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윤기 사건에 대한 경찰의 증거인멸 의혹 등에 대한 강제 수사에 착수한 7일 검찰 수사관들이 광주 광산경찰서 형사과에 들어가고 있다. / 뉴스1
광주 여고생 살인범 장윤기 사건의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지난 6일 긴급 체포된 광주 광산경찰서 강력팀장이 직위 해제됐다.
7일 경찰청은 언론 공지를 통해 "광주 여고생 살인사건 관련 경찰수사 과정에 제기된 각종 의혹을 명확하게 밝히기 위해 강력팀장을 직위해제했다"며 "기타 사건 수사 관계자와 경찰서 지휘관을 직무에서 배제하는 인사 조치를 단행했다"고 밝혔다.
또한 "사건 수사 당시 광산경찰서장, 형사과장과 긴급 체포된 강력팀장 소속 팀원 4명 등 총 6명에 대해서는 즉시 대기발령 조치도 했다"고 덧붙였다.
해당 강력팀장은 현직 경찰관인 장윤기 부친에게 장윤기 사건의 수사 정보를 전달했고, 장윤기가 범행에 사용했던 차량 내부에서 일부 증거물을 인멸한 혐의 등을 받는다.
현직 경찰인 부친이 직접 장윤기 주거지에 들어가 리얼돌과 휴대전화 등을 임의로 폐기하고 수사팀과 10여 차례 통화한 점, 당시 수사팀이 피해자의 혈흔이 남아 있는 장윤기의 자동차를 압수하지 않고 부친에게 돌려준 점이 확인됐다.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10대 여고생을 살해한 장윤기 씨가 14일 오전 광주 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 뉴스1
아울러 해당 차량 내부에서 발견된 케이블타이를 압수하지 않고 동료 경찰이 채증한 차량 내부 영상을 지우도록 지시한 점 등 여러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특히 장윤기의 차량을 검찰이 압수하기 전까지 약 보름 동안 장윤기 아버지가 계속 운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초동수사의 적절성을 둘러싼 비판이 이어져 왔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해 차량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추가 혈흔과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란이 이어지자 경찰청은 지난 6일 광주청 지휘라인을 배제한 광주광산서 살인사건 관련 진상규명 특별수사팀을 확대 및 편성하고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본격 수사에 나섰다.
장윤기는 지난 5월 5일 광주 광산구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고생 이채원 양을 살해하고 이를 말리던 또 다른 고등학생을 살해하려 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첫 재판에서 성범죄 목적 범의를 제외한 대부분의 공소사실을 인정했다.
경찰청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제출한 경찰공무원 징계 현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최근 수년간 직무태만, 규율위반, 공무상 비밀누설 등으로 징계 처분을 받은 경찰공무원의 수는 매년 수백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한민국 형법 제127조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자가 법령에 의한 직무상 비밀을 누설한 때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 제155조 제1항에 따르면 타인의 형사사건 또는 징계사건에 관한 증거를 인멸, 은닉, 위조 또는 변조하거나 위조 또는 변조한 증거를 사용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친족간의 특례 조항을 규정한 형법 제155조 제4항에 의하면 친족 또는 동거의 가족이 본인을 위해 증거인멸 등의 죄를 범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최근 현직 경찰인 장윤기 아버지가 범행을 입증할 핵심 증거를 조직적으로 폐기했음에도 현행법상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 알려지자 법조계를 중심으로 제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분출하고 있다.
Copyright ⓒ 위키트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