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씨네] 156분 '호프', 60분 만에 매료...100년 韓영화 한 페이지 장식할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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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씨네] 156분 '호프', 60분 만에 매료...100년 韓영화 한 페이지 장식할 '걸작'

뉴스컬처 2026-07-08 11:11: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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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호프'.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영화 '호프'(HOPE) 리뷰: 이 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100년이 넘는 한국영화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할 '걸작'이 탄생했다. 156분 동안 극장에서 '신세계'가 펼쳐지는 가운데, 경주마처럼 질주하는 처음 60분은 '압권'이다. 단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나홍진 감독이 '곡성' 이후 10년 만에 내놓은 '종합선물세트', 영화 '호프'다.

비무장지대에 자리한 호포항. 출장소장 '범석'(황정민)은 '성기'(조인성) 등 동네 청년들로부터 호랑이가 출현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길 한복판에 갈기갈기 찢긴 채 널브러져 있는 누렁이의 모습이 참혹하다. 불길한 기운이 감돈다.

영화 '호프' 스틸.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스틸.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이내 호포항 주변은 아수라장이 된다. 무언가가 휩쓸고 지나간 곳은 처참함 그 자체다.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 '범석'은 필사적으로 알 수 없는 존재를 쫓는다. 지원 인력은 없다. 공무원들은 모두 산불을 끄러 갔고, 동네 어르신들이 직접 총을 들고 나섰다. 뒤늦게 합류한 '성애'(정호연)와 '범석'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동안, 산으로 향했던 '성기'와 청년들은 졸지에 '사냥감'이 되고 만다. 그렇게 불행의 씨앗은 순식간에 우주의 '비극'으로 피어난다.

'호프'는 첫 시퀀스부터 거침없이 질주한다. 영화에서 초반 10분이 성패를 좌우한다고 하는데, 이 영화는 60분 동안 내달리며 관객을 매료시킨다. 단 1시간 만에 작품에 마음을 빼앗긴다.

한국영화 역사에 남을 액션 신이 펼쳐진 이후에는 나 감독 특유의 쫄깃한 스릴러가 이어진다. 이와 함께 '칸 영화제' 이후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외계 생명체가 본격적으로 등장하면서 SF를 넘나든다. 여기에 예상치 못한 구간에서 코미디도 튀어나온다. 엄청난 비극 속에서 관객의 실소가 터지는 아이러니가 이 작품이 가진 또 하나의 매력이다.

영화 '호프' 정호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정호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조인성.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조인성. 사진=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그런데도 영화는 억지스럽지 않다.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와 나 감독의 과감하면서도 세밀한 연출이 맞물리면서 그저 '적절하다'고 여겨진다. 장르의 경계를 절묘한 타이밍에 넘나드는 나 감독의 연출력에 감탄사가 절로 터진다.

취향과 생각이 제각각인 관객의 눈에 중반부를 넘어서 등장하는 외계인의 비주얼과 모션 등에 대해서는 반응이 엇갈릴 것이다. 3D 크리처를 환한 대낮에 등장시키는 도전을 감행했음에도 관객의 평가는 냉정할 수밖에 없다. 또 일부 관객은 영화가 끝나기 10분 전부터 벌어지는 상황에 고개를 갸우뚱거릴지도 모른다.

영화 '호프'.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영화 '호프'.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감독의 방식이다. 나 감독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직접 목격하거나 매체 등을 통해 접한 문제적 상황을 '외계인'과의 사투로 응용해 작품에 담았다. 그 안에서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들을 했다. '외계인'과 관련해서는 생각하는 비주얼이 아닐 수는 있으나, 이를 가지고 영화의 좋고 나쁨을 평가하기엔 전체적인 미장센이 너무나 훌륭하다.

나 감독은 대문을 활짝 열어놨다. 시나리오 안에서의 모든 이야기는 끝났지만, 뒷이야기를 얼마든지 상상해 보라는 것이다. 의아하고, 궁금하고, 할 이야기가 많아진다는 것이 이 작품의 묘미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g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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