접 건조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는 청와대의 언급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군함 건조 후속 협의가 본격화하면서 한미 조선 협력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9일(현지시간) 몽골 울란바타르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요청한 군용 선박 건조 방식과 관련해 “한국에서 건조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 것 같은 인상을 받고 있다”며 “군함과 군수지원함, 상선 계열의 군 지원 선박 등 종류마다 적용되는 법이 달라 구체적인 내용은 더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지난 7일 튀르키예 앙카라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군함 건조와 관련한 후속 협의를 진행했다.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군함 10척을 신속히 건조할 수 있느냐”고 제안한 이후 약 3주 만에 다시 관련 논의를 이어간 것이다.
다만 청와대는 이번 대화가 구체적인 합의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만찬장에서 잠시 서서 나눈 대화였기 때문에 전체 내용이 체계적으로 논의된 것은 아니다”며 “실무협의를 통해 구체화하고 우리가 알지 못하는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향후 협력의 핵심 변수는 미국의 관련 법률이다. 군함 건조에는 번스-톨레프슨법, 선박 운항에는 존스법 등이 적용되는 만큼 이를 어떻게 해소할지가 관건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현행법을 어떻게 우회하거나 해소할 것인지가 문제”라며 “대통령이 웨이버를 적용할 수 있는 공간도 있을 것이고 여러 방법이 있을 텐데, 의회와도 관련된 사안인 만큼 앞으로 파악해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과 워싱턴으로 돌아간 뒤 양국 실무진이 추가 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라며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조선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한미 간 투자와 마스가(MASGA) 프로젝트도 추진되는 만큼 여러 요소를 조합해 미국의 기대에 부응하는 협력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협력이 현실화하면 한미동맹이 더욱 공고해지고 대미 투자도 원만하게 진행되는 등 경제적 편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청와대는 미국 국무부가 최근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에 대해 우려를 제기한 것과 관련해서는 “한미 간 적절한 소통이 있었지만 우리가 조금 더 설명할 필요가 있다”며 “차별적인 규제가 아니라 소비자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합당한 조치인 만큼 소통을 통해 이견을 해소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몽골 울란바타르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희토류를 비롯한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과 한반도 평화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희토류 공급망 협력이 비중 있게 다뤄졌고 앞으로 관련 조직과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가속하기로 했다”며 “정부는 특정 국가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차원에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후렐수흐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한국 정부의 한반도 평화 실현 노력을 적극 지지하며 북한과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바탕으로 남북관계 개선과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에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문에 ‘비핵화’ 표현이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도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논의 속에 북핵 문제도 함께 다뤄졌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Copyright ⓒ 경기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