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라이더도 근로자”…법원 첫 인정, 플랫폼 노동 판도 바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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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라이더도 근로자”…법원 첫 인정, 플랫폼 노동 판도 바뀌나

투데이신문 2026-07-08 15:16:4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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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노동자와 화물노동자로 구성된 라이더-화물 대행진단이 지난 4월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 안전운임제 안착·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배달노동자와 화물노동자로 구성된 라이더-화물 대행진단이 지난 4월 28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앞에서 건당 최저임금 도입, 안전운임제 안착·확대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투데이신문 권신영 기자】배달앱 등 플랫폼을 통해 일하는 배달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한 법원 판결이 처음 나왔다. 그동안 라이더들이 개인사업자나 특수고용 종사자로 분류돼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충분히 받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온 만큼 이번 판결이 플랫폼 노동자의 법적 지위에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8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제38-1민사부는 지난 3일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지부 조합원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 및 임금 청구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일반적으로 해고무효와 해고 기간 중 임금 지급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위해서는 당사자 사이에 근로계약 관계가 존재한다는 점이 전제돼야 한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해당 라이더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회사의 계약 종료를 해고로 판단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 규정을 탄력적으로 해석해 근로관계를 실질에 맞게 규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배달 라이더가 앱에 접속해 근무하는 동안 보수를 목적으로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아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것으로 판단되는 이상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자성을 인정한 근거로 라이더가 회사의 앱을 통해서만 배달 주문을 수락하고 업무를 수행할 수 있었던 점을 들었다. 보수의 산정 기준과 지급 방식도 회사가 사전에 정한 구조에 따라 결정됐으며 배차를 비롯한 업무 내용에서도 라이더에게 온전한 결정권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라이더가 독립적인 사업자로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플랫폼을 선택해 활용한 것이 아니라 플랫폼 회사가 마련한 업무 체계 안에서 노무를 제공했다는 점이 주요 판단 근거가 됐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전날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플랫폼을 통해 일한다는 이유만으로 사용자가 사회보험, 연차휴가, 퇴직금 등 근로기준법상 의무를 회피할 수 없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라며 “플랫폼 기업은 판결 취지에 맞춰 플랫폼 노동자의 노동법상 권리를 보장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정부의 노동정책은 그동안 법원 판결에 후행해 왔다. 특수고용·플랫폼 노동자의 노동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이어졌음에도 정부가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해 충분한 역할을 하지 못했다”면서 “정부는 하루빨리 노동자 추정제도 등을 도입해 적극적인 근로감독에 나서 노동자의 권리가 정상화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국노총 또한 이날 성명을 통해 “플랫폼이라는 외형보다 실제 노동관계를 기준으로 판단한 이번 판결은 변화한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한 의미 있는 결정”이라며 “정부와 국회는 조속히 노동자추정제도를 도입하고 계약 형식과 관계없이 일하는 사람 모두에게 기본적인 노동권을 보장하는 ‘모든 일하는 사람 기본법’ 제정 등 제도적 기반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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