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팔리는 K푸드, 통관대 오른 라벨···유럽 수출 ‘현지 검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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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팔리는 K푸드, 통관대 오른 라벨···유럽 수출 ‘현지 검수’ 리스크

이뉴스투데이 2026-07-08 15: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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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라이브러리를 찾은 고객이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라면 라이브러리를 찾은 고객이 라면을 먹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뉴스투데이 한정용 기자] 유럽 시장을 점령 중인 K푸드의 약진에 제동이 걸렸다. 높아진 제품과 브랜드 위상 만큼 현지에서 요구하는 규제 허들의 기준도 덩달아 강화된 탓으로, 현지 표시 기준 충족 여부가 통관 실무의 새로운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식품수출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국내에서 이탈리아로 수출된 한국산 식품 컨테이너가 현지 당국의 합동 조사 과정에서 라벨 문제가 확인돼 행정 압류됐다.

이탈리아 농림식품주권부는 제품에 함유된 첨가물이 라벨에 기재되지 않았거나 실제 들어가지 않은 성분이 표시된 점을 문제 삼았다. 컨테이너에는 한국산 면류 제품 5115㎏이 실려 있었으며, 수입신고액만 2만8500유로(한화 약 5000만원)에 달한다.

이번 압류는 제품 위해성 논란과 별개로 라벨 표기의 정확성이 통관 판단 근거로 작용한 사례로 꼽힌다. 식품 라벨은 소비자 안내 문구를 넘어 원재료·첨가물·알레르기 성분 등을 확인하는 법적 통관 자료로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표시 관리 부담은 유럽 내 K푸드 판매 확대와 맞물려 커졌다. 농림축산식품부 수출 통계 기준 올해 상반기 유럽 권역 농식품 수출액은 4억9800만달러(한화 약 751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17.9% 늘었다. 유럽 대상 라면 수출액도 1억5030만달러(약 2268억원)로 47.5% 증가했다.

라면 등 면류 제품은 면과 분말스프, 액상소스, 향미유, 건더기 등이 함께 구성돼 성분표와 첨가물 표시가 복잡한 품목으로 꼽힌다. 배합이 바뀌었는데도 기존 라벨을 그대로 사용하거나 현지 기준과 다른 첨가물 명칭을 적용하면 통관 과정에서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U는 식품명·원재료명·알레르기 유발 물질·순중량·사업자 정보 등을 의무 표시 항목으로 규정한다. 판매국 언어 표기와 알레르기 성분 구별 표시도 요구된다. 유럽 시장에 진입하는 K푸드 제품군이 다양해질수록 성분표와 표시 문구를 현지 법령에 맞춰 관리하는 역량 자체가 수출 경쟁력의 일부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품 수출입 행정은 관세 상품 분류 단계부터 기준이 엄격한 영역”이라며 “수출사에서 특정 식품군으로 판단한 제품일지라도 수입국 당국이 이를 다른 품목으로 재분류하면 첨가물 허용 여부나 성분 표시 방식이 전면적으로 달라지므로 사전 검증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에서 라면을 끓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서울 마포구 CU 홍대상상점에서 라면을 끓이는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현지 표시 기준에 대한 사전 점검 부담이 중소 수출사에 집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 식품사는 자체 법무·규제 인력과 수입 파트너를 활용해 출하 전 라벨을 검토할 수 있지만 수출 이력이 짧은 중소기업은 어떤 항목을 어떻게 맞춰야 하는지 파악하는 첫 단계부터 벽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가공식품 수출은 HS코드 확인부터 식품군 분류, 허용 첨가물 검토, 현지어 라벨 제작, 통관 서류 준비까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소량 다품종 수출이 잦은 중소기업은 판매국마다 다른 언어 표기와 알레르기 강조 방식, 첨가물 제한 기준을 품목별로 따로 관리해야 해 실무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정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통관·위생·검역·물류·해외 인증 등을 통합 상담하는 ‘K-푸드 원스톱 수출지원 허브’를 운영하고 있다. 공사는 이와 별도로 현지 전문기관 자문과 라벨링 현지화 등을 수출업체당 연간 5000만원 한도로 지원하는 ‘현지화지원사업’도 시행 중이다.

다만 현장에서는 일반 상담과 실제 포장재 검수 사이에 거리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사 제품의 어떤 성분·문구가 현지 규정에 저촉되는지 파악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은 지원 창구가 있어도 구체적인 검증 요청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위험 지점 식별 단계가 수출사 역량에 좌우되는 구조라 지원이 필요한 기업일수록 제도 활용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K푸드의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려면 판로 개척과 마케팅 중심의 기존 지원에서 한 단계 나아가 출하 전 표시 기준 사전 점검 체계가 갖춰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중소 수출사를 대상으로 상품 분류부터 첨가물 허용 기준, 알레르기 표시, 현지어 문구까지 제품 단위로 검토하는 맞춤형 컨설팅 확대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통관 검사는 전수조사가 아니라 품목별 이력과 샘플링을 기반으로 이뤄진다”며 “진입 초기 단계의 품목이나 신규 수출 기업일수록 현지 법령에 대한 숙지가 미흡해 라벨 표기 같은 부분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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