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임찬규(34)가 '천적' 최형우(43·삼성 라이온즈)와 승부에 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회복 탄력성으로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임찬규는 스피드가 떨어져도 제구력과 영리한 운영으로 타자와 승부하며 제2의 전성기를 열었다. 염경엽 LG 감독은 구속이 떨어지는 투수에게 "임찬규를 본받으라"고 강조한다.
그런 임찬규도 '현역 최고령 선수' 최형우만 만나면 고개를 떨구기 일쑤다. 임찬규는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최형우에게 선제 홈런을 포함해 2타수 2안타 2타점을 허용했다.
임찬규는 "지난해 라이온즈파크와 잠실에서 삼성을 상대로 (4경기 3승, 평균자책점 2.74로) 기록이 좋았다. 그런데 최형우 선배가 삼성으로 옮기면서 달라졌다. 최형우 선배가 KIA에서 뛸 때도 만나면 힘든 상대였다"고 털어놓았다. 임찬규는 최형우와 통산 맞대결서 타율 0.390(59타수 23안타) 6홈런 26타점으로 열세다.
이날 역시 마찬가지였다. 임찬규는 0-0이던 1회 말 2사 1루에서 최형우에게 던진 한가운데 시속 117㎞ 체인지업을 통타당해 2점 홈런을 맞았다. 그는 "형우 선배님 앞에 주자를 주지 말자 생각했는데, 공이 좀 빠져서 앞 타자(구자욱)에게 볼넷을 내줬다"고 곱씹었다. 2-2로 맞선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와 7구 승부 끝에 슬라이더를 던져 안타를 내줬으나 1회 2점 홈런을 제외하면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야수진의 수비 도움도 있었지만, 임찬규 스스로 달라진 덕분이다.
영리한 임찬규는 "(2번 타자) 김성윤을 상대로 슬로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아서 (4번 타자) 최형우 선배와 슬로 체인지업으로 승부했는데 결국 홈런을 맞았다. 그래서 빠른 체인지업으로 경기 운영을 바꿨다"고 설명했다.
임찬규는 이날 5이닝 6피안타 2실점 호투로 하루 만에 팀의 1위 탈환을 이끌었다. 자신이 왜 LG의 '토종 에이스'인지 확실하게 보여줬다.
LG는 이날 경기가 상당히 중요했다. 전날(7일) 앤더스 톨허스트-아리엘 후라도 에이스 맞대결에서 2-9로 패해 39일 만에 선두를 뺏겼기 때문이다. 염경엽 감독은 8일 경기 전 "전반기 마무리를 앞둔 시점에서 이번 3연전을 주도할 수 있는 어제 경기가 굉장히 중요했다"라고 곱씹었다.
만일 8일 경기에서 졌더라면 9일 전반기 최종전과 관계 없이 1위를 내줄 뻔했다. 그러나 LG는 임찬규의 호투를 발판 삼아 8일 경기 승리로 하루 만에 1위를 탈환했다.
경기 뒤 임찬규는 "정말 중요한 경기라고 생각했다. 보통의 정규리그 경기보다 더 힘든 경기였는데, 타선이 많이 도와줬다. 1위를 탈환하는데 뜻깊은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반겼다.
임찬규는 이날 승리로 시즌 9승(2패)째를 달성했다. 아담 올러(KIA 타이거즈) 최민석(두산 베어스)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78다.
임찬규는 3~4월 평균자책점 5.58로 불안한 출발을 보였다. 그 사이 송승기가 토종 에이스로 발돋움했다. 염경엽 감독은 임찬규를 불러 면담하며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최근 몇 년간 활약하며 상대 타자에게 어느 정도 노출된 만큼 변화를 주문했고, 임찬규는 5월 이후 6승 1패 평균자책점 2.30으로 제 모습을 되찾았다.
치열한 선두 다툼 중인 LG가 통합 2연패 목표를 이루려면 삼성을 반드시 넘어야 한다. 임찬규는 "다음부터는 형우 선배와 좀 더 빠른 승부를 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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