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노동 인정·사업주 편향·처리 지연”…노동부 부실 근로감독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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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짜노동 인정·사업주 편향·처리 지연”…노동부 부실 근로감독 논란

투데이신문 2026-07-09 16:44:1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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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정의당 비상구, 플랫폼노동희망찾기가 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량 노동 행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노동자성연구분과,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정의당 비상구, 플랫폼노동희망찾기가 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불량 노동 행정을 비판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노동·시민단체들이 노동청 근로감독 과정에서 불성실한 사건 처리가 반복되고 있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오는 12월부터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이 시행되면서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건에서 노동감독관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법 시행 전 노동감독관 조사 기준과 교육, 부실 행정을 견제할 감사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이하 노노모) 노동자성연구분과, 민주노총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 든든한콜센터지부, 정의당 비상구, 플랫폼노동희망찾기는 9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량 노동행정 제보센터’ 개설과 전국 ‘무늬만 프리랜서’ 제7차 집단 공동진정을 발표했다.

단체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공짜노동·포괄임금제 인정, 사업주 편향 조사, 사건처리 지연 등 노동청의 불성실한 사건 처리 사례를 공개했다.

대표 사례로는 젠틀몬스터 운영사 아이아이컴바인드에 대한 근로감독이 제시됐다. 앞서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는 지난 1일 아이아이컴바인드 기획감독 결과를 발표하며 재량근로자의 야간·휴일근로수당과 비재량근로자의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총 4억3000만원의 임금체불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또 연장근로 제한 위반, 임신 노동자 야간근로 등 12건의 법 위반 사항을 적발해 시정지시와 과태료를 부과했다.

그러나 단체들은 해당 감독이 체불액 적발이라는 성과와 달리 핵심 쟁점이었던 재량근로제 운영 실태를 충분히 들여다보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먼저 단체들이 공개한 아이아이컴바인드 사내 공지에 따르면 담당 근로감독관은 전체 근로자 중 근로자대표 2명만 인터뷰했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좌)과 댓글(우). 노동부가 슬랙 접속기록을 근로시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은 데 비판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br>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게시물(좌)과 댓글(우). 노동부가 슬랙 접속기록을 근로시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은 데 비판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체불액 산정 방식도 논란이 됐다. 회사는 “과거 근로기록이 없어 기본적으로 ‘슬랙’(사내 메신저의 일종) 접속기록을 토대로 휴가, 지출내역 등 사후적으로 접근 가능한 데이터를 추가로 고려해 근무시간을 산정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실제 근로시간 기록이 부재해 노동부 지침과 일정한 가정에 따라 추정된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감독 결과 노동부는 과로와 공짜노동 의혹이 제기된 디자이너 노동자들의 재량근로제에 대해 도입 과정과 운영 전반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노동자들은 이 같은 노동부의 판단에 대해 “재량근로제가 적법하게 운영됐는지 판단하려면 회사가 출퇴근 시간, 업무 방식, 업무 장소를 구체적으로 통제했는지 노동자들에게 확인해야 한다”며 “근로자대표 2명 조사만으로 현장 실태를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슬랙 접속기록을 근로시간 산정의 주요 기준으로 삼은 데 대해서도 문제가 제기됐다. 직장인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는 이와 관련해 지문인식기 출입 로그나 법인카드 사용내역 등 다른 자료가 있음에도 슬랙 접속기록을 기준으로 삼은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의 반응이 올라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기자회견에서는 ▲노동부 본부가 새로 정비한 판단 기준과 가이드라인을 배제한 채 사건을 종결한 사례 ▲내사보고서에도 각 진술이 모순된다는 사실이 드러났지만 사건을 종결한 사례 ▲고의성이 없다며 사업장의 공짜노동·포괄임금제를 인정한 사례 ▲진정 접수일로부터 장기간이 지났음에도 제대로 조사가 이뤄지지 않는 사례 등이 추가적으로 언급됐다. 이 같은 불량 감독 실태는 서울, 광주, 대구, 의정부, 성남 등 전국 각지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단체들은 불성실한 감독 방식이 노동자의 권리구제 가능성을 좁힌다고 비판했다. 근로감독 결과가 일단 나오면 사업주는 “노동부가 산정한 금액”이라는 점을 들어 체불액의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고 노동자가 이후 개별 진정을 제기하더라도 이미 감독 결과가 하나의 판단 기준처럼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체불총액 중심의 행정편의적 근로감독은 잘못된 체불임금 산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결국 노동자의 진정 기회를 빼앗는 결과를 낳는다”며 “노동부는 불량 노동행정에 대한 본부 차원의 대책과 재발방지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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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정의당 권영국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특히 단체들은 오는 12월 8일 노동감독관 직무집행법 시행을 앞두고 근로감독 부실 문제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법 시행 이후 노동관계법령 위반 사건에서 현장조사, 서류 제출 요구, 심문 등 수사 절차 중 노동감독관의 역할이 커지는 만큼 현재와 같은 부실 감독이 반복될 경우 노동자 피해가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의당 권영국 대표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법이 시행되면 검찰의 수사권이 폐지되고 현장조사 등 수사를 중앙노동감독관이 전담하게 된다”면서 “앞으로 노동감독관의 역량에 따라 사업장의 법 위반 여부가 결정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근로감독관의 불량 노동행정을 제대로 감독할 수 있는 기구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불량 노동행정을 겪은 노동자들은 다시는 노동부를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노동부에 문제적 노동행정 실태와 개선 요구를 담은 공개 질의서도 전달됐다. 질의서에는 근로감독관의 소극행정·사업주 편향·직무태만을 감사할 체계 마련 계획, 5인 미만 위장 사업장에 대한 감독관 교육, 아이아이컴바인드 근로감독에서 슬랙 자료를 기준으로 체불액을 산정한 이유와 노동자 인터뷰 없이 재량근로제를 인정한 근거 등을 묻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노노모 노동자성연구분과와 정의당 비상구는 이날부터 오는 8월 6일 자정까지 ‘불량 노동행정 제보센터’를 운영한다. 제보센터는 노동감독관의 조사 해태, 사측 편향, 소극행정 등으로 피해를 봤거나 권리구제에 어려움을 겪은 사례를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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