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 타이틀을 지키고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르헨티나는 32강전, 16강전에서 각각 카보베르데와 이집트를 가볍게 제압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치열한 접전을 벌인 끝에 3대 2로 승리했다.
하지만 이집트 전 승리 이후 잡음이 뒤따르고 있다. 이집트 측이 16강전을 담당했던 심판진을 대회에서 퇴출해 달라고 국제축구연맹(FIFA)에 요청하고 나선 것이다.
아르헨티나에 대한 편파 판정과 리오넬 메시를 향한 특혜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경기 이후, 이집트의 호삼 하산 감독은 자신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았으며, "불의를 겪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아마도 FIFA는 세계 챔피언을 대회에 계속 남겨두고 싶었을 수도 있다. 어쩌면 메시가 계속 경기에 출전할 수 있기를 바란 것일 수도 있다"며 FIFA가 편향된 것 같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BBC 스포츠는 아르헨티나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이 계획됐다는 음모론이 과연 타당한지 살펴봤다.
이집트의 항의는 타당한가?
지난 8일(한국시간) 3대 2로 패한 이집트가 왜 이토록 좌절하는지 이해하기란 어렵지 않다.
이집트는 경기 종료 11분을 남기고 2대0으로 앞서며, 사상 첫 8강 진출이라는 역사적인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가 맹렬하게 반격하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뒤집었고, 추가 시간에 결승골마저 넣으면서 8강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이집트 측은 이 경기의 내막이 의심스럽다고 말하며, 탈락의 원인을 프랑스 출신 프랑소아 레텍시에 주심과 심판진이 저지른 "심각한 오심"과 "이중 잣대" 탓으로 돌리고 있다.
우선 경기 도중 이집트 선수가 넣은 골이 VAR을 통해 무효 처리됐다. 또한 아르헨티나의 결승골도 무효 처리가 돼야 하고, 자신들에게 페널티킥을 주었어야 한다고도 주장한다.
공격수 모스타파 지코의 환상적인 골은 비디오 판독 끝에 공격 전개 과정에서 마르완 아티아가 아르헨티나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의 발을 밟는 반칙이 있었다는 이유로 취소됐다.
논란의 여지가 있지만, 이집트는 당시 1대0으로 앞서가고 있었고, 9분 뒤 2번째 골까지 성공시켰다. 지코의 골이 인정됐다면 경기 결과가 달라졌으리라 증명할 수는 없다.
이집트 측은 아르헨티나의 엔조 페르난데스가 승리를 결정짓는 헤딩 골을 넣기 전, 자신들에게 유리한 페널티킥 기회가 2차례나 있었다고 말한다.
리플레이를 봐도 명확하지는 않으나, 함디 파티가 상대 미드필더 알렉시스 맥앨리스터와의 경합 과정에서 넘어졌으나 페널티킥이 선언되지 않았고, 이어 모하메드 살라도 훌리안 알바레즈와의 접촉 끝에 걸려 넘어졌다는 것이다.
살라의 상황은 아티아-마르티네스의 상황과 비교해 발과 발이 접촉했다는 있었다는 점에서 유사점이 있었지만, 페널티킥을 선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았다.
만약 살라가 페널티 박스 밖에서 넘어졌다면 아르헨티나의 골이 무효가 될 가능성이 더 높아졌을 것이다. 박스 밖이었다면 VAR 심판진이 페널티킥 여부를 따질 필요 없이 마르티네스의 사례처럼 파울 여부만 판단하면 됐기 때문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가? 물론이다. 하지만 이것을 이른바 '메시 특혜' 음모론의 증거로 보기는 어렵다.
전원 아르헨티나인 심판이 맡게 된 프랑스의 8강전
오는 10일(한국시간) 열리는 프랑스와 대 모로코의 8강전 심판진 명단은 어떨까.
이번 월드컵에서 처음으로 주심, 양측 부심, 대기심, 예비심 등 경기장 내 모든 심판진이 같은 나라, 바로 아르헨티나 출신이다.
파쿤도 텔로 주심이 배정받은 다른 두 경기에서는 대기심과 예비심이 각각 사우디아라비아와 콜롬비아 출신이었다.
일각에서는 아르헨티나는 프랑스의 탈락을 바랄 것이라고 주장한다. 프랑스 또한 이번 대회의 주요 우승 후보이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는 텔로 주심의 심판 경력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는 두 대회 연속으로 월드컵 8강전을 맡게 됐다. 이처럼 주목받는 자리이기에 최대한 공정하게 임하고자 할 것이다.
하지만 대중의 인식 역시 종종 중요하기에, 프랑스의 8강전을 아르헨티나 심판진에게 맡긴 것은 다소 좋아보이지 않는다.
레드카드 면하고 5골 터트린 메시
대회 초반, 메시는 레드카드를 받을 뻔했다.
그러나 J조 조별리그 경기에서 알제리 주장 아이사 만디를 향한 태클에 경고조차 받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주, 이번 월드컵에서 가장 화제가 된 사건 중 하나가 발생했다.
미국의 폴라린 발로건이 보스니아와의 경기 도중 비슷한 행동을 했다가 VAR 판독 끝에 퇴장당한 것이다. 메시와 발로군 모두 상대의 종아리 윗부분을 가격했다.
