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금융 포용금융 대해부/하]상생경영도 '브랜드 시대'…KB부터 농협까지 '차별화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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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금융 포용금융 대해부/하]상생경영도 '브랜드 시대'…KB부터 농협까지 '차별화 경쟁'

비즈니스플러스 2026-07-09 13:10:55 신고

3줄요약

포용금융이 사회공헌을 넘어 금융회사의 핵심 경영전략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금융당국이 포용금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체계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회사들의 역할과 책임은 한층 커지는 분위기다. 이에 본지는 5대 금융그룹의 포용금융 전략을 비교·분석해 각 금융사가 어떤 철학과 방식으로 상생금융을 추진하고 있는지 두 차례에 걸쳐 살펴 본다. [편집자주]

5대금융그룹 사옥 전경.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 사진=각 금융그룹
5대금융그룹 사옥 전경. (왼쪽부터) KB-신한-하나-우리-NH농협. / 사진=각 금융그룹

금융권의 포용금융 경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취약계층 지원 규모를 늘리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제는 어떤 사회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해결하느냐가 경쟁력이 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변화의 배경에는 금융당국의 명확한 정책 방향이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월 8일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선언하며 금융 접근성 제고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한 재기 지원, 금융안전망 강화를 3대 축으로 제시했다. 같은 자리에서 5대 금융그룹도 향후 5년 간 약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 계획을 발표하며 정책 기조에 발맞췄다.

이후 정책은 지원 규모 확대를 넘어 평가체계 구축 단계로 진화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포용금융 전략추진단을 출범시키고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 도입을 추진하면서 금융회사의 포용금융 활동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이를 제도적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단순히 얼마나 많은 자금을 공급했는지가 아니라 금융 접근성 개선과 재기 지원 효과, 프로그램의 지속 가능성 등을 함께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금융회사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같은 평가 체계 아래에서 획일적인 사업을 반복하기보다 각 금융그룹이 가장 경쟁력이 높은 분야를 중심으로 포용금융을 브랜드화하는 것이 더 높은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포용금융도 각 금융회사의 고객 기반과 사업 구조, 경영 철학을 반영하는 차별화 전략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5대 금융그룹이 지난 1월 발표한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계획을 살펴보면 지원 대상과 방식이 뚜렷하게 구분된다.

KB금융은 약 17조원을 투입해 저축은행·대부업권 이용자의 은행권 대환과 자체 채무조정, 사회적경제 생태계 지원을 핵심 축으로 삼았다. 신한금융은 약 15조원을 통해 저신용 개인과 소상공인의 금융 회복과 채무 부담 완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청년과 개인사업자를 중심으로 금리 부담 완화와 정책·서민금융 공급 확대를 추진하며 약 16조원을 지원한다. 우리금융은 약 7조원을 투입해 소상공인과 골목상권, 긴급 유동성 지원에 무게를 뒀고, NH농협금융은 약 15조원을 활용해 농업인과 지역경제 지원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처럼 지원 대상이 달라지는 것은 단순한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 각 금융그룹이 가장 잘 이해하는 고객군을 중심으로 지원 효과를 높이는 것이 평가체계에서도 유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KB금융은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기업 투자,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생태계 조성을 통해 사회문제 해결 기반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단순 금융지원보다 지속 가능한 사회적경제 생태계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전략이다. 

신한금융은 채무조정과 신용회복 지원을 중심으로 취약차주의 정상적인 금융 복귀를 지원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서민·소상공인·자영업자 등 민생경제 회복을 지원하고 금융 취약계층의 재기를 돕는 것이 그룹의 대표적인 포용금융 브랜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청년과 개인사업자, 서민을 대상으로 한 정책금융과 금리 부담 완화에 강점을 두고 있다. 금융 접근성을 높여 제도권 금융 이용을 확대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우리금융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골목상권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며 지역 상권 회복과 민생경제 활성화를 핵심 과제로 삼고 있다.

NH농협금융은 농업인과 농촌, 지역경제라는 그룹의 정체성을 그대로 포용금융 전략에 녹여냈다. 농업인 금융 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중심으로 다른 금융그룹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결국 같은 포용금융이라는 이름 아래에서도 각 금융그룹은 자신들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영역을 선택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셈이다. 이는 단순한 사회공헌 활동과는 결이 다르다. 그룹의 핵심 고객과 사업 전략을 그대로 포용금융에 연결하면서 장기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금융권도 이 같은 변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과거에는 상생금융이 사회공헌 활동의 연장선이었다면 이제는 그룹의 핵심 사업과 연결되는 전략 영역으로 바뀌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결국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포용금융 평가 체계가 본격화되면 모든 금융회사가 비슷한 사업을 하는 것보다 각자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분야에서 성과를 축적하는 방향으로 경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는 지원 규모보다 어떤 사회문제를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결했는지가 금융회사의 새로운 브랜드 가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포용금융은 이제 '얼마를 지원했느냐'의 경쟁에서 '무엇을 해결했느냐'의 경쟁으로 옮겨가고 있다. 금융당국의 평가 체계 도입이 이 같은 변화를 가속화하면서 포용금융은 사회공헌을 넘어 각 금융그룹의 정체성과 경영전략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브랜드 경쟁 무대로 자리 잡아 갈 것이라는 평가다.

이연호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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