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하반기 농가 소득 안정과 중장기 농정 과제 달성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123대 국정과제 중 '국가 책임을 강화하는 농정 대전환'의 일환이다. 지난해 국내 농가의 농업소득이 크게 증가한 만큼 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우선 하반기 농정의 변수로 오는 8월부터 돌입하는 '농지 심층조사'가 꼽힌다. 정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위주로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집중적인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실제 농지 경작과 계약서 작성 여부 등을 확인하겠다는 방침이다.
농지 조사 상황에 따라 각종 정책의 방향도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 공익직불제 등 정부의 농업보조금 정책의 예산 집행 규모와 지출 효율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사 과정 중 부적격 수령자가 제외되면 재정 소요가 줄어드는 등 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휴경지가 늘어날 우려도 제기된다. 그동안 농지 임대차는 관행적으로 구두 계약에 의존해왔으나 심층 조사로 인해 서면 계약 전환이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서면 계약에 부담을 느낀 일부 농가가 농사를 포기해 땅을 휴경지로 방치하거나, 실경작을 해온 임차농이 경작권을 잃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상 분야에서는 CPTPP 가입을 둘러싼 논의가 하반기 농업계의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CPTPP는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기존 자유무역협정(FTA)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시장 개방을 요구한다. 농산물 관세 철폐율도 높고 예외조항을 만드는 것이 쉽지 않아 CPTPP에 가입한다면 쌀과 사과 농가의 피해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농업인 단체·농가를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노만호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 상임대표는 "CPTPP는 단순한 통상협정이 아니라 국내 농업 기반과 식량안보에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정부는 가입 추진을 중단하고 농산물 가격 안정과 생산비 부담 완화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확기 쌀값도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국내 벼 재배농가는 약 80만호로 전체 농가 수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벼 농가의 수익이 걸린 만큼 쌀값이 전체 농업소득을 좌우할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쌀값은 벼 재배면적 변화의 가늠자 역할도 한다. 쌀값이 너무 높으면 농가는 벼 대신 다른 작물로 전환할 유인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반면 쌀값이 너무 떨어지면 농가의 농업소득이 곤두박질할 것으로 보인다.
농업계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CPTPP, 수확기 쌀값 등 굵직한 현안이 많다"며 "정부의 정책 능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Copyright ⓒ 아주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