미국 측은 발로건의 출전 정지 처분을 유예하고자 이 사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이 태클 직후 퇴장당했다면, 메시는 알제리전에서 나머지 2골을 넣지 못했을 것이고, 또한 출전 정지로 오스트리아전에 나서지 못해 그 경기에서의 2골도 넣지 못했을 것이다. 물론 FIFA가 발로건에게 그랬던 것처럼 규정 제27조를 적용해 유예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또한 메시는 또다시 득점했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요르단전에도 출전할 수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그가 현재까지 기록한 8골 중 5골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는 메시에 대한 특혜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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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판티노 회장은 메시의 출전을 보장해왔나?
지아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메시의 대회 참가를 좋아하는 듯하다.
지난해 미국에서 열린 제1회 FIFA 클럽 월드컵을 예로 들어보자. 당시 개최국인 미국 내 어느 팀이 출전하는지 확정되기까지 한동안 정해지지 않았다.
당연히 리그 우승팀이 출전하리라는 예상이 많았다. 무엇보다도 정해진 기준에 따라 최고의 팀들이 겨루는 대회이기 때문이다.
비슷했지만, 아니었다. FIFA는 해당연도 MLS컵 우승 팀인 LA 갤럭시가 아닌, 정규리그 최다승점을 기록한(서포터스 실드) 인터 마이애미를 개최국 대표로 선정했다
그 덕분에 메시는 인터 마이애미의 하드 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알 아흘리와의 개막전에 출전할 수 있었다.
아르헨티나에 유리한 대진표
FIFA는 지난해 12월 월드컵 조 추첨 방식 당시, 작지만 중요한 변화를 줬다.
FIFA 세계 랭킹 상위 4개국인 프랑스, 아르헨티나, 스페인, 잉글랜드를 각각 다른 시드(포트)로 분산 배정한 것이다.
그래서 이들 국가는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할 경우, 4강전까지는 서로 맞붙지 않게 된다. 그리고 이 4개국은 실제로 조별 예선을 1위로 통과했다.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은 준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칠 수 있는 같은 구역이며, 아르헨티나와 잉글랜드는 나머지 구역에 함께 속해 있다.
이는 대회 초반부터 주목받는 강팀이 맞붙는 가능성을 줄이려는 의도다.
하지만 조별 예선 결과에 따라, 이들 국가에 유리한 대진표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32강, 16강전 내내 세계 랭킹 10위권 팀 간 맞대결 경기는 네덜란드 대 모로코, 스페인 대 포르투갈 등 단 2경기뿐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랭킹 67위인 카보베르데와 29위인 이집트를 간신히 3-2로 꺾긴 했으나, 가장 유리한 대진표로 평가된다. 게다가 8강전 상대는 19위인 스위스다.
잉글랜드의 경우, 4강전에서 아르헨티나와 맞붙지 않는 한, 랭킹 10위권 팀과는 대결하지 않는다. 다만 16강전에서는 14위인 멕시코를 꺾어야 했다.
스페인은 포르투갈(5위)을 꺾고 이제 8강에서 벨기에(9위)와 맞붙으며, 프랑스는 8강에서 모로코(7위)와 대결한다.
즉, 아르헨티나의 대진표가 가장 유리한 셈이다.
심판은 아르헨티나에 옐로카드를 덜 주고 있나?
8강전에는 위험이 도사린다. 옐로카드 1장만 더 받으면 4강전에 출전할 수 없게 되는 선수가 무려 17명에 달한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스위스를 꺾고 만날 노르웨이 혹은 잉글랜드와 4강전에서 맞붙게 될 경우, 경고 누적으로 결장할 위험에 처한 선수가 곤살로 몬티엘 한 명 뿐으로 그리 중대한 위기 상황이 아니다.
반면 잉글랜드는 핵심 선수인 주드 벨링엄과 데클란 라이스를 포함해 4명이 경고를 안고 있다.
경고 횟수가 가장 적은 노르웨이는 안토니오 누사 단 한 명만이 옐로카드를 받았다.
이를 제대로 비교하려면 각 팀이 얼마나 '거친' 플레이를 펼쳤는지를 고려해야 한다. 파울 횟수와 경고 횟수를 비교해보는 것이다.
우선 아르헨티나는 파울 19.7회당 경고 1장을 받았다. 이보다도 비율이 더 높은 팀은 체코(37회), 노르웨이(24회), 튀니지(27회) 뿐이다.
현재 대회에 남아 있는 팀 중에서는 잉글랜드가 가장 엄격한 판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파울 7.7회당 경고 1장을 받았기 때문이다.
즉, 아르헨티나는 잉글랜드보다 더 많은 파울을 저질렀음에도 경고는 절반 수준에 그친다.
이는 아르헨티나가 저지른 파울 횟수에 비해 더 유리한 판정을 받고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아르헨티나에게 주어지는 페널티킥
아르헨티나는 2022년 월드컵 우승과 함께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당시 이들은 페널티킥 5개를 얻었는데, 이는 한 대회에서 한 팀이 가장 많이 얻은 기록이다.
올해 대회에서도 아르헨티나는 현재까지 페널티킥 3개를 얻으며 가장 앞서 있다. 다만 메시는 오스트리아와 이집트전에서 얻은 페널티킥 2개를 모두 실축했다.
현재까지 잉글랜드와 스위스는 각각 2개, 벨기에·프랑스· 노르웨이는 각각 페널티킥 1개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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