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목재 가구와 문틀 주변에 흙길처럼 이어진 자국이나 작은 나무 가루가 보이면 흰개미 피해를 의심해야 한다.
기온이 오르는 봄부터 여름까지는 흰개미 활동이 눈에 띄기 쉬운 시기다. 서울시는 올해 4월 한옥의 기둥과 벽체를 갉아먹는 흰개미 피해를 막기 위해 한옥 흰개미 방제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흰개미는 땅속에 서식하다가 봄철 집단 이동을 하며 기둥 틈새 등에서 대량 출몰할 수 있다.
흰개미 피해는 한옥이나 오래된 목조건물에만 생기는 문제로 보기 어렵다. 일반 아파트나 주택에서도 원목 가구, 문틀, 창틀, 마루 가장자리, 붙박이장 하부처럼 목재가 쓰인 공간은 살펴야 한다. 특히 장마철을 지나며 습기가 오래 남은 집에서는 가구 뒤쪽과 바닥 모서리에 흔적이 남기 쉽다.
서울시 한옥 흰개미 방제
서울시는 한옥 흰개미 방제사업을 통해 집단 출몰 가옥과 초기 가해 흔적이 있는 가옥을 나눠 지원하기로 했다. 흰개미가 집단 출몰한 한옥에는 약제를 목재 내부에 직접 주입하고, 목재 표면과 건물 주변 토양까지 함께 처리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목재에 갉은 흔적만 보이는 초기 가옥에는 예방 약제를 배부하고 사용법과 자가 점검 방법을 안내한다. 방제를 원하는 한옥 거주민은 흰개미 집단 출몰 장면을 촬영한 사진을 갖춰 신청할 수 있다. 약제가 필요한 경우에는 목재 가해 흔적 사진을 준비해 한옥지원센터를 방문하면 된다.
서울시가 한옥 방제에 나선 이유는 흰개미가 목재 구조를 약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목구조 비중이 높은 한옥은 기둥이나 벽체가 손상되면 집 전체의 안전과 연결될 수 있다. 일반 가정에서도 문틀, 마루, 붙박이장처럼 집 구조와 맞닿은 목재에서 흔적이 나오면 가구 하나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내에 서식하는 흰개미가 습기가 없으면 생존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어 물이 닿거나 습기가 차기 쉬운 공간 관리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여름철에는 베란다 문틀, 창틀 아래, 싱크대 하부장, 세탁실과 맞닿은 벽면처럼 물기와 습기가 남기 쉬운 곳을 먼저 살피는 편이 좋다.
가구 밑 흙길 자국과 나무 가루
흰개미는 밝은 곳보다 어둡고 습한 틈을 따라 움직인다. 장롱 밑, 서랍장 뒤, 문틀 하부, 창틀 아래, 베란다 문 주변, 마루 끝부분은 흔적이 먼저 보일 수 있는 자리다. 이곳은 평소 청소할 때도 놓치기 쉽고, 벽과 바닥이 만나는 틈에 습기가 남기 쉽다.
가장 눈에 띄는 모양은 흙을 바른 듯한 가는 선이다. 흰개미는 건조한 공기와 빛을 피하려고 흙이나 배설물로 좁은 이동 통로를 만들 수 있다. 이 자국이 벽과 가구 사이, 문틀 아래, 마루 모서리에 붙어 있다면 단순 먼지로 넘기기 어렵다.
목재 주변에 작은 알갱이 가루가 반복해서 떨어지는 경우도 살펴야 한다. 톱밥처럼 보이는 가루나 흙먼지처럼 보이는 흔적이 같은 자리에서 계속 생기면 목재 내부가 갉혔을 가능성이 있다. 가루를 닦아도 며칠 뒤 같은 위치에 다시 쌓인다면 사진을 남기고 주변 목재 상태를 함께 봐야 한다.
문틀이나 가구 다리를 두드렸을 때 속이 빈 듯한 소리가 나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흰개미는 목재의 겉면보다 내부를 먼저 갉아먹기 때문에 겉으로는 멀쩡해 보여도 안쪽이 비어 있을 수 있다. 손으로 눌렀을 때 목재가 약하게 들어가거나 마루 일부가 푹신하게 꺼지는 느낌이 나면 손상 가능성이 커진다.
창틀 주변, 조명 아래, 베란다 문 앞에 작은 날개가 여러 장 떨어져 있는지도 봐야 한다. 날개 달린 개체가 실내에서 보였다면 가까운 목재 틈이나 문틀 안쪽에 서식 공간이 있을 수 있다. 날벌레 한두 마리로 보이더라도 같은 장소에서 반복되면 확인이 필요하다.
사진으로 남겨야 할 흰개미 흔적
흰개미로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했을 때는 먼저 사진을 찍어야 한다. 흙길 자국, 떨어진 날개, 나무 가루, 벌레가 나온 자리를 그대로 남겨야 나중에 목재 상태를 확인할 때 도움이 된다. 물걸레로 먼저 닦거나 살충제를 뿌리면 이동 흔적이 사라져 어느 틈에서 나왔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움직이는 벌레가 보인다면 투명한 용기나 봉투에 일부를 보관하고 사진도 함께 찍어 두는 편이 좋다. 일반 개미와 흰개미는 모양이 다르지만, 집 안에서 눈으로만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잘못 판단하면 방제 시기를 놓칠 수 있다.
특히 붙박이장, 문틀, 마루, 천장 몰딩처럼 집 구조와 연결된 목재에서 흔적이 나오면 주변까지 함께 봐야 한다. 흰개미가 벽 안쪽이나 바닥 틈을 따라 이동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눈앞에 보이는 벌레만 없애기보다 습기 원인과 목재 손상 범위를 같이 확인해야 한다.
원목 가구 다리 주변에 흙길 자국이 있고, 같은 자리에서 나무 가루가 계속 떨어지며, 가구를 두드렸을 때 속 빈 소리가 난다면 사용을 멈추는 편이 안전하다. 특히 아이 방 가구나 침실 수납장처럼 사람이 자주 닿는 가구는 흔들림이나 부서짐이 없는지도 확인해야 한다.
가구 다리가 약해져 흔들리거나 서랍 내부 목재가 쉽게 부서진다면 단순 오염으로 보기 어렵다. 내부 손상이 심한 가구는 실내 다른 가구와 떨어뜨려 두고 폐기나 방제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다만 모든 목재 가루가 흰개미 피해를 뜻하는 것은 아니므로 흙길 자국, 작은 날개, 반복되는 가루, 속 빈 소리, 문틀 뒤틀림이 함께 나타나는지 살펴야 한다.
여름철에는 실내 습기가 오래 남으면서 목재 손상이 더 쉽게 드러날 수 있다. 장롱을 벽에 바짝 붙여 두면 뒤쪽 공기가 잘 돌지 않고, 베란다나 세탁실 주변 목재는 물기에 자주 노출된다. 가구 밑이나 문틀 아래에 평소 없던 자국이 생겼다면 바로 닦아내기보다 먼저 사진을 남기고 목재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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