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2.6%로 큰 폭 상향 조정했다. 인공지능(AI) 산업 확산에 따른 반도체 수출 호황이 이어지면서 한국이 글로벌 AI 공급망의 핵심 수혜국으로 평가받고 있는 영향이다.
최근 해외 주요 기관들도 잇따라 성장률 전망치를 높여 잡고 있으며, 일부 기관은 올해 한국 경제가 4% 성장할 가능성까지 제시하고 있다.
9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IMF는 '7월 세계경제 수정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2.6%로 제시했다.
이는 지난 4월 전망치(1.9%)보다 0.7%포인트 상향된 것으로, 주요 30개국 가운데 가장 큰 폭의 조정이다.
IMF는 내년 성장률 전망도 기존보다 0.4%포인트 높은 2.5%로 상향했다.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한국 경제는 2022년(2.9%)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게 된다. 지난해 성장률은 1.1%였다.
IMF는 한국을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국가 가운데 하나로 평가했다.
보고서는 "한국은 대만·태국·말레이시아와 함께 AI 하드웨어 순수출 상위 국가"라며 "중동 에너지 의존도가 높음에도 반도체와 AI 관련 수출 호조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를 크게 웃돌았다"고 분석했다.
특히 AI 서버용 반도체와 메모리 수요 확대가 한국 수출과 생산 증가를 견인하며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제기구들도 한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잇따라 높이고 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이날 발표한 아시아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기존보다 0.7%포인트 높은 2.6%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도 2.0%로 0.1%포인트 높였다.
ADB는 "글로벌 AI 수요 증가에 따른 반도체 수출 확대가 향후 한국 경제 성장을 이끌 것"이라며 "에너지 가격 상승과 공급망 불안은 부담 요인이지만 반도체 경기 호황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역시 지난달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1.7%에서 2.6%로 크게 상향한 바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전망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해외 주요 투자은행 8곳의 올해 한국 성장률 평균 전망치는 3.0%로 집계됐다.
JP모건은 한 달 만에 전망치를 3.0%에서 3.7%로 상향했고, 씨티와 골드만삭스 등도 잇따라 성장률 전망을 높였다.
영국 캐피털이코노믹스와 네덜란드 ING는 올해 한국 경제가 4.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가장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주요 기관들이 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높이는 가장 큰 배경은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조다.
한국의 5월 경상수지는 386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4배 증가한 규모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 서버용 D램 등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수출이 사상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는 설비투자와 기업 실적 개선으로 연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한국은행 역시 다음 달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1.8%, 올해 2월 2.0%, 5월 2.6%로 성장률 전망을 연이어 높여왔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도 최근 한국금융학회 학술대회에서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는 기계적으로라도 기존 2.6%보다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전문가들은 AI 산업 투자 확대와 반도체 수출 호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국 경제의 성장 모멘텀도 당초 예상보다 강한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하고 있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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