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식 네일이 외국인 관광객들의 새로운 쇼핑 품목으로 자리 잡고 있다. 손쉽게 붙였다 떼는 프레스온 네일(네일팁)이 K-뷰티의 새로운 아이템으로 주목받으면서 명동과 홍대 등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상권에는 네일팁 전문점이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이다. K-뷰티 소비가 화장품 중심에서 네일·헤어 등으로 확장되면서 관광 소비의 폭도 함께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선 K-네일 열풍이 불고 있다. 틱톡과 인스타그램은 물론 중국 최대 라이프스타일 플랫폼 샤오홍슈(小红书)에는 한국 네일을 소개하는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한국 프레스온 네일(#韩国穿戴甲)' 해시태그 조회 수는 약 338만5000회, '한국 네일숍 탐방(#韩国美甲探店)'은 약 6만2000회를 기록했다.
게시물에는 명동과 홍대에서 네일팁을 직접 구매한 후기와 시럽네일·자석네일 등 한국식 디자인을 추천하는 콘텐츠가 다수 올라와 있다. 가격과 디자인을 비교하거나 손톱 사이즈를 측정받는 과정, 쇼핑백과 매장 내부를 촬영한 영상 등 쇼핑 경험 자체를 공유하는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영미권 최대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Reddit)에서도 서울에서 프레스온 네일을 구매할 수 있는 장소를 묻는 게시글이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이용자들은 명동과 홍대 전문점을 추천하며 "디자인이 다양하고 가격 경쟁력도 뛰어나다"는 후기를 공유하고 있다.
현재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명동에는 네일팁 전문점 5곳, 홍대에는 6곳이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명동 매장에서는 2만원대부터 8만원대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이 판매되고 있었다. 최근 유행하는 시럽네일과 자석네일을 비롯해 입체 파츠 디자인, 포차코와 하이큐 등 인기 캐릭터를 활용한 제품까지 종류도 다양했다. 대부분의 매장에서는 고객의 손톱 크기를 직접 측정한 뒤 가장 적합한 네일팁 사이즈를 추천해주는 서비스도 함께 제공하고 있다.
서울시 소상공인 상권분석서비스에서도 이러한 흐름은 확인된다. 명동 관광특구는 서울 주요 상권 가운데 이용·미용 업종 중 '네일' 분야 관심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한국 네일은 화려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 빠른 트렌드 반영, 합리적인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새로운 K-뷰티 상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장에서도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은 꾸준히 이어졌다. 명동의 한 네일팁 전문점 관계자는 "주말에는 방문객 대부분이 외국인 관광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중국 관광객은 스톤과 파츠가 많은 화려한 스타일을, 일본 관광객은 캐릭터가 들어간 귀여운 디자인을 선호하는 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네일 글루나 전용 스티커만 있으면 여러 번 사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경제적이라는 반응도 많다"며 "한국 네일은 디자인이 화려하면서도 마감이 깔끔하다는 평가를 받아 꾸준히 찾는 외국인 고객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에서 온 관광객 조안(Joan·23)도 한국 네일의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장 큰 장점으로 꼽았다. 조안은 "홍콩에서도 네일을 자주 받지만 한국 네일은 디자인 종류가 훨씬 다양하고 세련됐다"며 "특히 캐릭터나 입체 파츠를 활용한 디자인은 홍콩에서 쉽게 보기 어려워 꼭 구매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격 부담도 크지 않아 친구들에게 선물하기 위해 여러 개를 구입할 예정"이라며 "한국 여행 기념품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과 베트남 호찌민에서 네일숍을 운영하는 엄윤지 씨 역시 "베트남에서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네일숍은 디자인 완성도가 뛰어나다는 인식이 강하다"며 "시럽네일과 자석네일 같은 최신 트렌드는 대부분 한국에서 먼저 시작돼 현지에서도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국내 네일업계 브랜드들도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입지를 넓히고 있다. 셀프 젤네일 브랜드 오호라(ohora)는 일본 시장 누적 매출 1000억원을 달성했고 미국에서는 타깃(Target)과 월마트(Walmart) 등 약 5000개 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했다. 지난해에는 독일 네일 브랜드와 유럽 독점 공급 계약도 체결하며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K-뷰티 산업의 외연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제학과 교수는 "관광산업은 단순히 방문객 수를 늘리는 것보다 관광객이 어떤 상품을 소비하는지가 더 중요하다"며 "네일팁처럼 한국에서만 경험하거나 구매할 수 있는 차별화된 상품이 많아질수록 관광산업의 부가가치도 함께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K-뷰티가 화장품을 넘어 네일과 헤어 등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은 한국 뷰티산업의 경쟁력이 그만큼 다양해지고 있다는 의미"라며 "관광객 소비 품목이 다변화될수록 관련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매출 증대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 1인당 소비액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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