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지방기상청이 8일 발표한 호우 특보 및 일 강수량 분포도.
예년보다 늦어진 장마와 함께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여름철 비가 내리는 양상도 달라지고 있다. 비가 오랜 시간 고르게 이어지기보다 특정 시간대와 지역에 짧고 강하게 집중되는 형태가 두드러지면서, 전체 강수량이 많지 않더라도 침수와 안전사고 위험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대전지방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대전·세종·충남에는 곳에 따라 비가 내리다 그치기를 반복하는 가운데, 좁은 비구름대가 지나는 곳에서는 빗줄기가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 기상청은 9일까지 대전·세종·충남에 80~150㎜, 많은 곳은 20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오후 2시 15분 기준 대전과 충남 공주·계룡은 호우경보가 내려졌고, 세종, 충남 천안·보령·논산은 호우주의보, 아산·예산·홍성 등에는 이날 자정까지 호우 예비특보가 발효됐다.
최근 여름비의 특징은 짧은 시간에 몰아 내리는 것에 있다. 하루 종일 이어지는 전통적인 장맛비라기보다 소강상태를 보이다가도 특정 시간대에 쏟아붓는 형태의 강수가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양상은 지난달 충청권 강수 특성에서도 확인된다. 6월 충청권 강수량은 91.7㎜로 평년 147.6㎜의 62.1% 수준에 그치고, 강수일수도 6.3일로 평년보다 2.9일 적었다.
겉으로 보면 비가 적게 온 6월이었지만, 문제는 강수의 집중도였다. 6월 전체 강수량 가운데 19일과 20일 이틀 동안 내린 비가 64.1㎜로, 한 달 강수량의 69.9%를 차지했다. 비가 자주 내린 것이 아니라, 특정 시점에 한꺼번에 쏟아진 셈이다.
평년보다 늦게 시작된 올해 7월 장마철에도 이 같은 집중호우 가능성은 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올해 중부지방 장마는 7월 1일 시작해 평년보다 6일 늦었다.
전국적으로도 여름비의 성격은 달라지고 있다. 2025년에도 짧은 장마철로 7월 중순과 8월 전반 등 단기간에 기록적 호우가 집중됐고 폭염과 호우가 반복됐다. 특히 지난해 7~9월에는 전국 15개 지점에서 1시간 최다강수량이 100㎜를 넘는 강한 비가 관측됐다.
2020년 7월 집중호우 당시 대전에는 관측 이래 처음으로 시간당 100㎜ 안팎의 폭우가 쏟아졌고, 서구 정림동 한 아파트에서는 침수로 인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전체 강수량 못지않게 시간당 강수량이 중요한 이유다.
결국 장마철 예상 강수량뿐 아니라 시간당 강수량과 강한 비가 집중되는 시간대를 함께 살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전지방기상청 관계자는 "최근에는 같은 양의 비라도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아 위험도가 커질 수 있다"며 "장마철에는 전체 예상 강수량뿐 아니라 시간당 강수량과 강한 비가 집중되는 시간대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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