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 소장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 확대와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현상에 대해 "국민들의 노후를 사실상 HBM(고대역폭 메모리)에 몰아넣은 것과 다름없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7일 한화 금융 공동 브랜드이자 경제 유튜브 채널 'PLUS TV(플러스TV)'에는 '"삼전닉스 없으면 마이너스?" 국장 빈곤의 악순환을 깨부술 하반기 전망'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이날 영상에는 경제 유튜버 슈카를 비롯해 이선엽 AFW파트너스 대표와 박종훈 지식경제연구소 소장이 출연해 국내 증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박 소장은 먼저 국민연금의 본래 역할부터 짚었다.
그는 "국민연금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돈을 많이 벌어 수익률을 높이는 것"이라며 "환율이나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1차 목표가 아니다. 시장을 안정시키라는 것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린 것에 대해서는 기존 투자 원칙을 흔든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원래 과학적인 검증과 원칙을 기반으로 운용해 왔는데 이번에는 그 준칙을 깨버렸다"며 "국내 주식 비중이 30%에 육박한 상태에서 코스피 8000 시대를 맞은 것은 단단한 기반 위가 아니라 모래성 위에 올라선 것 같은 불안감이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올해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을 우려한 그는 "코스피가 8% 이상 급락해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사례가 지금까지 11번인데, 그중 2026년에만 벌써 5번 발생했다"며 "정작 특별한 경제 위기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런 일이 반복되면 해외 투자자들은 코스피를 안정적인 시장이 아니라 급등과 급락을 반복하는 시장으로 인식하게 되고 장기적으로 한국 증시의 신뢰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증시의 가장 큰 문제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집중된 '쏠림 현상'을 꼽았다.
박 소장은 "모든 종목이 함께 오르는 장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지금은 오히려 상당수 종목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과거 핀란드의 노키아 사례를 언급했다.
그는 "당시 노키아는 헬싱키 증시 시가총액의 약 60%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인 비중을 가졌고, 핀란드 경제도 노키아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며 "노키아가 무너지자 핀란드는 수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겪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 우리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지나치게 커지고 있다"며 "HBM 산업이 잘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금리와 환율 등 거시경제 여건은 여전히 좋지 않은 만큼 시장 전체로 성장 동력이 고르게 확산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기업 경쟁력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박 소장은 "개인적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내년, 내후년에도 뛰어난 실적을 낼 것으로 본다"면서도 "실적이 계속 좋아진다고 반드시 주가가 계속 오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사례로 미국의 네트워크 장비 기업 시스코 시스템즈를 언급한 그는 "시스코는 2000년 당시 엔비디아에 비견될 정도의 대표 성장주였지만 닷컴버블 붕괴 이후 주가는 폭락했다"며 "그러나 회사는 이후에도 매출이 거의 매년 증가했고, 주가는 약 26년 만에야 당시 고점을 다시 회복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 운용 방향에 대해서도 해외 사례를 제시했다.
박 소장은 "국가 경제와 국민의 노후가 같은 곳에 묶여 있으면 위험하다"며 노르웨이 국부펀드를 예로 들었다.
그는 "노르웨이는 석유 산업 의존도가 높지만 국민 노후자금인 석유펀드는 원칙적으로 자국에 투자하지 않는다"며 "석유 산업이 흔들릴 경우 국가 경제와 국민 노후가 동시에 무너지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기존 14.4% 수준에서 30% 가까이 늘렸고, 그 안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며 "결국 국민들의 노후자금을 현재 HBM 산업에 함께 투자한 셈"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세계 선진국들은 국가 경제와 국민 노후를 분리하는 방향으로 가는데 우리는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며 "기업들에게 환전을 요청하는 방식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우리가 어떤 경제 구조를 만들 것인지에 대한 장기적인 원칙부터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국민연금이 많은 경제학자들과 같이 연구하여 보유율을 정해놓고서 너무나도 쉽게 그 원칙을 깨트리니.. 엉터리 정치가들이 관여하면 이 나라는 너무 쉽게 망가지네요", "주식판이 이꼬라지인거는 정부 정책 책임이 크다", "지방선거 때문에 리벨런싱 안하고 오히려 비중을 늘린 거라 생각함", "포모에 미쳐 있던 사람들에게 독약이 든 성배처럼 레버리지를 풀었다는 건 코스피를 정말 도박판으로 만든 거 밖에 없다. 정말 개선이 안되면 외국인은 계속 팔 것이고 도박에 눈 먼 사람들은 바카라하듯이 레버리지만 할 것이다" 등의 댓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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