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업카드 손에 쥔 조선·철강업계...짙어지는 '하투' 전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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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카드 손에 쥔 조선·철강업계...짙어지는 '하투' 전운

아주경제 2026-07-08 18:04:2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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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나경 기자
금속노조 조합원들이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교섭 불응 원청기업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이나경 기자]
조선·철강업계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시즌에 본격 돌입했지만 노사 간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하투(夏鬪)' 전운이 짙어지고 있다. 임금과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까지 맞물리면서 노사 갈등이 최악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노동조합은 이날부터 9일까지 이틀간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투표 결과에 따라 향후 파업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포스코는 1968년 창사 이후 처음으로 파업을 맞게 된다.

포스코 노조는 이번 임단협에서 임금 인상과 성과급은 물론 우리사주 제도 확대를 핵심 요구안으로 내세웠다. 단기 보상 중심의 임금체계를 넘어 회사 성장의 성과를 장기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에선 노조가 당장 파업에 돌입하기보다는 쟁의행위권을 바탕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추가 협상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포스코 노조 관계자 역시 “오는 14일 사측에서 내놓을 제시안이 모두 나온 뒤 상황을 보고 파업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현대제철도 임단협이 난항을 겪고 있다. 노사는 현재까지 다섯 차례 교섭을 진행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노조는 지난해보다 150% 인상된 수준의 성과급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가 거세지면서 예년보다 하투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이날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청 교섭 쟁취를 위한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현재 24개 원청을 상대로 77개 지회·분회, 조합원 2만1200명이 원청 교섭을 요구하고 있지만 원청 기업들은 아직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박상만 금속노조 위원장은 "원청 교섭은 간접고용 노동자만을 위한 투쟁이 아니라 전체 금속노동자를 위한 투쟁"이라며 "원청이 계속 교섭을 거부한다면 7월 15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더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최명식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비정규직지회장은 “고용과 노동조건, 안전 문제까지 결정하는 주체는 결국 원청인 현대제철”이라며 “하청 단위 교섭만으로는 정규직 대비 임금과 복지 격차를 해소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강인석 금속노조 경남지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장은 구체적인 파업 일정을 공개하며 원청 교섭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 지회장은 “지난 7월 2일 웰리브지회와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가 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을 받았다”며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만큼 7월 23일과 25일 하청노동자 총궐기대회를 열고, 8월에는 한화오션 현장에서 파업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서는 올해 임단협이 생산 현장의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선업은 수주 호황에 따른 납기 대응이, 철강업은 업황 부진 속 생산 안정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노사 갈등이 장기화할 경우 생산 차질과 공급망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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