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안에 警권한남용 방지 조항 대거 추가…법사소위 직회부해 내일부터 심사
국힘 반대 속 여권 일각서 우려·신중론 고개…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의견도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박재하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9일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하며 검찰의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를 위한 속도전에 돌입했다.
'수사와 기소 분리'가 대원칙인 검찰개혁의 마지막 퍼즐을 맞추겠다는 의지가 담긴 이 법안은 경찰 수사에 대해서도 견제 장치를 대폭 강화한 점이 눈에 띈다.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강간살인 범행의 실체와 증거은닉 정황이 새로 드러난 장윤기 사건의 여파를 고려해 검찰의 수사권을 아예 폐지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경찰의 수사 부실이나 권한 남용을 차단하겠다는 취지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그러나 경찰 견제 장치의 핵심인 검사의 보완수사요구권으로는 수사 공백 해소와 피해자 보호라는 목적을 온전히 달성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남아 있는 터라 민주당 일각에서도 신중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민주당으로선 오는 10월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청 출범이라는 검찰개혁 일정표에 맞추려면 속전속결로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무리해야 하지만 보완수사권 폐지에 국민의힘이 완강히 반대하면서 법안 처리 과정에는 진통이 예상된다.
◇ 與, 檢보완수사권 폐지 방침 유지…"檢 영장청구로 관리·감독"
민주당 형사소송법 개정 태스크포스(TF)가 이날 발의한 개정안은 검찰의 보완수사권 폐지가 핵심이다.
검사를 수사 주체로 기재한 모든 조문에서 '검사'를 삭제했다.
이에 따라 검사에게 부여되던 보완 수사권 역시 폐지됐다.
대신 검사의 기존 보완 수사 요구권·시정 조치권·재수사 요구권을 구체화·실질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경찰에 대한 감시·견제 체계를 강화해 보완수사권 완전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인 셈이다.
경찰은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할 경우 반드시 응하고 결과를 통보하도록 했다.
보완수사 기간은 '1개월 이내'로 명시해 이행의 강제력을 높였고, 공소청의 장이 수사관이 사건을 담당하기에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할 경우 수사기관을 변경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담았다.
불송치 사건은 사법경찰관이 수사 관련 자료를 검사에 송부해 견제받도록 하고 사건 고소인과 피해자 등이 부당 수사를 의심할 경우 검사에게 직접 신고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 등도 포함됐다.
이는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폐지하면서도 경찰에 수사권이 독점됐을 때 불거질 수 우려를 해소하려는 취지로 받아들여진다.
경찰의 수사 허점과 더불어 수사팀 유착 의혹까지 불거진 '장윤기 사건'으로 검찰의 보완 수사권 폐지가 과연 올바른 개혁 방향이냐는 비판론이 제기된 상황을 일정 부분 고려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이와 관련,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법안 발의 후 기자들과 만나 "이해관계자의 수사 관여를 막는 방식으로 (경찰의) 자정과 견제가 필요한 것이지 보완수사를 통해 잡아내는 게 본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TF 간사인 김승원 의원은 "검사는 영장 청구를 통해 경찰의 수사를 관리하거나 감독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며 "검사가 수사에서 완전히 배제된다는 논리는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 '장윤기 사건' 여파에 신중론도…보완수사권 일부 존치 법안 발의 움직임
민주당 내부에서는 경찰의 수사 권한 독점에 대한 경계 목소리가 지속해서 나오고 있다.
장윤기 사건에서 드러난 경찰의 부실·편파 수사로 인한 폐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보완수사권은 남겨둬야 한다는 논리다.
홍기원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보완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면 결국 변호사도 쓸 수 없는 서민, 성범죄 피해자 같은 민주당의 가치와 철학상 절대적으로 보호해줘야 할 사회적 약자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늦어도 다음 주까지 보완수사권 일부 존치를 담은 법안을 발의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검사가 보완수사권을 남용하거나 별건 수사를 할 수 없도록 하되 사회적 약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출신인 김남희 의원은 전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장윤기 사건을 거론하며 "경찰이 피의자 측과 내통하거나 증거를 폐기하는 유사한 사건을 방지하거나 문제를 찾아낼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떤 수사기관도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러선 안 되고 억울한 피해자가 발생하면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최근 민주당 의원들의 단체 대화방에서도 보완수사권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며 '일부 사건에 한해 보완수사권을 허용하자'는 취지의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 與 TF 법안, 법사위 소위 직회부…국힘, 보완수사권 폐지 반대
민주당은 사실상 당론 성격인 형사소송법을 발의한 만큼 법안 심사에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날 발의한 개정안을 오는 10일 예정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1소위에 직회부해 기존 발의 법안들과 병합 심사할 예정이다.
법사위 법안1소위원장인 김 의원은 "소위를 한 번 또는 두 번 이상 개최해 심사를 집중적으로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원내수석은 "8·17 전당대회 일정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법사위와 국회의 스케줄대로 필요하면 더 심사하고 심사가 완료되면 처리하고 일반 법률과 동일한 원칙으로 심도 있고 면밀하게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 일각의 우려 목소리에 더해 국민의힘의 반발은 변수다.
국민의힘은 '장윤기 사건'을 통해 검찰의 보완 수사 필요성이 입증됐다며 보완 수사권 폐지에 따라 경찰이 수사권을 독점할 경우 일반 국민이 피해를 볼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밝힌 상태다.
국민의힘은 보완 수사권 폐지 시 보완 수사권 존치 혹은 그에 상응하는 대안을 마련하는 내용의 자체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낸다는 방침이다.
stop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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