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징역 7년 확정…첫 대법원 판단이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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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 방해' 징역 7년 확정…첫 대법원 판단이 남긴 것

BBC News 코리아 2026-07-09 17:50:1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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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타이를 하지 않은 정장차림의 윤석열 대통령 뒤로 법원 이미지가 합성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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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판결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583일 만에 나온 윤 전 대통령 관련 첫 확정판결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한 첫 대법원 판단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이숙연 대법관)는 9일 윤 전 대통령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상고심에서 윤 전 대통령과 내란 특별검사팀 양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해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583일 만에 나온 윤 전 대통령 관련 첫 확정판결이다. 윤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8개 형사재판 가운데 대법원 판단이 나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어떤 사건이었나

이번 사건의 핵심은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사태 이후 수사기관의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했는지 여부였다.

윤 전 대통령은 2025년 1월 대통령경호처 직원을 동원해 공수처의 체포영장 집행을 막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공수처와 경찰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체포·수색영장을 집행하려 했지만 경호처와 대치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이 경호처 직원들에게 차벽과 철조망을 설치하도록 하고, 이른바 '인간 스크럼(인간 방어벽)'을 짜게 하는 방식으로 두 차례 체포·수색영장 집행을 저지했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판에서는 체포 방해 혐의뿐 아니라 비상계엄 선포 전후의 의사결정 과정과 사후 대응도 함께 다뤄졌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직전 일부 국무위원만 소집해 국무회의의 외관만 갖추고, 소집 통지를 받지 못했거나 뒤늦게 도착한 국무위원 9명이 계엄 선포와 계엄사령관 임명에 대해 심의하지 못하도록 한 혐의를 받았다.

계엄 해제 이후에는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부서한 문서에 따라 계엄이 이뤄진 것처럼 허위 비상계엄 선포문을 사후 작성한 뒤 이를 폐기한 혐의도 적용됐다.

또 해외홍보비서관을 통해 외신에 "국회 출입을 통제하지 않았다", "헌정질서를 파괴하려는 뜻은 추호도 없었다"는 취지의 허위 프레스 가이던스(PG)를 배포하도록 한 혐의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내란 수사에 대비해 김성훈 전 대통령경호처 차장에게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 등의 비화폰 통신기록에 수사기관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이번 재판에서 유죄로 인정됐다.

이 같은 행위로 윤 전 대통령에게는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허위공문서 작성,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경호법 위반 교사, 범인도피 교사 등의 혐의가 적용됐다.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운 윤석열 전 대통령
Reuters
대법원은 공수처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와 체포·수색영장 집행 등이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무엇을 판단했나

이번 판결에서 대법원이 판단한 핵심 쟁점은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 공수처의 수사권, 대통령 관저에 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의 적법성 등이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헌법 제84조를 근거로 대통령은 재직 중 직권남용 혐의에 대한 수사 대상이 될 수 없고, 그 과정에서 인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도 위법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은 "불소추 특권은 형사상 소추를 제한할 뿐 수사 자체를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는 수사가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 고발장 접수나 증거 수집·보전 같은 기본적인 수사 조치도 허용될 수 있다고 봤다.

공수처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수사권도 인정했다. 대법원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인지했다면 공수처법상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통령 관저에 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도 적법하다고 봤다. 대법원은 경호처가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해칠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지 않았다면 영장 집행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또 국무위원들의 계엄 선포 심의권이 직권남용죄가 보호하는 '권리'에 해당한다는 원심 판단도 유지했다.

이 같은 판단에 따라 대법원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국무위원 심의권 침해, 허위 비상계엄 선포문 작성·폐기, 외신 상대 허위 자료 작성·배포, 비화폰 기록 제출 거부 지시 등 주요 혐의에 대한 원심의 유죄 판단을 그대로 유지했다. 다만 허위 비상계엄 선포문을 실제로 행사했다는 혐의는 무죄로 확정됐다.

이번 판결은 윤 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첫 확정판결이라는 점에서 정치적·법적 의미가 크다.

더 중요한 것은 대법원이 비상계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핵심 법률 쟁점들에 대해 처음으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 재직 중 수사 자체를 전면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또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인지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를 수사할 수 있다고 봤으며, 대통령 관저에 대한 체포·수색영장 집행 역시 경호처가 구체적인 이유 없이 승낙을 거부했다면 적법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이 같은 판단은 향후 윤 전 대통령의 다른 재판, 특히 내란 우두머리 사건에서 절차적 쟁점을 다룰 때 참고 기준이 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번 재판은 내란죄 자체의 성립 여부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대법원이 확정한 것은 체포영장 집행 방해와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폐기 등 별도 혐의에 대한 형사 책임이다.

한편, 선고 직후 윤 전 대통령 측은 대법원 판단에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대법원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지 않고 소부에서 선고한 것은 충분한 심리 없이 판단을 내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과 공수처 수사권은 중대한 헌법적 쟁점이라며 재판소원 등 헌법재판 절차를 통해 이번 판결의 위헌성을 다투겠다고 밝혔다.

남은 재판은 무엇인가

윤 전 대통령은 이 외에도 7개 형사재판 결론을 앞두고 있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리는 것은 비상계엄을 주도한 혐의로 기소된 '내란 우두머리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며, 현재 서울고법에서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밖에도 평양 무인기 침투 의혹과 관련한 일반이적 및 직권남용 사건, 한덕수 전 국무총리 재판에서의 위증 혐의 사건, 김건희 특검이 기소한 명태균 여론조사 및 대선 허위사실 공표 사건, 해병대 채상병 순직 수사 외압 사건,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출국 과정과 관련한 범인도피 사건 등이 각각 재판을 받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으로 이미 경호·경비를 제외한 전직 대통령 예우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은 전직 대통령이 금고 이상의 형을 확정받거나 재직 중 탄핵으로 퇴임한 경우 경호·경비를 제외한 예우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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