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 전경. 사진=현대자동차
현대자동차가 신형 그랜저를 미래 기술의 시험무대로 내세웠다.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 스마트 비전 루프 등 신기술을 집약해 플래그십 세단을 기술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현대차는 9일 서울 성동구 인포멀 스퀘어에서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를 열고 연구원들이 직접 개발 과정과 핵심 기술을 소개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현대차가 기술 자체를 주제로 고객 대상 팝업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행사장에는 신형 그랜저에 적용된 핵심 기술과 개발 부품이 전시됐다. 단순한 신차 전시를 넘어 현대차가 추진하는 소프트웨어 중심차(SDV)와 전동화 전략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꾸며졌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다. 처음 적용된 플레오스 커넥트는 생성형 인공지능(AI) '글레오 AI'와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OS 기반 앱마켓을 지원한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어 현대차 SDV 전략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다.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 전시된 차세대 파워트레인 모형. 사진=권지용 기자
실내 혁신도 눈길을 끈다. 스마트 비전 루프는 고분자 분산형 액정(PDLC) 필름을 활용해 유리 투명도를 전자식으로 제어한다. 기존 파노라마 선루프보다 개방 면적은 약 42% 넓어졌고 열 차단 성능은 약 30% 향상됐다.
전동식 에어벤트도 처음 적용됐다. 송풍구를 히든 타입으로 설계해 실내 디자인 완성도를 높였고, 플레오스 커넥트와 연동해 풍향과 공조 기능을 직관적으로 제어할 수 있도록 했다.
편의사양도 강화했다. 신형 그랜저에는 애플 맥세이프 호환 듀얼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을 탑재했다. 애플의 MFi(Made for iPhone) 인증을 받아 아이폰 사용자도 맥세이프 방식의 무선 충전을 이용할 수 있다. 충전 패드 내부 공기 유로와 냉각팬 성능도 개선해 장시간 충전 시 발열을 줄였다.
운전자 보조 기술도 확대됐다. 기억 후진 보조(MRA)는 최대 50m 전진 주행 경로를 저장한 뒤 같은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후진한다.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PMSA)는 현대차 내연기관·하이브리드 차량 가운데 처음 적용됐다. 저속에서 장애물을 감지한 상태에서 급가속이 발생하면 구동력을 제한하고 필요하면 자동 제동까지 수행해 충돌 위험을 줄인다.
9일 서울 성동구에서 열린 '더 뉴 그랜저 테크 팝업 스토어'에서 이성백 현대차 전동화소음진동시험팀 책임매니저가 기술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권지용 기자
동력계도 한 단계 진화했다. 신형 그랜저는 현대차그룹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1.6 터보 엔진과 결합해 국내에서 처음 적용했다. 앞서 2.5 터보 하이브리드에 선보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1.6 터보 모델까지 확대 적용한 것이다.
특히 엔진 시동을 담당하는 P1 모터를 엔진에 직접 연결하는 구조를 적용해 엔진 정지 위치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엔진 정지각 제어' 기술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엔진 재시동 시 발생하는 진동을 최대 51% 줄였고, P1·P2 모터 역위상 제어를 통해 실내 부밍 소음도 약 3dB 개선했다.
현대차가 신기술을 그랜저에 가장 먼저 적용하는 데에는 상징성이 있다. 1986년 첫 출시 이후 그랜저는 현대차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자리 잡으며 주요 신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이는 역할을 맡아왔다. 이번에도 차세대 하이브리드와 SDV 기술을 그랜저를 통해 먼저 공개하며 향후 다른 차종으로 확대 적용하기 위한 기술 쇼케이스 역할을 맡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차 관계자는 "그랜저는 지난 40년간 현대차의 새로운 기술을 가장 먼저 선보여온 대표 플래그십"이라며 "앞으로도 고객 중심의 기술 혁신을 통해 차별화된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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