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정근 기자] 티맵모빌리티가 티맵(T map)을 단순 내비게이션 앱에서 이동 전후 경험을 아우르는 플랫폼으로 확장한다. 핵심은 장소 탐색, 숏폼 콘텐츠, AI 기반 추천, 차량 인포테인먼트 연계를 하나의 흐름으로 묶는 것이다. 운전할 때만 켜는 앱에서, 어디를 갈지 찾고 이동한 경험을 기록·공유하는 ‘이동 라이프 플랫폼’으로 티맵의 쓰임새를 넓히겠다는 전략이다.
티맵모빌리티가 제시한 변화의 출발점은 사용 시간의 확장이다. 기존 티맵은 목적지를 정한 뒤 운전 직전에 실행하고, 도착하면 앱을 빠져나가는 사용성이 강했다. 회사는 이 구조를 이동 전, 이동 중, 이동 후로 넓히려 한다.
이동 전 영역에서는 장소 검색과 추천이 중심이다. 티맵모빌리티는 2024년 9월 ‘티맵 어디 갈까?’를 선보인 뒤, 목적지 입력 중심이던 앱 안에 장소 탐색 기능을 강화해 왔다. 맛집, 카페, 여행지처럼 사용자가 아직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상황에서도 티맵을 활용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성과도 일부 확인됐다. 발표에 따르면 ‘어디 갈까?’는 5월 기준 MAU 450만 명 수준까지 성장했다. 내비와 ‘어디 갈까?’를 함께 이용하는 교차 MAU도 34% 증가했다. 주행한 이용자만 남길 수 있는 ‘주행 인증 리뷰’는 누적 리뷰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월평균 16%씩 성장하고 있다.
이 수치가 중요한 이유는 티맵이 가진 데이터의 성격 때문이다. 티맵에는 연간 60억 건 수준의 트립 데이터가 쌓인다. 단순 클릭이나 조회가 아니라 실제 이동과 방문에 기반한 데이터라는 점에서 장소 추천, 경로 고도화, ETA 개선, 리뷰 신뢰도 강화에 활용될 여지가 크다.
티맵모빌리티는 여기에 AI를 결합하고 있다. 내비게이션 이용 중 대화형으로 기능을 제어하거나 장소를 추천받는 기능을 고도화하고, 일부 인기 장소에는 AI 요약 기능도 적용했다. 향후에는 티맵 안에 챗 에이전트를 연동해 사용자의 상황과 의도에 맞는 장소 검색 경험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서비스는 티맵 숏폼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최신 티맵 버전부터 숏폼 서비스를 순차 적용할 예정이다. 숏폼은 티맵이 이동 라이프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이용자 경험 콘텐츠를 확보하는 핵심 장치로 배치됐다.
티맵 숏폼의 차별점은 영상과 장소 정보의 연결성이다. 일반 숏폼 플랫폼에서 맛집이나 여행지를 발견하면 사용자는 상호명을 확인하고, 별도 지도 앱에서 다시 검색한 뒤, 거리와 주차 정보, 리뷰를 따로 확인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티맵 숏폼은 이 과정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영상 하단에는 해당 숏폼과 연결된 장소가 자동으로 노출된다. 여러 장소가 포함된 콘텐츠라면 최대 10개 장소까지 연결할 수 있다. 이용자는 영상을 보다가 장소 상세 화면으로 이동해 AI 요약, 이용자 리뷰, 메뉴 정보, 주차 정보, 거리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장하거나 바로 길 안내를 실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초기 콘텐츠는 이동과 장소 중심으로 구성된다. 맛집, 여행, 운전 팁, 블랙박스, 생활 정보성 콘텐츠가 주요 카테고리다. 티맵모빌리티는 유명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티맵 파워 유저들의 콘텐츠도 확보해 서비스 초기 콘텐츠의 양과 다양성을 마련하는 데 집중했다.
이 전략은 단순히 숏폼 유행에 올라타는 방식과 다르다. 티맵 숏폼은 조회수 중심 콘텐츠가 아니라 ‘보고, 저장하고, 실제 이동하는’ 흐름을 만들기 위한 기능에 가깝다. 숏폼이 장소 탐색의 입구가 되고, 티맵의 장소 정보와 길 안내가 이동 실행 단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티맵모빌리티가 내세운 장기 방향은 ‘비욘드 티맵’이다. 회사가 넘어서려는 대상은 다른 내비게이션 앱만이 아니다. 오히려 가장 큰 과제는 ‘티맵은 내비’라는 고정된 인식이다. 티맵모빌리티는 내비 기능을 계속 고도화하면서도, 티맵을 이동 전반에서 쓰는 서비스로 바꾸려 한다.
이를 위해 회사가 집중하는 축은 데이터, 콘텐츠, AI다. 실제 이동 데이터는 경로와 ETA를 정교하게 만드는 기반이 되고, 장소 검색어와 콘텐츠 반응 데이터는 추천 품질을 높이는 재료가 된다. 여기에 리뷰, 숏폼, 이동 로그 같은 이용자 경험 콘텐츠가 쌓이면 티맵 안에서 장소 판단에 필요한 정보가 더 풍부해질 수 있다.
이동 후 경험도 플랫폼 전략의 한 축이다. 티맵모빌리티는 ‘이동 로그’를 통해 이용자가 방문한 장소와 방문 횟수, 반복 방문지, 최근 발견한 장소, 주로 찾는 카테고리 등을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오픈 프로필, 팔로우 기능, 향후 유저 간 Q&A와 주제 기반 소셜 기능까지 준비하면서 티맵을 혼자 쓰는 유틸리티 앱에서 함께 쓰는 서비스로 바꾸려는 방향도 드러냈다.
차량 내 생태계도 중요하다. 발표에 따르면 티맵 오토는 20개 OEM, 누적 107만 대 차량에 설치돼 있다. 티맵모빌리티는 모바일 티맵과 차량 내 티맵 오토를 에이전트 중심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제시했다. 모바일에서 탐색하고 저장한 경험이 차 안으로 이어지고, 차량 이동 후에는 주변 맛집이나 인기 카페를 추천받는 식이다.
결국 티맵모빌리티의 전략은 내비게이션의 강점을 버리는 것이 아니라, 그 위에 장소 탐색과 콘텐츠, AI 에이전트, 차량 연결성을 덧붙이는 방식이다. 티맵 숏폼은 이 변화의 전면에 놓인 서비스다. 이용자가 영상을 통해 장소를 발견하고, 티맵에서 정보를 검증한 뒤, 곧바로 이동하는 흐름이 자리 잡는다면 티맵의 경쟁 영역은 내비게이션 시장을 넘어 로컬 검색과 콘텐츠 플랫폼까지 넓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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