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졌지만 잘 싸웠다”…캐나다 잠수함이 한화오션에 남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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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졌지만 잘 싸웠다”…캐나다 잠수함이 한화오션에 남긴 것

투데이신문 2026-07-07 17:07:3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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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도산안창호함이 6월 3일(한국시간) 한국-캐나다 연합협력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에 위치한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도산한창호함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선행 모델이다. [사진=뉴시스]
해군 도산안창호함이 6월 3일(한국시간) 한국-캐나다 연합협력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캐나다 서부 빅토리아에 위치한 에스퀴몰트 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도산한창호함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한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의 선행 모델이다. [사진=뉴시스]

【투데이신문 전효재 기자】 한화오션이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셨다. 이번 수주전을 위해 민·관·군 합동 총력전까지 벌였으나 ‘나토(NATO) 동맹’의 굳건한 벽을 넘어서지 못한 모습이다. 

하지만 기술 선도국인 독일과 마지막까지 접전을 벌였다는 점에서 제3국으로의 해양방산 수출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평가다. 아쉽게 수주는 내줬지만 우리 잠수함의 경쟁력을 국제적으로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고, 이를 ‘패배’가 아니라 전략적 학습 자산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적 시각이다. 

7일 한화오션은 CPSP 수주전에 대해 “최선을 다했으나 기대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며 “정부의 전폭적 지원과 우리 잠수함의 뛰어난 성능, 해군의 성공적인 잠수함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수주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NATO의 벽을 넘어서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수주전에서 한화오션은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즈(TKMS)와 접전을 벌였다.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했던 3600t급 ‘장보고-Ⅲ 배치-Ⅱ’ 잠수함은 선행 모델인 도산안창호함이 이미 운용 중이다. 도산안창호함은 지난 3월 경상남도 진해에서 출발해 캐나다 서부 해군기지에 5월 도착하며 1만4000km에 달하는 장거리 항해를 무결점으로 완주했다. 이를 통해 장거리 작전·잠항 성능은 물론 나토 기반 통신망을 갖춘 캐나다 해군과의 상호 운용성을 입증했다. 

하지만 계약은 독일 TKMS에 돌아갔다. 기술력과 납기 경쟁력 등 한국 잠수함이 우세한 부분이 많았지만 지정학적·정치적 판단이 개입되면서 평가가 갈렸다. 캐나다 마크 카니 총리는 “한화와 TKMS 모두 캐나다 해군의 높은 요구사항을 충족했으며, 캐나다 근로자와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제안서를 제출했다”며 “TKMS의 잠수함이 북극권 해역에 최적화돼 있고, 나토와 완전한 상호운용이 가능해 원활히 합동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검증된 성능보다 나토 시스템을 따르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무기의 성능과 빠른 납기, 가성비를 앞세운 지금까지의 전략으로는 나토 동맹의 장벽을 넘어설 수 없다고 지적한다. K-9 자주포와 K-2 흑표 등 육상 무기는 빠른 납기와 가성비를 앞세울 수 있지만, 전략 자산이자 상호 운용성이 핵심인 해상무기는 정교한 전략을 짜고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방위산업진흥회 양찬 책임연구원은 “캐나다는 나토와 상호 운용성을 챙겨야 하고, 유럽은 잠수함 전력을 상시 북극권에 배치해 두는 작전 개념이 있다”며 “독일은 이러한 역학관계를 잘 이해하고 있지만, 한국은 전략이 부재했다”고 진단했다. 한국방위산업학회 채우석 이사장도 “대형 방산 수출은 정책·정치·지정학적 특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을 교훈으로 알게 됐다”고 짚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접근 방식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국가 차원에서는 수출 상대국의 지정학적 특성과 정치적 역학관계를 면밀히 들여다봐야 하고, 방산 기업은 상대국의 작전 환경과 개념을 면밀히 분석하는 한편 현지 방산 생태계와의 융합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양 책임연구원은 “캐나다가 독일과의 계약 조건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한국 기업을 경쟁상대로 이용한 측면도 있다”며 “거대한 수주 금액에 매몰되기보다 유럽 내부의 정치·안보적 역학관계를 파악해야 한다”고 짚었다. 이어 “이번 수주전에서 얻은 교훈은 방위산업을 국가 관계 차원에서 봐야 한다는 점”이라며 “나토 장벽이 얼마나 견고한지 알게 됐고, 전략을 수정할 좋은 시행착오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국방기술학회 유형곤 센터장은 “앞으로는 제품의 경쟁력이나 납기·가성비는 ‘기본’이고, 수출하려는 대상 국가에 어떤 가치를 전달할 수 있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라며 “상대 국가의 필요를 정확히 파악하고 협력 관계를 다질 방산 수출 콘트롤타워를 설립하는 등 의미 있는 솔루션을 제시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수주전의 결과는 아쉽지만 한화오션의 해양방산 수출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고 진단한다. 독일과 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우리 잠수함의 우수성이 자연스럽게 홍보됐고, 이번 결정이 독일의 우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전략만 가다듬는다면 제3국 해양방산 수출에 청신호가 켜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화오션은 지난해 컨퍼런스콜에서 ‘필리핀·콜롬비아·칠레·그리스 잠수함 사업에 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중동에서도 군함에 대한 니즈가 있어 논의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채 이사장은 “결과 자체는 아쉽지만 내용 면에서는 우리 잠수함의 우수성이 자연스럽게 알려진 효과가 있다”며 “제3국에 진출할 때는 유리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센터장도 “우리 잠수함의 경쟁력이나 무기 체계 성능이 독일에 비해 떨어진 것은 아니었고, 캐나다가 나토라는 뒷배가 필요해 어쩔 수 없이 독일을 택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며 “다른 국가의 잠수함·조선 사업 진출에서 데미지를 받을 요소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이번 수주 경쟁을 통해 확인된 과제들을 면밀히 분석해 확실한 대안을 강구하고, ‘K-해양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도약할 수 있는 길을 반드시 찾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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