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팩트체크] "월급을 지역화폐로?"...근로기준법 개정안 뜯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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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팩트체크] "월급을 지역화폐로?"...근로기준법 개정안 뜯어보니

폴리뉴스 2026-07-09 14:52:39 신고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진=박민규 의원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사진=박민규 의원실]

박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임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는 법안'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에서는 "월급을 지역화폐로 받게 된다"는 우려가 제기됐고, 의원실은 "노사 합의를 전제로 임금 일부를 지급할 수 있는 근거를 명확히 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실제 개정안에는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살펴봤다.

◆ 지역화폐 지급 근거, 단체협약에서 '근로계약서'까지 확대

현행 근로기준법은 임금을 통화로 직접 지급하도록 규정하면서도, 법령이나 단체협약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금 일부를 통화 이외의 것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 요건을 확대해 단체협약뿐 아니라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담긴 근로계약서가 있는 경우에도 임금 일부를 통화 외 지급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히 지급 가능한 대상에 '지역사랑상품권'을 명시한 것이 핵심이다.

의원실은 이를 통해 기업 규모와 관계없이 지역사랑상품권 지급에 대한 법적 근거를 명확히 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단체협약뿐 아니라 근로계약서 등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박민규 의원실]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 단체협약뿐 아니라 근로계약서 등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가 있는 경우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사진=박민규 의원실]

◆ 외국인 노동자 증가에 지역 소비 한계…법안으로 이어져

의원실은 이번 법안이 울산 동구의 지역경제 상황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울산 동구는 과거 조선업 불황으로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됐지만, 최근 조선업 회복으로 고용이 크게 늘었다. 다만 증가한 인력의 상당수가 외국인 근로자인 만큼 고용 확대가 지역 내 소비 증가로는 충분히 이어지지 않았다는 것이 의원실의 설명이다.

실제로 울산 동구 거주 외국인은 2021년 2,953명에서 2025년 10월 1만572명으로 약 258% 증가했다. 다만 외국인 근로자의 경우 생활비를 제외한 소득 상당 부분을 본국으로 송금하는 사례가 많아 지역 내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의원실은 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KOSIS e-지방지표에 따르면 2025년 울산 동구의 소매판매액지수 증가율은 전년 대비 0.8%로 전국 평균(2.5%)을 밑돌았다. 같은 기간 울산 남구는 2.9%, 북구 2.3%, 중구 2.1%, 울주군은 2.4%를 기록해 동구보다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의원실은 이 같은 사례를 근거로 기업의 성장과 고용 확대가 지역 소비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과급이나 복지성 금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의원실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금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 임금 강제지급 우려에..."강제 아닌 노사 합의 전제"

다만 법안이 알려진 이후 일부에서는 임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하도록 하는 법안이라는 해석이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의원실은 법안 취지가 충분히 전달되지 않아 오해가 생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의원실은 폴리뉴스에 "노사 합의가 없는 경우 지역사랑상품권 지급은 불가능하다"며 "기업이 일방적으로 임금을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기업 입장에서도 현금과 지역상품권 지급 비용은 동일해 별도의 경제적 이익이 없으며, 지자체가 캐시백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업과 협약을 맺는 방식으로 지역 소비를 유도하는 모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일부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성과급 또는 복지포인트 일부를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한 사례가 있는 만큼, 이번 개정안은 이러한 지급 방식의 법적 근거를 보다 명확히 하는 성격이라는 설명이다.

◆ 향후 논의는 '선택권 보장'이 관건

다만 법안이 국회 심의에 들어갈 경우에는 근로자의 실질적인 선택권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지가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법안은 근로자의 명시적 동의를 전제로 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장에서 동의가 자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와 근로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절차 등을 둘러싼 논의가 제기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임금 가운데 어느 범위까지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할 수 있는지, 성과급·복리후생비 등 적용 대상과 사용처의 편의성, 지자체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 등도 향후 법안 심의 과정에서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폴리뉴스 권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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