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하는 대전청소년모임 '한밭' 모습. /연합뉴스
"단 한 명의 학생도 소외되지 않는 교육 복지를 실행하겠습니다."
취임사에서 화합을 강조한 대전 교육감 눈앞에서, 정책에 반대하는 중학생이 성인 남성들에게 팔다리를 붙잡힌 채 끌려나가는 일이 벌어졌다.
지난 1일 대전시교육청에서 열린 오석진 교육감 취임식에서 이른바 '입틀막' 논란이 불거졌다.
대전 청소년 모임 '한밭' 활동가인 중학생 성령 군은 이날 행사장 단상 앞으로 나가 1인 피켓 시위를 벌였다. 교육감 직속 교권신장담당관 설치가 일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며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하지만 대화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성령 군은 현장에서 피켓을 훼손당하고 강제로 퇴장 조치됐다.
"누구도 돕지 않았다"⋯최소한의 경고도 없었던 강제 제압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성민 군은 당시의 아찔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증언했다.
성령 군은 "소리 지르자마자 교육청 직원들이 저에게 달려와 피켓을 뺏고 손을 잡고 강제로 밀고 나갔다"며 "끌려가는 도중에 '내가 나가겠다' 소리치기도 하였고 교육감님 도와주십시오' 했는데 행사장 안에 있던 누구도 도와주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물리력을 행사하기 전 '계속하면 퇴장시키겠다'는 최소한의 제지나 경고조차 없었다.
성령 군은 "나중에 교육감과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줄 테니 나가서 대화하자고 이야기했다면, 저도 순순히 피케팅을 멈추고 나갈 의향이 충분히 있었다"며 "그런 말 없이 그냥 강제적으로 끌고 나가니까 저도 매우 당황하고 좀 분노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 교육감은 끌려나가는 학생을 향해 "오해가 있는 것 같으니 설명을 드리겠다", "교권 보호라는 건 우리 학생들의 학습권과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행사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진행됐고, 출동한 경찰이 성령 군의 인적 사항을 확인한 뒤에야 상황은 일단락됐다.
대전교육청 "위험한 상황, 업무방해 해당" 주장
이번 사태를 두고 교육청 측은 형법상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행위였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업무방해죄는 위력 등을 사용해 타인의 업무를 방해했을 때 성립한다.
방송에 출연한 유승민 작가는 교육청 담당자의 해명을 인용하며 "당시 행위를 굉장히 위험한 상황으로 봤고, 업무방해에 해당하는 행위였기 때문에 그렇게 조치를 취했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전했다.
또한 피켓을 반으로 부수며 훼손한 남성에 대해서 교육청은 "직원이 아니라 현장에 있던 일반 시민으로 추정된다"고 선을 그었다.
행사장 안에서 청소년에게 물리력을 행사하고 재물을 손괴한 사람의 신원조차 명확히 특정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교육 공동체의 합의가 필요한 정책에 대해 당사자인 학생이 의견을 표명한 것을 두고 물리력으로 대응한 것은 민주적이지 못하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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