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단이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헌화 참배하고 있다. / 뉴스1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국립 5·18 민주묘지 참배에 동행한 배재고 총동창회장인 배우 임호가 "혈기 왕성한 평소 모습과 달리 정말 조심스럽고 엄숙하게 참배하는 모습을 봤다"며 "학생들이 5·18 민주화운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고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겨레가 7일 인터넷판으로 보도했다.
임 회장은 이날 한겨레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사춘기고, 운동부 친구들이라 혈기 왕성한 느낌이 있는데 어제의 모습은 달랐다"며 "민주묘지 앞에 서는 순간부터 굉장히 조심스럽고 엄숙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배우 임호 / 임호 인스타그램
이어 "배재고 학생들이 굉장히 다소곳하고 단정한 모습을 보고, 직접 와서 눈으로 보고 느끼는 공부가 훨씬 더 의미가 있고 실제로 많은 공부가 됐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에 있어 중요하고 아픔이 있는 5·18 민주화운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참배하는 과정에서 많이 느꼈을 것 같다"고도 했다.
배재고등학교 야구부 선수단이 6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을 방문해 헌화 참배하고 있다. / 뉴스1
배재고 야구부 선수들과 교직원, 학부모 등 80여명은 전날 광주제일고(광주일고)를 찾아 사죄하고 용서를 구했다. 지난달 29일 광주일고와의 경기 도중 "탱크 데이"라고 외쳐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했다는 비판을 받은 지 일주일째 되는 날이었다. 광주일고 쪽은 사과를 받아들였고, 이후 배재고 학생들은 광주일고 교정에 있는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탑에 참배한 뒤 광주일고 학생들과 함께 국립 5·18 민주묘지에도 참배했다. 묘지 참배에는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김대중 전남광주통합특별시교육감, 광주일고 동문, 제40대 배재학당 총동창회장인 임호 회장이 동행했다.
임 회장은 묘지 참배 현장에서 광주일고 총동창회장과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그는 "이런 일 없이 두 학교 학생들이 아름답게 참배하고, 민주항쟁의 역사도 경험했으면 더 좋았을 텐데라는 말을 나눴다"며 "미리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타이르지 못한 어른들 때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임 회장은 "사과를 받아준 광주일고 학생들의 모습이 너무 대견스럽고 고마웠다"며 "화해의 손길을 뻗어주신 광주일고에 정말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과가 일회성이고 '어떤 다른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받지 않도록 총동창회 차원에서 광주일고와의 교류 등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임 회장은 "불미스러운 일로 만나게 됐지만 앞으로는 좋은 의미에서의 교류가 이뤄지면 좋지 않겠느냐는 대화를 광주일고 총동창회 쪽과 나눴다"고 했다.
배재고 학생 선수들의 사과를 받아들인 광주일고는 이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징계 재고를 공개 요청했다. 전날 배재고 학생 선수들과 교직원, 학부모 등이 광주를 찾아 직접 사과하고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는 등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였다는 판단에서다.
이규연 광주일고 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와 야구 관계자분들께 부탁드린다"며 "용서와 화해의 모습을 고려해 배재고 야구부 학생들이 경기장에서 새롭게 출발할 수 있도록 행정적 역량과 지혜를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홍경표 광주일고 총동창회장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혐오 문화를 근절하고 재발 방지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며 "국가기념일을 조롱하거나 폄훼하는 행위에 대한 제도적 보완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홍 회장은 "궁극적인 목적은 학생들에 대한 단죄가 아니라 참교육과 정의의 회복"이라며 "잘못을 깊이 반성한 학생들이 다시 성장할 기회를 얻길 바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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