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감 이유로 아동학대 판단 안 돼”…교원단체도 주목한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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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감 이유로 아동학대 판단 안 돼”…교원단체도 주목한 판결

이데일리 2026-07-09 10:23: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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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기자] “아동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는 행동으로 보이지만 이것만으로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이미지=제미나이 생성


최근 대법원이 1·2심에서 아동학대 유죄로 판단한 판결을 뒤집으면서 교육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법조계와 교육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최근 아동복지법 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초등학교 교사 A씨에게 벌금형을 선고한 2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사건은 2019년 6월에 일어났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담임 A교사는 체육수업 수행평가 결과에 대한 B학생의 항의를 듣고 다른 학생들의 진술을 토대로 이를 거짓말로 판단했다. A교사는 이어진 수업 시간 중 B학생에게 “너 왜 거짓말을 해. 사기꾼. 너희들은 쟤처럼 거짓말하는 애가 되지 마라”고 말한 뒤 반성문을 쓰게 했다.

A교사는 이어 같은 날 학교 알림장 어플리케이션에 B학생을 지칭하면서 “여러 사람이 봤다고 하는데도 끝까지 우기고 억울하다고 거짓말을 합니다”라는 글을 게시했다. 다음 날에는 B학생의 부친으로부터 전화를 받고 화가 나 해당 학생을 학교 연구실로 데려간 뒤 “너희 부모는 너 유치원 다닐 때도 난리를 쳤겠지”라고 말했다.

검찰은 이런 A교사의 행위를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며 재판에 넘겼고 1·2심은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수업 시간의 발언과 알림장 게시 행위가 피해 아동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지만 이것만으로 아동의 정신 건강·발달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는 정서적 학대 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의 이런 판단은 정서적 학대 행위를 명시한 아동복지법이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와 유기 및 방임행위를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한 아동복지법의 입법체계를 종합해 보면 정서적 학대란 아동의 마음 자세·태도가 정상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는 것을 저해하거나 현저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고 규정했다. 정서적 학대가 유죄 판결을 받으려면 ‘신체에 손상을 주거나 유기 또는 방임하는 것과 같은 정도의 행위’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특히 대법원은 B학생의 행위가 교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교사가 자신의 항의를 받아들이지 않자) 이어진 수업 시간에서도 계속해 항의하고 급기야 피고인에게 대들기까지 했다”며 “이 사건 수업 시간 발언과 게시 글의 계기가 된 피해 아동의 행위는 교실에 있던 다른 학생들의 학습권과 담임교사인 피고인의 교권을 침해하는 수업 방해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이어 “교육적 조치 과정 중 피해 아동의 거짓말이 심각한 잘못이라는 점을 강조하다가 자신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피해 아동을 따끔한 지적으로 진정시키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며 “연구실 발언도 피해 아동이 자신의 부모에게 수행평가 과정에서 있었던 일을 거짓으로 말했다는 피고인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여 훈계·훈육 등의 교육적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덧붙였다.

교원단체는 지금까지의 관행을 깬 의미 있는 판결이란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승혁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대변인은 “교사의 언행에 사소한 흠결만 있어도 기계적으로 아동학대 행위로 판단하던 법원 관행에 제동을 건 매우 의미 있는 판례로 환영한다”며 “아동에 대한 정서적 확대 행위의 성립 여부는 이번 대법원의 판례처럼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경희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대변인도 “대법원은 교사의 행위가 피해 학생의 정신건강이나 정상적 발달을 저해할 정도의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학대의 고의 역시 인정할 수 없음을 분명히 했다”며 “이는 교사의 정당한 생활지도와 교육적 조치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확대해 온 흐름에 분명한 제동을 건 상식적이고 의미 있는 판결”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발생하는 생활지도와 교육활동을 아동학대 사건과 동일한 기준으로 판단하는 현재의 법체계는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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