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피는 인생도 있다는 걸 제대로 증명하니 귀감이 된다. 유튜버 침착맨이 발굴한 화제의 프랑스어 ‘교수’ 정일영(65)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새로운 ‘MZ멘토’로 급부상했다.
정일영은 지난 6일 자신이 진행하는 MBC 웹예능 유튜브 채널 ‘악성 내성인’을 통해 인하대학교 영미유럽인문융합학부 프랑스언어문화전공 초빙교수로 임용됐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간강사로 지난 30년간 강단에 서며 기다림 끝 얻어낸 기회에 축하가 쏟아지고 있다.
지난달 웹 예능을 론칭하고, 첫 지상파 예능인 MBC ‘라디오 스타’에 출연하며 예능계에 혜성처럼 등장한 정일영은, 이미 유튜브에서 지난 2년간 ‘코리안 트레버’ ‘파리 민수’ ‘빡친 코알라 재질’ 등 별명으로 잘 알려진 교육자 겸 ‘연반인’(연예인처럼 알려진 일반인)이다.
과장과 허풍도 숨 쉬듯이 섞는 거침없는 입담으로 독보적인 캐릭터를 지닌 정일영은 지난 2024년 침착맨 채널에 ‘프랑스에서 살아남기 특강’ 콘텐츠로 출연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그는 자신의 10년간 유학 경험을 들어, 현지에서 막힐 땐 “빠뜨롱 나와”(너희 사장 나와)라고 지르란 파격 꿀팁 등 빨려드는 썰 풀이로 침착맨 채널 출연 회차 합산 1300만 조회수를 터뜨렸다.
이를 계기로 정일영은 ‘거제 야호’ 밈으로 유명해진 그룹 리센느 원이의 개인 채널 등 예능과 교양을 불문하고 다양한 웹 콘텐츠에서 러브콜을 받았다. ‘극내성인’이란 주장과 달리 화끈한 애티튜드가 그의 첫인상이지만, 그의 진짜 무기는 몸으로 부딪쳐 온 내공에 있다.
사실 정일영은 명문으로 평가받는 파리 제8대학교에서 언어학 석박사까지 딴 엘리트지만, 대학 정교수가 아닌 시간강사와 사교육계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집안의 지원을 받았던 유복한 환경임을 인정하는 동시에, 어처구니없게도 임용 타이밍을 놓쳐 첫 단추가 꼬이면서 ‘루저’로 살게 됐다는 솔직한 고백으로 대중과 거리감을 확 좁혔다.
그런 인생이 묻은 어록 퍼레이드는 인생에 있어 여러 중요한 첫 선택의 기로에 놓인 MZ세대에게 사랑받고 있다. “과거를 왜 봐. 앞으로 어떻게 살기도 막막한데”부터 “최선을 다해 노력한 뒤 안되면 남 탓을 하라”라는 삐딱하면서 단순한 진리를 담은 그의 말이 팍팍한 현실에 위로가 된다는 반응이다.
꼰대처럼 여겨지지 않는 데는 나이 지긋하지만 우즈의 ‘드라우닝’을 열창하고, 유행하는 챌린지도 섭렵하는 그의 젊은 영혼도 유효하다. 그렇기에 최근 정일영의 65번째 생일과 맞물려 전해진 30년 만 초빙교수 임용 소식에 누리꾼들은 “제게 꿈을 보여주셨다” “삶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표본” “오래오래 등불이 되어주세요” 등 응원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MBC가 뉴미디어 스타로 선점해 정일영의 채널 몸집을 키워가고 있는 만큼, 지상파로 방송 활동 영역을 넓히게 될지 주목되는 시점이다.
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정일영은 탈권위적이며 트렌디한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자신의 소통 도구로 삼고 있기에 유튜브를 비롯한 대안 미디어 환경에서 빠르게 반응이 나타난 것”이라며 “스스로를 ‘루저’라고 칭하거나, 우스꽝스럽게 과장된 표현을 취하더라도 자격지심 같은 부정적인 자의식이 느껴지지 않는 점이 요즘 2030 세대의 호감을 사고 있다”고 짚었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