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경기마다 기복이 심해 ‘롤러코스터 같다’는 혹평을 받기도했다. 올 시즌은 다르다. 구위만 좋아진 것이 아니다. 마운드 위에서 경기를 풀어가는 방식, 등판을 준비하는 과정, 결과를 받아들이는 태도까지 한층 성숙해진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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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균안은 지난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타이거즈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롯데는 타선의 화끈한 지원 속에 11-3으로 이겼고 나균안도 시즌 5승(ㅕ패)째를 거뒀다.
또한 나균안은 개인 통산 KIA전 첫 승을 신고했다. 이전까지 KIA를 상대로 승리 없이 8패를 기록했던 악연도 끊었다. 그동안 맞대결에서 번번이 무릎 꿇었던 KIA 외국인투수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승리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컸다.
나균안은 기록보다 과정에 초점을 맞췄다. 그는 경기 후 “KIA전 첫 승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걸 의식했다면 오히려 내가 가진 퍼포먼스를 못 냈을 것”이라며 “내 투구에 집중하려 했다. 야수들이 수비와 공격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선발투수로서 안정감이다. 나균안은 올 시즌 롯데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키고 있다. 승운이 덜 따랐지만 평균자책점은 3점대(3,90)를 유지하고 있다. 이젠 더이상 선발로테이션을 오르락내리락하는 투수가 아니다. 당당히 선발진을 떠받치는 한 축으로 자리매김했다. 2021년 포수에서 투수로 전향한 뒤 기대와 아쉬움이 반복됐다면 이제는 계산이 서는 선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균안은 “캠프 때부터 많이 준비했다. 비시즌과 캠프에서 이재우 코치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며 밸런스, 던지는 방향, 선발로서 준비하는 방법을 계속 얘기했다”며 “야구장뿐 아니라 식사할 때도 이야기를 나눴다. 그 노하우가 지금 꾸준히 던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라고 했다.
투구 내용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주무기 포크볼 의존도가 컸다. 올해는 카운트를 잡는 방식이 다양해졌다. 포심과 커터를 중심으로 카운트를 잡고 결정적인 순간 포크볼을 구사한다. 나균안은 “공격적인 피칭을 하다 보니 포크볼을 던지기 전 다른 구종으로 카운트를 잡는다”며 “포크볼을 조금 아끼고 위기 때 쓰면서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멘탈도 단단해졌다. 이날 9-0으로 앞선 6회, 연속 안타를 맞고 2실점한 뒤 교체됐을 때 나균안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점수 차가 있는 상황에서 쉽게 갈 수 있었고, 충분히 더 이닝을 가져갈 수 있었다”며 “6회를 마무리하지 못해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고 했다.
더 던지고 싶다는 의지도 강했다. 나균안은 마운드에 오른 김상진 투수코치에게 “감독님한테 한 번만 말려달라고 했다”고 털어놨다. 김태형 감독의 결정은 교체였다. 나균안은 “아쉬웠다”고 했다. 그 아쉬움은 불만이 아니라 선발투수로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싶다는 의지이자 승부욕이었다.
나균안의 다음 목표는 명확하다. 규정이닝(144이닝)이다. 데뷔 후 한 번도 규정이닝을 채운 적이 없다. 지난해 기록한 137⅓이닝으 개인 최다이닝이다.
나균안은 “첫 번째 목표는 이닝이다. 선발투수가 가져가야 하는 이닝을 길게, 많이 던지고 싶다”고 말했다. 전반기 성적에도 스스로 점수를 매기지 않았다. “아직 갈 길이 멀다. 더 하고 싶은 것도, 이루고 싶은 것도 많다”는 것이 이유다.
롯데는 올 시즌 선발진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돌아가며 반등의 발판을 만들고 있다. 그 중심에 나균안이 있다. 그는 “선발뿐 아니라 팀 전체가 잘 준비한 것을 유지하려고 한다”며 “좋은 시너지를 서로 나누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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