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40시간 푹 빠졌다”… 챗GPT 누르고 네이버웹툰 턱밑까지 온 ‘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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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40시간 푹 빠졌다”… 챗GPT 누르고 네이버웹툰 턱밑까지 온 ‘제타’

이데일리 2026-07-07 18:07:2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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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윤정훈 기자] AI 캐릭터 스토리챗 플랫폼 ‘제타(zeta)’가 Z세대의 시간과 지갑을 동시에 사로잡으며, 생성형 AI 시장의 대표적인 흑자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단순한 AI 챗봇의 인기를 넘어 ‘대화형 엔터테인먼트’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제타는 이제 웹툰 시장까지 정조준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제타 인기 스토리 작품(사진=제타)
제타 인기 스토리 작품(사진=제타)


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캐터랩이 운영하는 제타의 6월 월간활성이용자(MAU)는 142만1995명으로 집계됐다. 앤스로픽의 ‘클로드’(약 141만명), SK텔레콤 ‘에이닷’(약 121만명)을 웃도는 수치로, AI 앱 기준으로 보면 챗GPT(1664만명) 다음이다.

더 놀라운 점은 방문객 수가 아니라 서비스 몰입 정도를 보여주는 ‘총사용시간’ 추이다. 제타의 6월 총사용시간은 약 5716만 시간으로 전년 동월 대비 161% 증가했다. 챗GPT(3485만 시간)를 1.6배 이상 앞선다. 이용자는 챗GPT의 12분의 1인데 머무는 시간은 더 많다는 뜻으로, 1인당 월 사용시간으로 환산하면 제타는 약 40시간, 챗GPT는 약 2시간이다.

같은 기간 국내 콘텐츠 생태계의 대표 주자인 네이버웹툰의 총사용시간이 7067만 시간에서 9388만 시간으로 33% 늘어나는 동안, 제타는 그 격차를 크게 좁혔다. 지난해 1월 네이버웹툰의 29%에 불과했던 제타의 사용시간은 지난달 61%까지 올라왔다. 리디(1222만 시간), 카카오웹툰(294만 시간)은 이미 추월했고, 뤼튼의 스토리챗 ‘크랙’(1370만 시간)까지 합치면 스토리챗 양강의 사용시간은 네이버웹툰의 75% 수준이다.

◇‘보는 재미’에서 ‘내가 만드는 재미’로…Z세대가 빠져드는 4가지 이유

①내가 주인공이 되는 서사

웹툰·드라마가 작가가 완성한 이야기를 일방향으로 전달한다면, 스토리챗은 이용자의 대사와 선택에 따라 이야기가 실시간으로 갈라진다. 이용자는 관객이 아니라 주인공이자 작가다. 최근 제타를 이용해 본 20대 직장인 A씨는 “웹툰은 다음 화를 기다려야 하지만 제타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지금 당장 이야기를 굴릴 수 있다”며 “한번 시작하면 두세 시간이 훌쩍 간다”고 말했다.

②‘내 취향 저격’ 콘텐츠의 무한 공급

제타에는 이용자들이 직접 만든 캐릭터가 수백만개 쌓여 있다. 로맨스판타지, 학원물, 무협 같은 주류 장르는 물론 집착·피폐물, 혐관(혐오 관계) 등 상업 콘텐츠가 다루기 어려운 니치 취향까지 촘촘히 채워져 있다. 이는 아무리 다작하는 작가도 따라갈 수 없는 콘텐츠 생산 속도다.

③덕질과 창작이 맞물린 커뮤니티

제타는 채팅 앱이라기보다 팬픽 커뮤니티에 가깝게 진화하고 있다. 인기 캐릭터 크리에이터를 팔로우하고, 이달부터는 작품에 댓글을 다는 기능도 생겼다. 잘 만든 캐릭터가 수십만 회 대화를 기록하며 크리에이터가 팬덤을 갖는 구조로, 경쟁 서비스인 뤼튼 크랙은 인기 크리에이터에게 결제액 일부를 정산해주는 보상 체계까지 도입했다.

④채팅에서 멀티미디어로 진화

서비스 자체도 텍스트 채팅에 머물지 않는다. 대화 장면을 이미지로 만들어주는 ‘스냅샷’, 캐릭터 대사를 음성으로 들려주는 ‘보이스’에 이어, 세계관 설정을 키워드로 관리하는 ‘로어북’, 서술 시점과 전개 속도까지 조정하는 ‘스타일’ 기능이 올해 잇달아 추가됐다. 채팅에서 출발한 서비스가 웹소설과 게임의 경계까지 확장되는 모양새다.

◇자체 SLM으로 수익화 성공...부분 유료화로 진입장벽 낮춰

스토리챗의 인기 비결은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를 의식하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나만의 비밀 덕질 공간’이라는 점이다. 취향을 드러내는 데 부담을 느끼는 Z세대의 소비 심리와 맞물리면서 이용자가 빠르게 늘었다는 분석이다.

제타가 흑자를 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자체 개발한 소형언어모델(SLM)이 있다. 범용 AI처럼 높은 정확성을 추구하기보다 ‘재미’와 대화 몰입감에 최적화한 경량 모델을 적용해 서버 비용을 크게 낮췄다. 이용자들이 매달 수천만 시간의 대화를 나누는 상황에서도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었던 이유다. 그 결과 스캐터랩은 B2C 생성형 AI 기업으로는 드물게 지난해 매출 약 260억원, 영업이익 약 30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를 냈다.

과금 전략도 성장에 힘을 보탰다. 제타는 기본 채팅을 광고 기반으로 전면 무료화해 구매력이 낮은 10·20대 이용자도 부담 없이 유입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이용자가 캐릭터와의 서사에 깊이 몰입하는 시점부터 부가 기능에 비용을 받는다. 광고를 제거하고 비공개 캐릭터를 무제한 생성할 수 있는 월정액 상품 ‘제타패스’(웹 결제 기준 월 1만900원)가 대표적이다.

다만 빠른 성장과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리스크는 저작권 문제다. 이용자들이 인기 웹툰·웹소설 IP를 무단 활용해 캐릭터를 만드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지난 5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리디, 레진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웹툰 플랫폼 6곳은 스캐터랩을 저작권법 위반 방조 혐의로 고소했다.

미성년자 보호도 숙제로 꼽힌다. 무료 서비스 특성상 10대 이용자 비중이 높아 긴 체류 시간이 과몰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제타가 지난해 성인 인증 기반의 ‘언리밋 모드’를 도입해 연령별 콘텐츠 수위를 구분한 것도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한 조치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제타의 성공은 Z세대 콘텐츠 소비가 ‘보는 웹툰’에서 AI와 함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스토리챗’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다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저작권 리스크를 해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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