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내는 ESG공시] ESG공시 의무 어기면 사법처리...경제계 "대기업 상장사 공시부담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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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 내는 ESG공시] ESG공시 의무 어기면 사법처리...경제계 "대기업 상장사 공시부담 가중"

아주경제 2026-07-08 17:53:4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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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정부가 지속가능성(ESG) 공시 의무화를 앞당기면서 상장기업들의 긴장감도 커지고 있다. 공시 대상이 당초 연결자산 30조원 이상에서 10조원 이상으로 대폭 확대된 데다 거래소 공시 단계를 거치지 않고 사업보고서를 통한 법정공시를 곧바로 시행하기로 하면서 법적 책임이 한층 무거워졌기 때문이다.

경제 6단체는 지난 7일 공동성명을 통해 ESG 공시 제도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업이 시행착오를 거쳐 공시 역량을 축적할 수 있는 거래소 자율공시 단계 없이 곧바로 법정공시로 도입되면 기업의 수용성과 이행 역량이 충분히 고려될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기업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부분은 '법정공시'가 갖는 책임의 무게다. 거래소 공시는 공시 규정에 따라 정정공시 등을 통해 오류를 보완할 수 있지만 사업보고서에 포함되는 법정공시는 자본시장법상 허위공시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거래소 공시가 모의고사라면 법정공시는 수능과 같다"며 "연습 과정 없이 곧바로 법적 책임이 따르는 공시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허위 공시가 인정되면 과징금이나 형사책임뿐 아니라 기업 대표와 임직원이 소송 대상이 될 가능성도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전혀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ESG 공시는 재무제표처럼 확정된 숫자가 아니라 미래 기후위험, 탄소배출 전망, 공급망 정보 등 예측·추정 정보 비중이 높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가장 어려운 항목은 공급망 전체 배출량을 의미하는 스코프3(Scope3)다. 해외 원재료 업체와 협력사까지 포함한 탄소배출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국가별 산정 방식이 제각각이고 일부 지역은 데이터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곳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부는 이를 고려해 스코프3 공시를 대상별로 3년 유예하고, 제도 시행 초기 3년 동안은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과 행정제재, 형사처벌을 폭넓게 면제하는 세이프 하버를 도입하기로 했다. 다만 고의적인 그린워싱은 면책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경제계는 현행 면책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한 경제단체 관계자는 "의도적인 허위 공시가 아니면 보다 폭넓은 법적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준비 기간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8년 공시는 2027사업연도 자료를 기반으로 작성해야 하는 만큼 사실상 내년부터 관련 데이터를 축적해야 한다. 하지만 정부가 예고한 한국형 기후리스크 플랫폼과 공급망 ESG 플랫폼, 업종별 스코프3 가이드라인은 2028년까지 순차 구축될 예정이다. 

글로벌 규제 환경 역시 기업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연합(EU)은 ESG 공시 자체를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2026년 들어 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옴니버스 패키지'를 추진하며 적용 대상과 시기, 일부 의무를 조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일부 주 정부와 글로벌 기업의 공시는 계속되고 있으나 연방 차원의 SEC 기후공시 규칙은 사실상 추진이 중단됐다. 

송재형 한국경제인협회 지속가능경영실장은 "기후·환경 데이터 수집 체계 구축과 전문인력 양성, 내부 검증 시스템 마련에는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만큼 앞으로도 현실적인 보완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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