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투데이=장효남 기자] 농업 현장의 고질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로 농민들을 범법자로 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 가운데, 이를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농번기철 인접 농가 간의 일시적인 ‘인력 품앗이’를 허용해 농촌의 숨통을 틔우겠다는 취지다.
국민의힘 임이자 국회의원(경북 상주·문경)은 농촌의 만성적인 인력난을 해소하고 현장 실정에 맞는 유연한 인력 운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접 농가 간 외국인 계절근로자의 일시 근무를 허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출입국관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8일 밝혔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에 따르면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근무처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근무지를 추가하고자 할 때는 사전에 법무부 장관의 허가를 전적으로 받도록 명시되어 있다. 이에 따라 외국인 계절근로자 역시 고용 계약을 체결한 최초의 지정 농가 내에서만 전적으로 근로를 제공해야 하는 제약에 묶여 있었다.
문제는 기후와 작물의 생육 상태에 따라 단기간에 집중적인 노동력이 요구되는 농업의 특수성이 법안에 전혀 반영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인근 농가에 갑작스러운 일손이 필요해 일시적으로 인력을 조달하거나 서로 도우려 해도, 매번 복잡한 사후·사전 근무처 변경허가 절차를 거쳐야만 해 현장의 기민한 대응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특히 인력난이 극에 달하는 본격적인 농번기에는 이웃 농가의 급한 일을 돕기 위해 계절근로자를 일시적으로 투입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그러나 사법당국은 현행법령에 따라 이를 엄연한 위법 행위로 판단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적발된 고용 농가들은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에 이르는 막대한 범칙금 처벌을 감내해야 하는 악순환이 잇따랐다. 농촌을 살리기 위한 제도가 도리어 농민에게 경제적 타격을 주는 모순이 발생한 것이다.
임이자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이러한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해 규제의 족쇄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새로운 근무처가 기존 계약 근무지와 동일한 읍·면·동에 소재하거나 행정구역상 인접한 지역에 위치하는 등 일정한 현실적 요건을 충족할 경우, 별도의 사전 근무처 변경허가 과정 없이도 인근 농가에서 일시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예외 조항을 신설했다.
이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농촌 현장의 고질적인 계절적 인력 수요 불균형에 보다 유연하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또한 그간 농가에 가중되었던 불필요한 행정적 절차와 소모전을 대폭 줄이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무엇보다 일손 부족을 가로막던 과도한 규제가 해소됨으로써 농가의 실질적인 인력 운용 부담과 부당한 범칙금 리스크도 크게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임이자 의원은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신음하는 농촌의 구조적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도입된 고육지책이지만, 정작 현행법은 농업 현장의 특수성과 농촌의 현실을 세밀하게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임 의원은 "이번 개정안을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와 농가 모두가 제도적 틀 안에서 보다 합리적이고 유연하게 인력을 운영할 수 있는 상생의 기반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일방적인 규제 중심의 행정에서 벗어나 농업인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을 세심하게 살피고, 민생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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