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MBK·홈플러스 투자 후폭풍…국민연금 6000억 손실, 사모펀드 책임론으로 번지나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이슈+]MBK·홈플러스 투자 후폭풍…국민연금 6000억 손실, 사모펀드 책임론으로 번지나

비즈니스플러스 2026-07-08 19:15:00 신고

3줄요약
사진=AI 생성 이미지.
사진=AI 생성 이미지.

홈플러스 투자에 투입된 국민연금 자금 6000여억원이 사실상 전액 손실로 인식되면서 MBK파트너스의 운용 책임과 국민연금의 투자 관리 체계를 둘러싼 논란이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정치권은 MBK에 대한 추가 투자 중단과 투자금 회수를 압박하고 있고, 금융당국은 출자자(LP) 이익 침해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안이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국내 사모펀드(PEF) 산업의 신뢰와 공적연기금의 대체투자 원칙을 다시 쓰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 기업회생절차가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지만 논란은 오히려 확산하고 있다. 법원의 회생절차 폐지 결정으로 기업 정상화 여부와 별개로 투자 손실은 기정사실화되고 있고, 그 책임을 둘러싼 공방도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정치권의 움직임이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는 오는 9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과 간담회를 열고 MBK에 대한 추가 출자 중단과 회수 가능한 투자금의 조속한 회수를 요구할 예정이다. 국민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국민연금이 보다 적극적으로 수탁자 책임을 행사해야 한다는 것이 정치권의 문제의식이다.

금융감독원이 MBK에 대해 직무 일부 정지를 포함한 중징계를 의결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러한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의 제재와 국민연금의 후속 조치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국내 PEF 시장에도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가 일반적인 투자 손실과 다른 이유는 국민연금이 투자했던 자산의 성격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2015년 MBK의 홈플러스 인수 과정에서 RCPS 5826억원과 보통주 295억원 등 총 6121억원을 투자했다. RCPS는 보통주보다 회수 우선순위가 높고 일정 조건에서는 원금과 약정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구조여서 기관투자가들이 대형 인수금융 거래에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활용하는 대표적인 투자 방식이다.

당시 계약에는 만기 5년, 연 3% 배당, 연 복리 9% 수준의 만기 수익 조건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 당시만 해도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확보된 구조라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실적 악화와 재무구조 악화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이러한 안전장치는 사실상 무력화됐다.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올해 1월 위험관리·성과보상전문위원회를 통해 RCPS 공정가치를 0원으로 평가했다. 이미 지난해 보통주도 전액 손실 처리한 데 이어 RCPS까지 모두 상각하면서 장부상으로는 투자금 대부분을 회수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물론 회계상 공정가치 평가와 실제 손실은 동일한 개념은 아니다. 향후 법적 절차나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일부 회수가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실질적인 회수 가능성이 극히 제한적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결국 논란의 핵심은 "왜 이렇게까지 됐느냐"로 모아진다. 금융당국이 가장 주목하는 부분은 RCPS 조건 변경 과정이다.

금감원은 MBK가 홈플러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의 RCPS 구조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출자자인 국민연금 등의 회수 가능성이 낮아졌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 쟁점은 이해상충이다. 사모펀드 운용사(GP)는 포트폴리오 기업의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출자자(LP)의 이익도 보호해야 하는 이중의 수탁자 책임을 갖는다. 그런데 홈플러스의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과정에서 결과적으로 LP의 권리가 약화됐다면 이는 단순한 투자 실패를 넘어 운용사의 선관주의 의무와 이해상충 관리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실제로 금융권에서는 이번 사안을 국내 PEF 역사상 GP의 수탁자 책임 범위를 판단하는 대표 사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MBK는 전혀 다른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MBK는 최근 입장문에서 "당시 결정은 홈플러스의 재무구조 개선과 기업가치 보전을 위한 합리적인 운용 판단이었다"고 밝혔다. 기업이 무너지면 투자자 역시 모두 손실을 입는 만큼 기업을 살리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출자자 이익에도 부합하는 결정이었다는 설명이다. 또 국민연금이 투자한 RCPS와 논란이 된 RCPS는 법적으로 별개의 증권이며 국민연금의 계약 조건 자체는 변경된 적이 없다는 입장도 유지하고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사실관계보다 GP가 기업 정상화를 위해 어느 수준까지 투자 구조를 조정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LP 이익 보호 의무는 어디까지인지에 대한 법적 판단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의 관심사는 국민연금의 역할이다. 국민연금은 국내 최대 기관투자가이자 국내 PEF 시장의 핵심 LP다.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이 MBK가 운용하는 여러 펀드에 약 2조5000억원 안팎을 출자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응은 단순히 홈플러스 투자 한 건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연금이 앞으로 어떤 기준으로 위탁운용사를 관리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민연금 위탁운용사 관리 기준에 따르면 법령 위반으로 기관경고 이상의 제재를 받은 운용사는 신규 선정 절차가 중단되거나 취소될 수 있다.

만약 금감원의 제재가 최종 확정되고 국민연금이 이를 근거로 MBK에 대한 신규 출자를 제한한다면 국내 PEF 시장 전체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특히 국민연금의 결정은 다른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판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히 홈플러스 투자 실패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분석이 많다. 사모펀드는 원래 높은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다. 개별 투자 실패 자체는 시장에서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운용 과정에서 이해상충이 발생했는지, LP 보호 의무가 적절히 이행됐는지, 기관투자가가 사후 감시 기능을 충분히 수행했는지는 전혀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홈플러스 사태는 결국 한 기업의 경영 실패를 넘어 한국 자본시장의 구조적 과제를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며 "국민의 노후자금을 운용하는 공적연기금의 투자 책임, 초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의 수탁자 책임, 금융당국의 감독 기능이 동시에 시험대에 오른 만큼 향후 후속 조치가 국내 대체투자 시장의 신뢰와 운용 관행을 좌우하는 분기점이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대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Copyright ⓒ 비즈니스플러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다음 내용이 궁금하다면?
광고 보고 계속 읽기
원치 않을 경우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