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증명됐듯, 이젠 해상 드론이 거대한 군함을 무력화시키는 시대다.
값비싼 유인 함정이 저렴한 드론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지켜본 각국은 앞다퉈 무인전력 확보에 뛰어들고 있다. 한화시스템(272210) 이 흐름에 발을 맞추고 나섰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개발한 30톤급 무인수상정을 최근 부산 가덕대교 인근에서 진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이 무인정은 부산과 거제 장목항을 오가며 해상 시험을 이어가는 상태다.
한화시스템은 이번 시험을 단순한 성능 확인이 아니라 향후 몇 년간 이어질 기술 검증의 출발점으로 삼고 있다. 2027년 말까지 인공지능(AI) 기반 자율운항 기술과 개방형 아키텍처의 완성도를 이 배에서 집중적으로 검증한다는 방침이다.
투자 규모도 만만치 않다. 한화시스템은 30톤급과 함께 전투임무 수행이 가능한 140톤급 무인수상정(USV) 개발에 자체적으로 약 700억원을 투입 중이다. 미래 해군이 지향하는 '해양 유·무인 복합전투체계(Navy Sea GHOST)' 전환에 대비한 포석인 셈이다.
한화시스템 30톤급 무인수상정이 거제 장목항에서 해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30톤급 무인수상정은 부산 가덕대교 인근에서 성공적으로 진수 후 부산과 거제 장목항을 오가며 본격적인 해상시험에 돌입했다. ⓒ 한화시스템
무인수상정이 실전에서 제 몫을 하려면 △임무관리체계 △통합기관제어체계 △자율운항기술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게다가 글로벌 시장에 명함을 내밀려면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더 붙는다. 바로 미 해군의 표준 인프라인 UMAA다.
UMAA는 무인체계가 사람의 개입 없이 스스로 판단하고 임무를 수행하도록 짜인 일종의 설계도다. 여러 무인체계를 함께 운용하거나 다른 무기체계와 연동하려면 이 표준을 따라야 하는 탓에, 글로벌 방산 시장 진입의 사실상 필수 관문으로 통한다.
한화시스템은 정찰용 무인수상정 '해령'에 적용했던 자율운항 기술로 국내 규격 실증을 마쳤고, 이제 미 해군 UMAA 표준에 맞춘 글로벌 규격 호환성 검증에 들어간다. 여기에 장애물·표적 탐지는 물론 피아식별과 추적까지 스스로 해내는 차세대 자율운항 기술도 함께 완성한다는 목표다.
한화시스템이 투자·개발한 30톤급 무인수상정이 거제 장목항에서 급가속·급선회 등 고속기동 능력을 선보이며 해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 한화시스템
항목도 까다롭다. 방향을 돌리기 어렵고 선박이 몰려있는 좁은 수로에서의 자율운항, 파고가 높고 바람이 거센 환경에서의 안전 운항, 수백㎞를 오가는 장거리 운항까지 실제 작전 상황을 그대로 옮겨놓은 시나리오로 검증을 이어갈 계획이다.
30톤급과 별개로 함정 전투체계(CMS)와 통합기관제어체계(ECS), 자율운항 기술을 융합한 '최신예 전투용 무인수상정'도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무장과 자폭용 군집 드론을 실어 소형 함정급 정밀 타격이 가능한 유·무인 복합체계(MUM-T) 플랫폼을 목표로 한다.
기뢰 제거나 대잠수함 작전처럼 위험 부담이 크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임무를 무인체계가 대신 떠맡을 수 있다는 점도 각국 해군이 이 분야에 눈을 돌리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확인된 것처럼 미래 해전의 무게 중심이 유인 함정에서 무인체계로 옮겨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한화시스템은 30톤급 진수에 이어 올해 말 140톤급 무인수상정 진수도 예고했다. 두 척을 연달아 선보이며 글로벌 표준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유문기 한화시스템 해양사업부장은 "국내 최초 무인수상정 개발과 군집무인수상정 개발 참여 등 국방 분야의 엄격한 검증을 거친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다"며 "글로벌 표준과 고도의 AI 자율운항, 지휘통제 기술을 내재화한 무인수상정으로 대한민국 해양방산 기술 영토를 세계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