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 렌탈' 계약 맺어 채권 담보로 금융사에 141억 가로챈 혐의
검찰, 보완수사로 기소해 여죄 수사 중…"금융서비스 시장 질서 확립 최선"
(창원=연합뉴스) 정종호 기자 = 자금이 필요한 사업자들과 허위 계약을 맺은 뒤 금융회사를 속여 수백억원대 금융사기를 저지른 혐의로 종합물품 대여업체 간부들이 검찰 수사 끝에 재판에 넘겨졌다.
창원지검 형사4부(이재원 부장검사)는 7일 창원지검 소회의실에서 언론브리핑을 열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종합물품 대여업체 대표 A(57)씨와 이사 B(55)씨를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A씨는 경남 창원 소재 종합물품 대여업체를 운영하면서 2021년 10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법인·개인사업자와 가짜 물품 대여 계약을 맺고, 이 과정에서 생긴 대여료 채권 등으로 금융서비스 자금 141억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B씨는 2023년 3월부터 업체 내부 살림을 맡아 A씨와 함께 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과정에서 이들은 허위 계약을 맺은 사업자가 보유하던 물품을 매수한 뒤 그 물품을 다시 사업자들에게 정상적으로 대여하는 것처럼 꾸미는 이른바 '백렌탈' 방식으로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없는 물품을 대여한 것처럼 계약을 맺는 '공렌탈' 방식도 이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전국에 있는 사업자들과 대여 계약을 맺었다고 허위로 꾸민 물품들은 고가 의료기기부터 안마의자, 러닝머신, 침상, 냉장고 등 다양한 종류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확인된 허위 계약 건수만 415건에 달한다.
이들은 자금이 필요한 병원이나 공장, 호텔, 음식점 등 사업자들과 맺은 허위 계약을 기초로 4개 여신전문금융회사 등을 상대로 팩토링·할부·리스 등 금융을 이용하겠다고 신청해 관련 대금을 챙겼다.
팩토링 금융은 금융기관이 기업으로부터 상업어음, 외상 매출증서 등 매출채권을 담보로 자금을 빌려주는 것 등을 의미한다.
A씨 측은 사업자들과 체결한 허위 계약을 기초로 대여료 채권을 금융회사에 양도했고, 금융회사는 채권 양도 대금을 다시 A씨 측에게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A씨 측은 4개 금융회사로부터 양도 대금을 받으면 약 11% 수수료(16억원 상당)를 챙긴 뒤 나머지 대금을 사업자에게 전달하고, 사업자는 매월 대여료 등을 금융회사에 분납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 같은 범행 외에도 A씨가 2021년 7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한 금융회사 직원 C(43)씨에게 현금 합계 1억6천200만원과 고급 승용차 대여 비용 4천300만원을 제공하고, 금융서비스에 대한 심사 편의 등을 받은 사실도 확인해 배임증재 혐의도 적용했다.
C씨는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당초 이 사건은 2024년 A씨 측과 허위 계약을 맺은 사업자에게 3천만원 상당의 사기를 당했다는 금융회사의 고소로 경찰 수사가 시작됐다.
그러다 이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A씨 측과 사업자 간 공모 여부 등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보고, 보완 수사를 요구했으나 경찰 수사단계에서는 범죄 상세 내용을 밝히지 한 채 사건을 재송치했다.
보완 수사 과정에서 경찰은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등 방식의 수사는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중간 수사 결과 사기 피해 금액이 14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했으며 전체 규모는 4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면서 여죄 등을 수사하고 있다.
A씨 측과 관련된 금융회사에서 부실 위험이 발생한 채권은 596건에 달하며 이는 전체 1천94건 가운데 54.5%를 차지한다.
검찰 관계자는 "금융 비리 범죄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고, 선량한 일반 금융서비스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공정한 금융서비스 시장 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jjh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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