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는 패스, 지방공사는 탈락" 주택 공급 막는 1년짜리 행정 심사 걷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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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는 패스, 지방공사는 탈락" 주택 공급 막는 1년짜리 행정 심사 걷어낸다

청년투데이 2026-07-09 08:37: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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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투데이=장효남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달리 각 지방자치단체의 도시개발공사가 추진하는 공공주택 사업에만 의무적으로 적용되어 온 대규모 투자 타당성 심사 제도를 전면 면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법령상 의무 공급 대상인 서민 주거 안전판 사업이 정작 지자체 행정 절차와 이중 규제에 발목이 잡혀 통상 1년 이상 지연되고 서민들의 분양가 상승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조치다.

복기왕 의원. 사진=복기왕 의원실
복기왕 의원. 사진=복기왕 의원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복기왕 의원(충남 아산갑)은 지방개발공사의 공공주택 사업 추진 절차를 획기적으로 간소화하고 행정적 낭비를 제거하기 위해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법률안」과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각각 대표발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번 패키지 개정안은 공공주택을 신속하게 공급해 서민의 주거복지를 강화하려는 목적을 담고 있다.

현행 지방공기업법 구조를 살펴보면, 시·도가 설립한 지방개발공사가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의 신규 투자사업을 추진할 때는 예외 없이 외부 전문기관의 사전 타당성 검토를 거쳐 지방의회 의결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있다. 이는 본래 대규모 재정이 투입되는 사업의 재정적 타당성과 필요성을 사전에 엄격히 점검해, 자칫 발생할 수 있는 방만한 투자와 이로 인한 지방재정 부실화를 예방하기 위해 도입된 지방재정투자심사 제도의 핵심 틀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전 방지책이 국가적 과제이자 법령상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공공 임대주택 및 공공 분양주택 사업에까지 획일적으로 적용되면서, 정작 현장에서는 주택 공급의 시기를 놓치게 만드는 대표적인 규제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 주택시장의 안정을 위해 신속한 공급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점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편의주의적 절차가 공익 사업의 발을 묶고 있다는 비판이 지속 제기된 이유다.

실제 데이터가 증명하는 실태는 더욱 심각하다. 복기왕 의원이 공개한 최근 6년간의 실적 자료에 따르면, 전국 지방개발공사가 신청한 공공주택 타당성 검토 총 51건(분양주택 28건, 임대주택 23건) 가운데 무려 절반 이상인 26건(51.0%)이 심사 단계에서 '타당성 없음' 판정을 받아 탈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를 유형별로 자세히 들여다보면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분양주택의 경우 28건 중 18건인 59.4%가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주거 취약계층을 위한 임대주택 역시 23건 중 8건인 40.0%가 심사 문턱을 넘지 못했다. 관련 법령에 의거해 무조건 공급해야 하는 법정 물량임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와 외부 전문기관의 재정성 심사 잣대에 가로막혀 사업 자체가 첫 삽도 뜨기 전에 표류해 온 셈이다.

시간과 비용의 소모도 극심하다. 일반적으로 외부 기관의 타당성 검토 자체에만 약 7~8개월의 기간이 소요되며, 검토가 끝난 이후에도 지방공사 내부 심의와 자치단체장 보고, 최종 지방의회 의결 절차를 밟는 데 평균 4개월의 시간이 추가로 더 붙는다. 이 때문에 정상적인 공공주택 사업이 단순히 심사를 통과하기 위해서만 최소 1년이 넘는 행정 공백 기간을 강제로 감수해야 하는 실정이다. 아울러 검토에 들어가는 순수 행정 비용 또한 건당 기본 7000만 원에 달하며, 사업의 규모가 크거나 난이도가 높을 경우 할증 비용까지 추가되어 지방공사의 재정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

가장 큰 모순은 동일한 공공주택 공급 사업을 시행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의 차별 대우와 형평성 문제다. LH가 추진하는 공공주택 사업의 경우, 과거 기획재정부가 '법률상 의무적으로 공급해야 하는 공공주택 사업은 예비타당성조사를 수행할 실익이 낮다'는 취지로 내린 유권해석에 근거해 사전 예타 조사를 전면 면제받고 있다. 똑같은 성격의 서민 주택을 공급하는데도 국가 공기업인 LH는 규제를 면제받고, 지방자치단체 공기업인 지방공사만 의무 조항에 묶여 역차별을 당하는 이중 구조가 유지되어 온 것이다.

복기왕 의원은 이러한 제도적 모순과 이중 규제를 확실하게 뜯어고치기 위해 법안 두 개를 동시에 개정하는 입법 전략을 취했다. 먼저 「지방공기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해 지방공사가 주택법에 따른 공공택지에서 시행하는 공공주택지구조성사업과 공공주택건설사업을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 제외 대상 명단에 명확하게 신설해 수록했다.

동시에 「공공주택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에도 특례 조항(안 제52조의3)을 신설하여, 지방공사가 공공주택사업자로서 시행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지방공기업법상의 타당성 검토 규정에도 불구하고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특별법 우선 원칙을 적용했다. 이는 과거 지방공기업법 내에 일부 면제 조항이 존재했음에도 행정부의 해석에 밀려 현장에서 제대로 실효성을 갖지 못했던 전례를 감안해, 두 법률의 유기적 동시 개정으로 면제 근거를 확실하게 이중으로 다져두겠다는 포석이다.

이번 양대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지방개발공사도 LH와 마찬가지로 별도의 사전 타당성 검토 절차 없이 즉각적으로 공공주택 사업에 착수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행정 절차가 대폭 생략됨에 따라 전체적인 사업 기간은 최대 약 10개월 이상 대폭 단축될 것으로 보이며, 건당 최소 7000만 원 이상의 불필요한 심사 비용도 아낄 수 있게 된다.

특히 부동산 개발 사업의 특성상 행정 절차 지연으로 인한 기간 연장은 고스란히 금융 이자 상승과 사업비 증가로 이어지고, 결과적으로 최종 분양가나 임대료를 끌어올리는 주된 원인이 된다. 따라서 이번 규제 완화는 단순히 행정 절차의 단축을 넘어 서민 주택의 분양가 상승 압박을 근본적으로 완화하는 긍정적인 도미노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무조건적인 면제로 발생할 수 있는 지자체의 감시 공백을 막기 위한 안전장치도 마련했다. 개정안은 타당성 검토를 면제받는 대신, 지방공사의 사장이 신규 투자사업 타당성 검토 제외 사업의 구체적인 내역과 사유를 지체 없이 관할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지방의회에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해 최소한의 민주적 통제와 사후 감독 기능은 유지하도록 조율했다. 입법 형식에 따라 지방공기업법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공공주택 특별법 개정안은 공포 후 3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각각 시행될 예정이다.

국토교통위원회 민주당 간사로서 이번 입법을 주도한 복기왕 의원은 "공공주택은 법으로 규정된 국가 최소한의 서민 주거 안전판인데, 정작 서민을 위한 집을 짓는 내부 행정 심사 단계에서만 1년이 넘는 세월 동안 발이 묶여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복 의원은 "당장 주거 안정이 절실한 민생 현장의 국민이 단 하루라도 더 빨리 새집에 들어가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공급을 가로막는 불필요한 이중 행정 규제부터 과감하게 걷어내고 개정안의 신속한 국회 통과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강력한 입법 의지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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