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제일고(광주일고)가 배재고의 사과를 받은 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배재고 학생들에 대한 선처를 호소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배재고 야구부의 6개월 출전정지 징계에 대한 재심 신청을 논의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지난 6일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광주일고·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참배하고 있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은 최근 고교야구선수권대회에서 "스타벅스 가야지"라는 5·18 조롱 응원 구호로 공분을 샀다. 연합뉴스
지난달 29일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은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81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광주일고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들을 향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 데이"라는 구호를 외쳐 파문을 일으켰다. 이는 5·18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구호였다.
KBSA 스포츠공정위원회는 지난 1일 배재고에 6개월 출전 정지와 함께 청룡기 대회 남은 경기 몰수패를 의결했다. 이에 따라 배재고는 다음 달 개최되는 제54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도 참가할 수 없게 됐다. 봉황대기는 지역 예선이 없는 전국 대회인 만큼 프로야구 드래프트 참가 또는 대학 진학을 희망하는 3학년 선수들은 진로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기자회견 하는 광주일고. 연합뉴스
지난 6일 배재고 학생 선수들을 만나 사과를 받은 광주일고 측은 징계를 재고해 달라고 KBSA에 공개 요청했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7일 기자회견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야구 관계자분들께 부탁드린다.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 내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행정적인 역량과 지혜를 모아 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교장은 또 "어제 광주제일고를 직접 찾아와 사과의 마음을 전달하고, 앞으로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배재고 학생, 교직원, 학부모, 총동창회 분들께서는 이제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으시고, 일상에 빠르게 복귀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광주일고 총동창회도 성명서를 통해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 학생들의 가슴에 주홍 글씨를 새기는 일은 우리가 바라는 길이 결코 아니다"라며 "우리는 이번의 뼈아픈 실수가 배재고 학생들에게 훌륭한 인생의 나침반으로 승화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다만 총동창회는 이번 사태를 방조하고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배재고와 야구부 지도자, 서울시교육청은 막중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