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공간의 한계 넘었다…집에서 수면 중 뇌 변화 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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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어러블, 공간의 한계 넘었다…집에서 수면 중 뇌 변화 추적

디지틀조선일보 2026-07-09 14:13: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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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서울대병원·조지아공대, 이마 부착형 무선 NIRS 장비 개발
건강한 남성 4명 16차례 야간 측정…수면 단계 전환과 뇌 수분 관련 신호 변화 맞물려
  • 자연스럽게 잠자는 동안 뇌의 노폐물 제거 과정과 관련된 변화를 관찰하는 것은 신경계 질환 연구의 오랜 과제였다. 국내외 연구팀이 대형·고정형 장비의 공간적 제약을 줄이고, 집에서 밤새 뇌 수분 관련 변화를 추적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윤창호 교수와 조지아공과대 여운홍 교수 공동 연구팀은 이마에 부착하는 무선 근적외선분광(NIRS) 웨어러블 장비를 개발하고, 집에서 자연스럽게 자는 동안 수면 단계에 따라 달라지는 뇌 수분 관련 신호를 연속 측정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8일 게재됐다.

    잠자는 동안 뇌에서는 낮 동안 쌓인 노폐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활발해진다. ‘아교림프계’로 불리는 이 시스템은 뇌척수액이 뇌 조직 사이를 흐르며 아밀로이드베타와 같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 관여한다. 특히 비렘수면(NREM)에서 활발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연스러운 수면 환경에서 이러한 변화를 반복적으로 관찰하기는 어려웠다. 자기공명영상(MRI)은 뇌척수액의 흐름을 관찰할 수 있지만 대형 장비 안에서 측정해야 한다. 기존 근적외선분광 장비도 유선 방식이나 제한된 실험실 환경에 주로 의존해 집에서 여러 날 밤새 변화를 추적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관찰 환경의 제약을 줄이기 위해 이마에 붙이는 얇고 유연한 무선 NIRS 장비를 개발했다. 장비에는 640·680·950nm 등 세 가지 파장의 발광다이오드(LED)와 광검출기가 탑재됐다. 이마에 빛을 쏘고 돌아오는 광학 신호를 분석해 수분과 혈류 관련 변화를 구분하도록 설계했다.


  • 연구팀이 개발한 이마 부착형 무선 근적외선분광(NIRS) 웨어러블 장치. 집에서 자는 동안 뇌 수분 관련 신호를 연속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연구팀이 개발한 이마 부착형 무선 근적외선분광(NIRS) 웨어러블 장치. 집에서 자는 동안 뇌 수분 관련 신호를 연속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제공

    피부에 밀착되는 유연한 회로에는 배터리와 무선통신 기능이 통합됐다. 별도의 대형 장비 없이 측정 데이터를 외부 기기로 전송할 수 있어, 집에서 자연스럽게 자는 동안 밤새 신호를 기록할 수 있다.

    연구팀은 28~37세 건강한 남성 4명을 대상으로 집에서 총 16차례 야간 측정을 진행했다. 웨어러블 장비와 함께 뇌파(EEG)와 안구운동(EOG)을 측정해 수면 단계를 판정하고, 수면 단계가 바뀌는 시점에 웨어러블로 측정한 뇌 수분 관련 신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웨어러블에서 측정한 신호는 수면 단계 전환과 시간적으로 맞물려 변화했다. 뇌파와 안구운동으로 확인한 수면 단계 경계와 신호 변화 사이의 중앙값 시차는 각성 상태에서 -1.45초, 렘수면(REM)과 비렘수면에서 각각 0초였다.

    변화 방향도 수면 단계에 따라 달랐다. 각성 상태나 렘수면에서 비렘수면으로 넘어갈 때는 뇌 수분 관련 신호가 증가했고, 비렘수면에서 렘수면으로 전환할 때는 감소했다. 이는 기존 연구에서 보고된 수면 단계별 뇌 수분 역학의 변화와 부합하는 흐름이다.

    수면 단계에 따라 뇌 수분과 뇌척수액의 역학이 달라지는 현상 자체는 기존에도 보고됐다. 이번 연구의 차이는 이러한 변화를 제한된 검사 환경이 아닌 실제 가정에서 무선 웨어러블 장비로 밤새 연속 추적했다는 데 있다. 연구팀은 가정 수면 환경에서 웨어러블 장비로 뇌 수분 역학을 측정한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번 연구가 뇌척수액의 흐름이나 뇌의 노폐물 제거 과정인 아교림프계 활동 자체를 직접 측정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이마에서 얻은 광학 신호를 바탕으로 수분 관련 변화를 추정하고, 관찰된 흐름이 기존에 알려진 수면 단계별 뇌 유체 변화와 부합하는지를 분석했다.

    측정 신호에는 두피와 두개골 등 표재 조직의 영향도 포함될 수 있다. 수면 중 호흡 깊이와 이마 압력, 움직임, 온도 변화 등도 신호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으며, 이번 연구에서는 이러한 요인을 모두 분리해 보정하지 않았다.

    연구 대상도 건강한 남성 4명으로 적고, MRI 등 기준 검사와 직접 비교하지 않았다. 연구팀은 향후 조영증강 MRI나 질환 특이적 바이오마커와 비교해 측정 신호의 특이성과 활용 범위를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후속 검증이 이뤄지면 병원이나 연구실의 제한된 환경에서 벗어나 자연스러운 수면 상태에서 뇌의 변화를 여러 날 반복해 관찰하는 연구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팀은 현재 정상인과 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구축하고, 수면무호흡 치료와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전후의 변화를 평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윤창호 교수는 “아교림프계 활동을 자연스러운 수면 환경에서 관찰할 수 있는 도구를 마련하는 것은 신경계 질환 연구에서 오랜 과제였다”며 “현재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정상인과 인지장애 환자군에서 데이터 구축, 아교림프계 관련 지표 정밀화, 수면무호흡 치료 및 불면증 인지 행동 치료 등 다양한 중재 효과를 평가하는 후속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기술이 표준검사와의 비교 검증을 거쳐 발전한다면 수면장애, 노화, 인지 저하 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새로운 관찰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조지아공대 WISH센터와 한국산업기술진흥원(KIAT),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등의 지원을 받았다. 논문에 따르면 반승협·윤창호·여운홍 연구자는 이번 연구 기술을 포함하는 조지아공대의 미국 가특허 출원 발명자로 기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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