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서 우승컵을 두 개나 들어 올렸던 외국인 명장이 9일 자신의 SNS에 의미심장한 게시물을 올렸다. 한국 팬이 남긴 간절한 러브콜을 그대로 자기 계정에 공유하며, 한국 축구대표팀 지휘봉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K리그 전북 현대 팬들의 환호를 받는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이 인물은 지난 시즌 국내 프로축구 리그를 평정한 뒤 사우디아라비아행을 택했다가 한 달 만에 짐을 싸야 했던 거스 포옛 전 전북 현대 감독이다. 포옛 감독은 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한국 대표팀 감독직과 관련된 팬 게시물을 잇달아 올렸다. 한 팬은 "꼭 대한민국 대표팀 감독으로 와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에) 의지를 표명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메시지를 남겼고, 포옛 감독은 이 게시물을 태극기 이모티콘과 함께 자신의 계정에 공유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직을 향한 의지를 드러낸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앞서 8일에는 MBC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다 공식적인 입장도 내놓았다. 포옛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직에 관심이 있으며 대한축구협회(KFA)가 제시하는 절차를 따를 것"이라며 "지원서 제출과 면접, 프레젠테이션 등 어떤 과정에도 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국 대표팀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후 홍명보 감독이 자진 사퇴하면서 사령탑이 공석이 된 상태다. 대한축구협회는 전력강화위원회를 중심으로 후임 감독 선임 작업에 착수했다.
포옛 감독은 2024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경질 이후에도 한국 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검토된 바 있다. 당시 이임생 전 대한축구협회 기술총괄이사가 유럽에서 직접 면접까지 진행했지만, 최종적으로 지휘봉은 홍명보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조사에서 홍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가 드러나며 큰 논란이 일었고, 포옛 감독 역시 당시 자신이 최종 후보에서 탈락한 사실을 홍 감독 선임 보도를 통해 뒤늦게 알게 됐다며 불만을 드러낸 적이 있다.
대표팀행은 불발됐지만 포옛 감독은 한국 축구와 인연을 이어갔다. 2024년 12월 전북 현대 모터스 지휘봉을 잡은 그는 2025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을 동시에 제패하며 2관왕 달성했다. 직전 시즌 사상 초유의 강등 위기에 몰렸던 전북을 부임 첫해 곧바로 정상 궤도에 올려놓으며 지도력을 입증했다.
다만 가장 최근 행보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전북을 떠난 포옛 감독은 지난 4월 사우디 프로리그 알 칼리즈 사령탑을 맡았지만 7경기에서 2승 5패에 그쳤고, 약 한 달 만에 단기 계약이 만료되며 팀을 떠났다.
한국 축구와 인연이 깊은 거스 포옛 감독 / 거스 포옛 감독 인스타그램
우루과이 출신인 포옛 감독은 선수 시절 첼시와 토트넘 홋스퍼에서 활약했고 우루과이 국가대표로도 뛰었다. 은퇴 후에는 스윈던 타운, 리즈 유나이티드, 토트넘에서 수석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고,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서 정식 감독 커리어를 열었다. 이후 선덜랜드에서는 EPL 잔류와 리그컵 준우승을 이끌었고, 그리스 AEK 아테네와 스페인 레알 베티스, 프랑스 지롱댕 보르도, 중국 상하이 선화, 칠레 우니베르시다드 카톨리카 등 다양한 리그를 거쳤다. 2022년부터는 그리스 축구 국가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유로 2024 플레이오프까지 팀을 이끌었다.
한국 선수와의 인연도 깊다. 토트넘 수석 코치 시절 이영표를 지도했고, 선덜랜드 감독 시절에는 임대생 신분이던 기성용을 주전으로 기용해 성장시켰다. 지동원 역시 선덜랜드에서 그의 지도를 받았다.
현재 무직인 포옛 감독은 한국 선수와 K리그에 대한 이해도까지 갖췄다. 단순히 후보로 거론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지원 의사를 밝힌 데 이어 팬들의 메시지까지 공유하며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향한 관심을 분명히 드러냈다.
2027년 1월 사우디아라비아 아시안컵까지 남은 시간은 많지 않다. 한국 대표팀이 후임 사령탑 선임을 준비하는 가운데, 2년 전 선택받지 못했던 포옛 감독이 이번에는 태극전사들을 이끌 기회를 얻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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