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먼트뉴스 이민호 기자]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사랑 호르몬'으로 알려진 옥시토신을 억제하는 방식의 새로운 건선 치료법이 개발됐다.
미국 바이오허브 연구팀은 AI와 유전자 가위(크리스퍼) 기술로 새로운 건선 치료 표적을 발굴하고, 이를 억제하는 바르는 약이 동물실험에서 기존 주사제와 비슷한 수준의 치료 효과를 보였다고 8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건선은 전 세계 약 1억2500만명이 앓는 만성 피부 질환이다. 기존에는 스테로이드 연고나 주사 형태의 생물학적 제제 등으로 치료했지만, 비싼 비용과 면역체계 전반을 억제하는 부작용 등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건선 발병의 주요 부위인 피부 가장 바깥 세포 '각질형성세포'에 대한 대규모 유전자 가위 스크리닝을 세계 최초로 진행했다. 기존 방식으로는 유전자 편집 물질 전달이 어려웠지만, 연구팀은 원심력을 이용한 새로운 기술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를 통해 약 1만9000개 유전자를 분석한 연구팀은 AI 모델 '버추얼크리스퍼'를 활용해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치료 표적을 찾아냈다. AI는 기존 연구에서 거의 주목받지 못했던 '옥시토신 수용체'(OXTR)를 핵심 후보로 지목했다.
연구팀은 옥시토신 수용체 작용을 막는 화합물 '클리고시반'과 또 다른 후보 물질을 겔 형태로 만들어 건선을 유발한 쥐에게 발랐다. 그 결과, 5일 만에 질병 심각도가 감소했으며 일주일 후에는 기존 주사 치료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피부 두께가 정상화되고 염증 신호가 줄어드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클리고시반은 염증 증상 완화뿐 아니라 만성 건선의 근본 원인인 '피부 장벽 기능 장애'까지 개선하는 효과를 보였다.
연구에 사용된 화합물들은 이미 다른 질병 치료에 사용돼 안전성이 입증된 만큼, 향후 임상시험 등 후속 연구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를 이끈 샤나 켈리 바이오허브 회장은 "AI와 정교한 실험 기술을 결합해 질병 연구의 전 과정을 가속화했다"며 "건선 및 다른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을 환자들에게 더 빨리 제공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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