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스킨십이 있었더라도 특정 신체 접촉이 상대방 의사에 반하면 강제추행이 될 수 있다. / AI 생성 이미지
데이팅 앱으로 만난 여성과 네 번의 만남을 가진 A씨. 이전까지 스킨십은 물론 뽀뽀까지 했지만, 마지막 만남에서 허벅지를 만지자 여성은 돌변해 ‘고소하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이전의 스킨십에 대해서는 별다른 말이 없었는데, 갑자기 성추행으로 고소당할 위기에 처했다면 혐의가 성립할까?
이전 스킨십 있었어도...마지막 접촉, '의사에 반하면' 추행될 수 있어
A씨 사례처럼 이전까지는 자연스럽던 신체 접촉이 어느 순간 갑자기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다. 변호사들은 과거에 스킨십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이후의 모든 신체 접촉에 대한 동의까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강제추행죄는 문제가 된 특정 신체 접촉 당시 상대방의 의사에 반했는지가 핵심 기준이기 때문이다.
법무법인 한강 허은석 변호사는 “이전 만남에서 스킨십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후의 신체 접촉까지 모두 동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법무법인 대한중앙 하영우 변호사 역시 “이전 만남에서 분위기가 좋았거나 뽀뽀가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이후 모든 스킨십에 동의한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법적으로도 자신이 예상하거나 동의한 범위를 넘어서는 신체 접촉은 언제든 거부할 수 있다고 본다. 따라서 네 번째 만남에서의 허벅지 접촉은 이전의 스킨십과 별개로, 그 행위 자체의 강제성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묵시적 동의 주장하려면...'객관적' 정황이 중요
물론 A씨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 있다. 이전 만남들에서의 분위기나 상대의 행동을 근거로 '묵시적 동의'가 있었다고 주장해 볼 여지는 있다.
법률사무소 유(唯)의 박성현 변호사는 “지속적으로 호의적인 태도로 만남을 이어왔고, 해변에서 뽀뽀를 하거나 향후 잠자리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을 언급한 점 등은 묵시적 동의나 상호 호감에 의한 신체접촉이었음을 증명하는 방어 증거가 된다”고 말했다.
결국 A씨의 행동이 강제추행의 '고의'가 없는, 상호 교감 하에 이뤄진 행동이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관건이다. 이를 위해서는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내용, 만남의 구체적인 경위 등 객관적인 자료를 통해 친밀한 관계였음을 증명해야 한다.
법무법인 태희 민경남 변호사는 “이전의 만남들에서 형성된 친밀도를 입증한다면, 강압적인 목적이나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해 볼 여지가 존재한다”고 조언했다.
거짓말과 '부담스럽다'는 신호...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하지만 A씨에게 불리한 정황도 분명히 존재한다. A씨가 기혼 사실을 숨기고 '별거 중'이라고 거짓말한 점, 그리고 상대방이 세 번째 만남에서 보인 태도 변화는 수사기관에서 중요하게 볼 수 있는 지점이다.
상대방은 세 번째 만남에서 A씨가 옆자리로 가려고 하자 웃으며 피했고, "유부남이라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는 신체 접촉에 대한 소극적 거부 의사로 해석될 수 있다.
법무법인(유) 에스제이파트너스 윤승진 변호사는 “3번째 만남에서 자리를 피한 행위는 사실상 '명시적 거부'로 해석될 위험이 크다”며, 이를 무시하고 4번째 만남에서 또 신체 접촉을 시도했다면 추행으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하영우 변호사 또한 “결혼 여부를 별거 중이라고 말한 부분과 실제 합거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부분은 상대방이 기망감과 분노를 느꼈다는 주장으로 이어질 수 있어, 방어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고소하겠다'는 말 들었다면…섣부른 사과는 금물
만약 상대방이 고소 의사를 밝혔다면 섣부른 행동은 피해야 한다. 특히 사과를 하거나 합의를 시도하는 것은 혐의를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KB 김태안 변호사는 “지금은 상대방에게 사과 연락을 해 불리한 정황을 남기거나 대화 내역을 임의로 삭제하는 행동을 명확히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신 만남 전후의 카카오톡 대화, 데이트 비용 결제 내역, 동선 등 두 사람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여줄 자료를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대청 김희원 변호사는 “데이팅 앱에서 만났을 때 메시지 자료, 카톡 대화 내용 등을 반드시 보관하고, 여러 차례 만난 정황과 통화 내역 등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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